본문 바로가기

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우리 곁에 머물렀던 순간 - 떠나가는 시간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한 계절을 보내고 한 계절을 맞는 경계에서 지난 시간들이 아쉽다.

그리고 그리워진다.

떠나가는 시간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누군가는 달아나는 귀퉁이를 잡아 놓았다.

햇살 아래 옹기종기 모인 가을의 흔적들, 다감하다.

 

 

 

 

 

차가운 하늘이 쨍하고 갈라질 듯 푸른데

아직 떠나지 않는 두 점 모과는 서로에게 섬이 되었다.

 

 

 

 

 

어느집 모퉁이에서 저 홍시들은 누군가의 가슴에 따뜻한 노래가 되겠지.

 

 

 

 

 

많은 사랑을 받아 무척이나 행복했다는 인사를 하는 아침,

꽃의 날들은 순간순간 충만했으리라.

 

 

 


 

"나, 여기 있어요." 까만 눈동자를 힘껏 반짝여 보는 작은 열매들,

그 까만색이 의외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 너의 일부.

 "아직 그대 사랑해요."

라고 노래하는 빨간 몸짓이 비장하다.

 

 

 

 

 

쪼아대는 새들의 입을 용케도 피했다.

고요를 들여놓은 이 날들을 만나려 바람 불던 한여름밤의 폭풍도 잘 견디었을 터.

 

 

 

 

 

이 세상에 다녀간 흔적을 남기려 잘 견딘 시련이 아름다운 얼굴로 변주된다.

저 뒤편의 푸른 하늘이 눈부시다.


 

 

 

 

소망을 실어 보는 동그라미,

 

 


 

 

시간은 모습을 바꿔 놓기도 하지만

안으로 성숙해지는 값진 선물을 함께 주기에 위대하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누군가는 노래했다.

매서운 바람을 피해 계단 귀퉁이에 모여 서로를 부둥켜 안은 낙엽들.

찬란했던 시절은 두고 간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말해주는 듯하다.

 

 

 

 

 

갑자기 쳐들어온 추위 때문에 화들짝 놀란 얼굴이 푸르뎅뎅한데

살포시 앉은 흰 눈이 목화솜인 척 능청을 부린다.

 

 

 

 

 

푸르디푸른 잎사귀를 거느리며 담장 위의 주인이었던 때가 있었다.
 곁을 주던 햇살과 그들의 속으로 침범하던 번개와 천둥,

그리고 재잘대던 아이들의 이야기까지 저 쪼그라진 열매 속에 가득할 테다.

 

 

 

 

 

홀로 남은 쭈글쭈글한 열매, 그 속에 어머니의 얼굴이 겹쳐진다.

푸른 잎을, 정성을 사랑을, 자비를 기꺼이 내준 어머니...

쪼그라진 젖가슴을 가진 노구의 어머니가 겹쳐진다.

 

 

 

 

 

우리 곁을 스쳐간 시간의 흔적들...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와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리라.

 

 

 

글·사진|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제리(이현희)

http://blog.naver.com/hyunhi12010

 

 

 

해당게시물의 저작권은 광명시가 아닌 원저작자에게 있으므로 게시물 사용이 불가합니다.

게시물 사용을 원하시는 분은 광명시청 온라인미디어팀 (☏02-2680-2087)으로

연락하여 사전협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