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 소통/광명여행

희귀 나비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관장에게 물어보니...[광명기행 (4)] 멸종 위기 희귀나비가 있는 <나비야놀자 박물관>

 희귀 나비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관장에게 물어보니...

[광명기행 ④] 멸종 위기 희귀나비가 있는 <나비야놀자 박물관>

 

 

 

 

기사 관련 사진
나비야놀자 박물관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지금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어렸을 때는 기역자형 구조로 된 한옥에서 살았다. 화단이 있고, 장독대가 있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집이었다. 화단에서는 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가을까지 이어졌다.

어머니는 채송화, 봉숭아꽃, 맨드라미, 과꽃, 사루비아, 해바라기까지 다양하게 심었다. 여름이면 손톱에 봉숭아꽃물을 들이곤 했다. 봉숭아꽃을 짓찧어 손톱에 올리고 봉숭아 잎으로 꽁꽁 싸매고 잠자리에 들면 자다가 벗겨져 나가곤 했다. 잠을 험하게 잔 탓이었다. 손톱에 든 꽃물은 겨울이 되기 전이면 죄다 사라졌다.

철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는 화단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곤충은 나비였다. 하얀나비, 노랑나비 등등이 날개를 팔랑거리면서 날아다니는 모습은 일상이었다. 그래서 새로울 것도 흥미로울 것도 없었다.

 

 

 

 


기사 관련 사진
나비야놀자 박물관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광명시 노온사동에 있는 <나비야 놀자 박물관>에 전시된 나비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어린 시절에 살던 집이었다. 그 때는 나비가 지천이었는데 지금은 박물관에나 와야 겨우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흔하디흔해 눈길조차 끌지 못했던 나비와 같은 곤충들이 이제는 멸종위기라면서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지금은 산이나 들로 나가면 드물지 않게 나비를 볼 수 있지만, 앞으로 점점 녹지 공간이 사라지면 박물관이나 곤충도감을 통해서만 겨우 나비를 볼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나비야놀자 박물관>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지난 2005년 10월, 광명 토박이인 윤완보씨가 설립했다. 현재는 사회적기업 '열린사회'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기사 관련 사진
나비야놀자 박물관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지역에 분포하는 나비들을 포함한 곤충들을 고루 전시하고 있다. 전시와 나비 생태교육 외에도 다양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찾아오고 있다. 매년 7~8천여 명의 학생들이 방문한다.

김종원 관장은 "개관 당시 나비를 포함한 곤충표본은 3000여 개에 이르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부식해서 현재는 1500여 개 수준으로 줄었다"며 "앞으로 갈수록 나비 표본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곤충표본은 그냥 놔두면 자연 부식될 수 있기 때문에 매년 1~2차례 알코올로 닦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심한 손길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게 김 관장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희귀나비는 부식되면 안 되기 때문에 집중관리"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관련 사진
나비야놀자 박물관에는 사슴벌레와 같은 곤충들도 전시되어 있다.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나비들은 대부분 30~40년 이상 된 것이라는 게 김 관장의 말이다. 김 관장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희귀나비가 몇 종인지 밝힐 수는 없다"며 "멸종위기에 있는 나비가 희귀나비일 것"이라면서 희귀나비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나비는 200여 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발견되고 있는 게 100종도 안 된다. 기후와 환경 변화 때문에 줄어든 것이다.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 관장은 "새로운 종이 발견될 가능성이 없고, 변종나비가 나온다면 종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희귀나비의 값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했지만 김 관장은 알려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 관장은 "나비의 값어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나비 연구자나 나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며 "일반인들이 나비의 값을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제작에 200만 원, 화려함 자아내는 나비 액자

기사 관련 사진
모르포나비 액자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김 관장은 남아메리카에 서식하고 있는 모르포 나비로 만든 엄청나게 큰 액자에 대해서는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액자 제작에만 200여만 원이 들었다는 것. 기증받은 것으로 모르포 나비 천여 마리로 만들었다. 나비 한 마리가 중앙에 놓였고, 주변을 나비 날개들을 붙여서 만든 것이다. 제작한 지 100여 년 이상 되었다는 게 김 관장의 설명이다.

작은 크기의 모르포 나비 액자는 시중에서 싼 값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모르포 나비를 중국에서 액자로 제작,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액자로 제작해서 판매한다면 아무리 모르포나비가 많아도 멸종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졌다.

모르포 나비는 정말이지 색상이 아주 화려했다. 표본인데도 이토록 화려한데, 실제로 살아서 날아다니는 나비를 본다면 무척이나 놀라울 것 같았다.

현재 나비야놀자 박물관에서는 나비 등의 곤충들을 대륙별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우리나라 권역으로 나누었다. 지역마다 분포하고 있는 나비와 곤충들은 특색이 있다. 온도와 습도에 따라 분포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기사 관련 사진
화려한 모르포나비. 남아메리카에서 주로 서식한다.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열대인 아프리카, 고온다습한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적도 부근의 나라들은 곤충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때문에 크고 화려한 생김새의 나비와 곤충들이 많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나비들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강수량이 많아서 다양한 종류의 나비들이 서식한다. 모양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 흔하게 보았던 나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배추흰나비, 호랑나비, 노랑나비 등등. 이런 나비들을 언제 직접 보았는지 기억이 가물거렸다.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비는 5가지 과로 분류된다. 호랑나비, 흰나비, 네발나비, 부전나비, 팔랑나비. 우리나라에서 나비를 이야기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이는 석주명 박사다. 평생을 나비 연구에만 전념한 석주명 박사는 나비를 75만 개 이상 채집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석 박사는 우리나라 나비에 우리말 이름을 붙인 것으로 유명하다. 석주명 박사는 우리말을 특히 사랑했다. 그 때문에 나비 이름에 우리말을 붙였다는 것이다. 석 박사가 나비연구를 하던 시절은 일제강점기였다. 우리나라 나비 이름이 대부분 일본식 이름인 것은 당연했다. 석 박사는 우리나라 나비 249종에 우리말 이름을 직접 붙였고, 그 이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사 관련 사진
나비야놀자 박물관에 전시된 우리나라 나비들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박물관 운영에 한계 느껴, 많은 관심과 지원 필요하다"

박물관에서 나비 전시는 매년 형태를 달리하면서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 김 관장의 설명이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나비들을 전부 전시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전시된 나비 표본 아래 탁자에는 많은 나비 표본들이 쌓여 있었다.

김 관장은 현재 박물관이 갖고 있는 나비 등의 곤충표본을 전부 전시하려면 현재의 3배 규모는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나비 표본이 많다고 박물관이 잘 되는 것은 아니"라며 "나비를 보고 가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나비에 대해서 알고, 생태에 대해서 공부하고, 체험해야 박물관을 방문한 기억이 오래 남고 학습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기사 관련 사진
나비야놀자 박물관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사립박물관은 운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다양한 박물관 지원사업을 하지만, 아주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알찬 박물관 운영이 되려면 아무래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김 관장은 "2009년부터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 관장은 나비야놀자 박물관을 광명시의 주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나비야놀자 박물관은 의미가 있는 박물관이기 때문에 광명시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좋은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게시물의 저작권은 광명시가 아닌 원저작자에게 있으므로 게시물 사용이 불가합니다.

게시물 사용을 원하시는 분은 광명시청 온라인미디어팀 (☏02-2680-2087)으로 연락하여 사전협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