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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추억은 미끌미끌 - 브라우니도 즐긴다는 노온사동의 썰매장

 

 

 

연일 최고의 추운 날씨를 기록하던 날씨가 조금은 누그러진 6일, 눈 덮인 영회원을 보고 싶어 온신초등학교에서 애기능저수지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 길가의 논에 만국기가 펄럭이고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것이 보였어요. 하얗게 눈 덮인 산과 알록달록한 만국기와 사람들의 어우러짐이 너무 멋지다 싶어 급하게 차를 세우고 내려 보았어요.

 

 

 

 

 

차에서 내려 보니 도로가에는 이런 현수막이 붙어있네요. 요즈음 뜨는 개그프로그램의 브라우니 이름을 빌려 썰매장을 개업한 모양이에요. 어릴 적, 겨울이면 그렇게도 많이 탔던 썰매를 여기 광명에서 볼 줄이야!


 

 

 

 

 

반가운 마음에 얼른 도로를 내려갔어요. 논두렁에서 바라본 썰매장의 모습은 사람 반, 얼음 반이네요. 제가 어린 아이를 둔 부모가 아니어서 몰랐지만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은 이곳에 이런 썰매장이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나 봐요.

 

 

 

 

 

아주 오래 전, 내가 친구들이랑 언니, 오빠들이랑 재미있게 탔던 썰매를 이 아이들도 이렇게 즐겁게 탄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우리의 전통놀이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서 인기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썰매가 필요 없는 아이들도 있네요. 그냥 얼음판에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것이 너무도 즐거운 모양이에요.

 

 

 

 

 

 

옛날에 우리도 이렇게 썰매를 탔었는데 요새도 이렇게 친구들과 썰매를 줄로 연결해서 일렬로 타네요.

이렇게 함께 하면서 협동심도 배우고 우정을 쌓아가겠지요.

 

 

 

 

 

 

모처럼 조금 풀린 날씨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어머님들은 한가하게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즐거워하고 있어요. 오른쪽 가운데 모자를 쓰신 어머님은 하안동에서 3남매를 데리고 오신 이현옥씨는,

 

"어릴 적 내가 하고 놀았던 우리 전통놀이를 아이들이 한다는 사실이 좋아요. 또 멀리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 이런 썰매장이 있다는 것도 좋고요. 멀리까지 가면 경비와 시간이 많이 드는데 이곳에는 시간 나는 대로 와서 놀 수 있어서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라고 하신다.

 

 

 

 

 

 

이 부부는 아이들보다 더 즐기시는 것 같아요. 어릴 적 타던 추억이 있으니 어찌 타고 싶지 않겠어요. 저도 가는 길이 바쁘지 않다면 타고 싶었는걸요.

 

 

 

 

 

 

이 가족은 아빠가 끌어주는 썰매를 타다가 넘어져도 마냥 행복해하네요. 이런 추억을 많이 만든 아이들은 자라면서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 같아요.

 

 

 

 

 

이 어린이는 아빠와 함께 즐거웠던 썰매 타기를 오래토록 기억하겠지요. 아마 결혼을 해서도, 부모가 되어서도, 또 썰매 체험을 하러 올 것 같아요. 사랑은 받아 본 사람이 나눠줄 수 있잖아요.

 

 

 

 

 

 

아빠가 쓰러뜨려서 더 즐거운 썰매타기. 예전에 우리가 타던 시절에는 주로 형제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놀이라면, 지금은 아빠, 엄마와 함께해서 더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썰매장 밖의 논에서는 또 다른 진풍경이 벌어졌어요. 썰매를 타다가 배가 고파진 아이들을 위해 부모님들이 열심히 물을 끓이는 모습이지요. 바람 부는 들판이라 요렇게 바람막이는 필수네요. 마치 아이들을 세파로부터 보호하는 것처럼 그들의 먹거리도 이렇게 정성을 들여야 하네요.

 

 

 

 

 

 

광명의 이웃인 개봉동에서 왔다는 이 어린이들. 썰매를 타는 것도 즐겁지만 야외에서 부모님들이 끓여주는 라면을 먹는 것도 너무너무 행복하답니다. 그러네요. 작은 썰매장을 만든 아이디어가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하네요.

 

 

 

 

 

 

예전에 우리가 어릴 때는 부모님들이나 오빠들이 썰매를 만들어주곤 했는데, 요새는 빌려서도 탈 수 있다네요. 썰매줄이 새끼줄에서 나일론 줄로 바뀌었을 뿐이지, 모양은 옛날과 비슷해요.

 

 

 

 

 

 

썰매를 빌려준다는 비닐하우스로 들어가 봅니다. 도시 어린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자기 논에 물을 넣어 얼려서 만든 '브라우니썰매장'의 사장님은 좋은 빙질을 위해 저녁마다 물을 뿌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으신 다네요.

 

 

 

 

 

 

썰매를 빌려주는 곳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앞이 보이지 않아요. 이 사람들이 모두 썰매장으로 들어가면 썰매장은 발 디딜 틈도 없겠어요.

 

 

 

 

 

 

비닐하우스 입구부터 훈훈하다 싶었더니 안에 이런 대형 난로가 설치되어 있어요. 나무를 때는 난로라서 도회지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일 것 같아요.

 

 

 

 

 

 

비닐하우스 안에서 이런 간단한 간식도 팔고 있었어요. 간이 탁자와 의자를 준비해 두고 간식을 먹을 수 있게 했어요.

 

 

 

 

 

 

썰매장 입장료는 없고 썰매를 빌리는 데만 5,000원이 들어요. 꽤 괜찮은데요. 시간은 제한이 없다고 하니까요.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문을 닫으니 시간도 넉넉해요. 썰매장은 확실한 개장기간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해요. 영하의 날씨가 연속인 올 겨울은 오랫동안 문을 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썰매장을 지나 애기능저수지로 올라오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차량의 행렬이 대단해요. 겨울방학이라고 해도, 요즈음 아이들은 방학이라고 어디 편하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까? 가까이에 이런 썰매장이라도 있어서 학원이 쉬는 날에 즐겁게 놀 수 있을 테니, 광명시 어린이들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사진 | 렌즈로 보는 세상(김분호)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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