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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꽃, 다시 피어오르다 - 2012 '늘푸른대학' 아름다운 수료식, 꿈이 있는 발표회

 

 

 

하안종합사회복지관에는 '늘푸른대학'이 있답니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다니시는 노인대학이라고 하는데요, 수료식과 발표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늘푸른대학'은 1년 과정이고 과목별로 일주일에 1번 수업이 있습니다.

한글교실(초급, 중급, 고급), 민요교실, 노래교실, 맷돌체조교실, 선술체조교실, 종이접기교실.

이렇게 총 8과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잘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찾는 건 어렵지 않네요. 수료식은 하안종합사회복지관 본관 지하 사회체육실에서 열립니다. 지하로 가는 길이 두 곳이라 조금 헤매긴 했지만 그래도 늦지 않게 도착을 했습니다.

 

 

 

 

 

 

1부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내빈소개, 인사말, 축사, 반장 임명식 등 수료식이 진행이 되구요. 2부는 민요교실, 선술체조, 노래교실, 맷돌체조, 행운권추첨, 폐회선언으로 발표회를 마무리합니다.
 
저는 발표회가 너무 기다려집니다.

 

 

 

 

 

 

수료식 전에 어머님들이 모여서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계시네요? '어머님! 뭐하시는 거예요?' 노인대학 수료식이라고 '청소년자원봉사동아리 A.R.T'에서 쿠키를 만들어 어르신들께 선물을 드렸네요.
  
'너무 너무 잘 만들었어요. 맛이 좋아요.','예쁜 아이들 성의가 고마워, 화이팅!', '수고했다. 맛있게 잘 먹었다.' 등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고 계시네요.

 

 

 

 

 

 

종이접기와 한글교실 수업을 들으시는 어머님들의 작품이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처음엔 어머님들이 직접 지으신 시인가 하며 자세히 보니 좋아하는 시를 쓰셨네요. 참 좋은 시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제 마음에 쏙~ 들어오는 시 하나 읊어봅니다.

 

 

 
작은 배 - 고은 -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종이접기랑 시를 보며 구경 중인데 입구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납니다. 무슨 일인가? 하며 다가가니 '이렇게 해서 어떻게 들어가! 아이쿠 쑥쓰러워~'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머님 두 분이 이쁘게 화장을 하시고 족두리와 한복을 입고 계셨어요. 보는 순간 정말 화사하고 고우시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어머님 너무 이쁘세요! 이쁘신데 왜 그러세요?' 하니 '진짜? 쑥스러워서~' 라며 소녀처럼 웃으셨어요. 아마도 발표회 때문에 입고 오신 것 같은데, 정말 너무 이쁘셨어요.
  
민요교실을 어떤 계기로 수강하게 되셨냐고 여쭤보니 음성이 트이지 않아서 배우기 시작하셨는데 많이 좋아지셨다고 하시네요. 또 한분은 뭔가 배우고 싶은 마음에 찾게 되었다고 하시는데, 준비하시는 내내 얼굴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으셨답니다.

 

 

 

 

 

 

류경희 과장님의 진행으로 수료식 개회선언이 되었습니다. 어르신들 다들 집중해서 듣고 계세요. 내빈소개에서는 시장님이 오시기로 하셨는데 회의 중이시라 이인숙 노인복지팀장님께서 대신 오셨다고 합니다.

 

 

 

 

 

 

정병오 관장님께서 인사말을 하시는데 정말 젊으시네요. 저는 관장님이라고 하시면 나이 지긋하신 분이 하시지 않을까 했는데 놀라웠습니다.
 
어르신들이 너무 수업을 재미있어하고 좋아하셔서 방학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계신다고 하네요. 반 대표를 뽑아 운영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하시는데 열린 운영을 하시는 것 같아요.
 

 

 

 

 

 

1년 동안 어떻게 보내왔는지 영상 시청을 했습니다. 영상을 보니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한눈에 알겠더라구요. 봄 소풍도 가고 첫수업의 그 떨림도 알 수 있을 것 같구요. 어르신들도 보시면서 더욱 새로운 느낌이 드시겠지요?
 
각 교실의 반장 임명식도 했습니다.
 

 

 

 

 

 

한글교실에 늦게 올 때마다 벌금을 내셨는데 그 돈을 모아서 좋은데 써달라고 후원금을 전달하고, 출석상위 30%까지는 출석상도 드렸습니다. 사진의 왼쪽 분이 오늘 오신 분들 중에 유일한 남자분이세요. ^^
 

 

 

 

 

 

출석상 수여할 때 양기대 시장님께서 오셨습니다. 제가 시민필진을 하게 되면서 참 자주 뵙는 것 같아요. ^^ 어머님들과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도 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곳에 자주 오시나보다 싶었네요.
  
20대의 열정으로 발표를 하시길 바란다며 끝까지 응원하시겠다 하셨어요. 그리고 복지 부분에서 광명시에서 많은 지원을 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발표회 순서가 왔습니다.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초초하기도 한 기다림 속에서 제일 먼저 발표회 문을 열어줄 '민요교실'팀 어머님들이십니다.
 
한복을 입고 기다리고 계시니까 보는 제가 너무 들뜬다고 해야 할까요? 너무 이쁘시더라구요.

 


 

 

 

 

굿거리장단에 맞춰서 '뱃노래'를 부르십니다. 우리가락 참 좋다는 생각을 종종 하긴 하는데요. 어머님들이 부르시니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장구를 치시는 것 보니 장구도 함께 배우시나 봐요. 민요만 부르는 것보단 훨씬 음악이 풍부해지는 것 같아 듣기 좋았어요. 물론 다른 악기도 추가가 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배우시는데 너무 힘드실 것 같기도 합니다.

 

 

 

 

 

 

 

어기야 디여차 어야 디여 어기 여차 뱃노래 가잔다

부딪히는 파도소리 단잠을 깨우니 들려오는 노 소리 처량도 하구나

어기야 디여차 어야 디여 어기 여차 뱃노래 가잔다

낙조 청강에 배를 띄우니 술렁술렁 노 저어라 달구경 갈거나

어기야 디여차 어야 디여 어기 여차 뱃노래 가잔다

 

 

 

 

 

 

시장님께서 너무 이쁘시다고 같이 사진촬영을 하시네요. 정말 화사한 꽃밭에 두 분이 서 계시는 것 같습니다.

 

 

 

 

 

 

장구를 치셨던 세 분이세요. 이렇게 계시니까 마치 민요 전문가들이 되신 것 같이 너무 잘 어울리세요. 목소리가 트이니깐 좋고 더불어 치매 예방도 할 수 있어 민요교실이 좋으시다고 하십니다. 올해 처음 장구를 배우셨냐고 어쭤 보니 세분 다 거의 3년 정도 배우셨대요.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이 배우면 너무 좋겠다고 하시면서 하안종합사회복지관에는 장구가 하나밖에 없어서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하시네요. 자신의 것은 있지만 늘 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속상하다고 하십니다. 복지관에 건의를 했지만 여건이 안돼서 장구 하나로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게 불편하다고 하셨어요.
 
내년에는 새 건물에서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장구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살짝 해봅니다.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하니깐 기대해보자구요!

 

 

 

 

 

 

선술체조의 발표시간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선술체조라면 중국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체조라고 알고 있는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저랑은 안 맞는다 싶은 생각이 절로 나요. 성격이 급해서 '천천히'가 잘 안되더라구요. 그럴수록 더 선술체조가 필요한건지도 모르겠지만요. ^^
 
요가나 스트레칭처럼 호흡법이 중요할 것 같아 보입니다.

 

 

 

 

 

 

 

기공체조는 전신의 기(氣) 순행을 가능케 하고 근육과 뼈를 활성화시켜 중풍이나 근골격계 질환 등 만성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며 일반운동의 스트레칭과 달리 신체동작에 의미를 부여해 느긋한 마음에 완만한 곡선의 동작과 기의 흐름에 따른 호흡으로 신체적, 심리적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놀라웠습니다. 최대인원! 어머님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노래교실' 발표 시간입니다. 하얀 옷을 입기로 하신 것 같은데, 군데군데 다른 색도 보이네요. ^^

 

 

 

 

 

 

 

너무나 활기차고 신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면 스트레스도 날아가겠지요?

 

 

 

 

 

 

박수가 절로 나는 시간이지요? ^^ 다들 신나서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맷돌체조 발표회 시간입니다. 처음 듣는 '맷돌체조' 이름처럼 맷돌느낌이 듭니다. 선생님이 너무 날씬하시죠? 이거 따라하면 저도 날씬~~ 쟁이 되는 건가요?

 

 

 

 

 

 

 

보면서 에어로빅도 생각나고 여튼 신나고 흥겨워요. 혈액순환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팍 팍! 드는 것이 배를 문지르는 동작을 따라하면 변도 잘 볼 것 같던데, 역시 검색해보니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준다고 하는군요.

 

 

맷돌체조는 순수한 민속 체조로써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 방향인 맷돌이 돌아가는 방향을 돌려주는 회전 운동법입니다. 이렇게 돌려주는 회전운동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줄 뿐만 아니라 치매, 뇌졸중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습니다.

 

   
 

 

 

자! 모든 시간이 끝나고 이제 두근두근 행운권 추첨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행운권 번호는 식순이 적힌 용지의 상단 오른쪽에 적힌 번호입니다. 1번이라 적힌 걸 들고 계신 걸 보니 제일 먼저 오신 분인 거 같네요. ^^

 

저는 50번. 과연 저도 당첨될 수 있을까요? '만약 내가 되면 늘푸른대학 수강생도 아닌데, 선물을 받아갈 수는 있는 건지? 아니면 무효가 되서 다시 뽑는 건지...' 당첨된 것도 아닌데 저 혼자 김칫국 마시고 있습니다.
 

 

 

 

 

 

행운권은 각 수업의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뽑으셨는데, 저도 뽑아봤네요. 쑥스러워요. ^^ 먼 자리에 앉아계시는 당첨자께는 류경희 과장님께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셨습니다. 저 선물이 뭔지 너무 궁금해요. 살짝 여쭤볼 걸 그랬나봐요.
 

 

 

 

 

 

행운권 추첨도 끝났고, 이제 폐회선언을 합니다. 늘푸른대학 수료식은 끝이 났지만, 정말 끝은 아니죠 ^^ 2013년에 또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야지요~~

 

 

 

 

 

 

한글교실수업을 들으시는 어머님을 만났어요. ^^ 
 
한글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궁금해서 여쭤 보니 한글을 배우는 건 기본이고, 글을 쓰고, 발표도 하신다고 하셨어요. 한글수업을 하면서 책도 많이 읽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전 정말 사람들 앞에서 서서 읽고 발표하는 거 너무 못하거든요. 그 이유는 떨려서요. 발표도 하시고 책도 많이 읽으신다고 하니 제 자신이 작아집니다. 나는 한 달에 읽는 책이 있기는 한가? 싶었어요. 최근 고작 읽은 거라곤 아이랑 같이 보는 동화책뿐이니... 반성이 많이 되었어요.
  
시는 1년 동안 배운 것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골랐다고 하십니다.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 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왼쪽 분은 선술체조, 오른쪽 분은 맷돌체조 배우시는 어머님이세요. 두 분 다 건강에도 좋고 치매예방에도 좋다는 장점이 있어 배우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하십니다.
 
오른쪽 어머님은 세 과목이나 배우고 있다고 하셨어요. 오늘 민요교실에서 한복을 입고 발표도 하셨네요. 시간이 되면 이 어머님처럼 여러 과목을 배워도 될 것 같아요. 과목별 일주일에 한 시간 수업이니까요.
 

 

 

 

 

 

수료식과 발표회가 끝나니 사회체육실은 텅텅 비었지만 어르신들의 배움의 열기는 아직도 가득 차 있는 것 같아요.
  
'늘푸른대학'

 

배움을 쉬지 않고 꾸준히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니 화창한 봄날 푸른 나무 같아 보였답니다. 저도 나이가 들면 어르신들처럼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우면서 즐겁게 살면 좋겠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음엔 수업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참여 가능한가요? 가능하겠지요?
 
 

문의 : 하안종합사회복지관 ☎ 02-894-0720 
        또는 이재은 사회복지사 ☎ 070-4361-6008

홈페이지 : http://www.haanwc.or.kr


 
 
  

 

글 사진 | 천둥(이경미)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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