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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아파트가 내려다본 진기한 풍경 - 도시농부학교, 손 모심기 현장

 

 

 

모내기를 해보셨나요?

 

지난 6월 2일, 도심에서 모심기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바로 도시농부학교 현장학습 모내기 수업이 있었거든요. 장소는 소하동 시민주말농장입니다. 그 귀하고 아름다운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겠습니까?

 

 

 

 


지난 3월에는 광명시민들에게 약 5000평의 텃밭 분양이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곳에는 밭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모내기를 할 수 있는 논도 있답니다.

 

 

 

 

모내기 소식에 뜨거운 햇볕을 마다 않고 찾아갔는데, 논은 보이지 않고 푸릇푸릇한 푸성귀들로 가득한 밭만 보이지 뭐예요.

 

 

 

 

한참을 걸어 텃밭 정문으로 들어가니 저쪽 한 귀퉁이에 반가운 논이 숨어있었어요. 가운데 논두렁을 경계로 왼쪽은 연이 심어져 있고 오른쪽이 모내기를 할 논이었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텃밭을 경작하는 시민이라면 이 정도 준수사항은 스스로 잘 지키시리라 믿어요. 그래야 의식 있는 광명시민의 자격이 주어지는 거죠.

 

 

 

 

어엿한 문패가 어깨를 으쓱이며 오가는 시민을 바라보고 있고,

 

 

 

 

그 바로 앞에 어성초 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어요.

 

 

 

 

밭 입구에는 시민들이 짬짬이 쉴 수 있는 간이 탁자와 파라솔이 자리하고 있네요. 텃밭에 빠져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사이.....

 

 

 

 

자!, 드디어 모판이 도착했어요. 모내기가 시작되는 거죠.

 

 

 

 

남자분들이 모판을 양 손에 들고 논으로 나르고,

 

 

 

 

물이 있는 논에 모판을 던질 때, 젖은 흙이 튀어 구경꾼들에게 그 흔적을 입혀주기도 했고,

 

 

 

 

그러는 사이 못줄이 도착해 소임을 다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어린 날 많이 보아서 그런지 친근하고 반가운 못줄입니다.

 

 

 

 

사무국장 박영재님께서 설명해 주십니다. 오늘 심을 모의 키가 크고 연약하니 낭창낭창한 것은 재래종이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그래서 기계로는 심기 불가능하기에 꼭 손 모내기를 해야 한답니다.

 

 

 

 

모를 심을 때는 2~3가닥을 찢어서 적당한 깊이로 심어야 한답니다. 얕게 심으면 모가 뜨게 되고 너무 깊이 심으면 가지치기를 못해서 벼가 잘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자, 잘 보세요. 요렇게 두 세 가닥을 떼 내서

 

 

 

 

그리고 요렇게 빨간 부분에 꽂으면 곁에서 가지치기하기에 적당한 간격이 되는 겁니다. 못줄은 25센티미터 간격으로 맞춰 주세요. 가지치기 해서 뻗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그래야 벼도 잘 열린답니다.

 

 

 

 

강사님의 설명이 끝나고 배운 대로 모를 심었더니, 어느새 한 줄 심어졌네요. 못줄잡이가 어~~ 이~~ 어~~~ 하는 구령을 넣으며 못줄을 옮깁니다. 두 줄째 넘어 갔는데 안 하고 구경만 하시는 분들, 설명이 더 필요하신가요?

 

 

 

 

어린 학생이 정말 열심히 모를 심더군요. 순간을 놓쳤는데, 진흙 논에서 엉덩이를 담그며 넘어지는 즐거운 추억도 만들었지요. 영원히 남을 값진 경험과 체험을 한 저 소년은 오늘 밤, 즐거운 일기를 쓰겠지요?

 

 

 

 

영차! 영차! 발을 옮겨야 하는데 장화가 흙과 무슨 약속을 했는지 빠지질 않습니다. 힘을 내!! 영~~ 차~ 영~~ 차~

 

 

 

 

와우, 이제 제법 모내기 한 논의 면적이 넓어져가는군요.

 

 

 

 

여러 손이 함께 하니 논의 얼굴 변화에 속도가 붙네요.

 

 

 

 

박영재 사무국장님, 모를 열심히 심다보니 긴 머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내렸죠. 그러자, "누가 내 머리 끄댕이 좀 묶어 줘." 라고 하셨어요. 어느 멋진 미인이 머리에 파란 수건을 동여 매주었어요. 그런데, 돌아오시면서 휘청~~~ 이런, 이런!  발이 깊이 빠졌어요. 나오질 못해 넘어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흰 바지를 입고 오신 멋쟁이 분은 여성들의 원성을 들었죠. 모심으러 오면서 웬 멋을 부리고 왔냐며~ 바지에 튄 흙탕 물, 잘 빠졌는지 궁금하네요.

 

 

 

 

이제 3시 타임 수업이 끝나가고 있어요. 저만치 서있는 아파트가 진기한 풍경을 가만가만 지켜보고 있어요.

 

 

 

 

이제 푸른 모가 심겨진 논을 뒤로 하고 휴식을 취하러 갑니다. 4시타임(도시농부학교 5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말과 신발은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것이 무엇인고? 하며 신기한 듯 바라보는 아이의 얼굴이 사뭇 진지합니다.

 

 

 

 

아이가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한 가지꽃의 시선도 그곳으로 향합니다.

 

 

 

 

자! 이제 4시 타임, 도시농부학교 5기생들의 모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구경꾼들이 더 많네요.

 

 

 

 

모내기는 구경하는 사람들도 흥이 납니다. 허리를 굽혀 일제히 모를 심습니다. 그들의 등 위로 6월의 햇살이 뜨겁게 응원이라도 하듯, 쏟아집니다.

 

 

 

 

이 학생, 두 타임 모두 정열적으로 모내기에 온 몸을 다 주었죠. 몸 사리지 아니하고 맘껏 즐기는 모습이 참 행복해보입니다.

 

 

 

 

손에 들려진 저 가냘픈 모가 가지치기를 하고 꽃을 피우고 벼를 맺어주겠죠? 벼의 풍성한 변신이 기대 되는 바, 즐거운 미소를 날리시는 분. 꾀부리시면~~~~ 새참 없습니다.

 

 

 

 

이 분은 새참 많이 드셔야겠어요.

 

 

 

 

아직 논의 빈 곳이 남아 있는데, 왜 못줄을 거두시나요? 하고 물었더니 아, 글쎄 모가 없다네요. 모가 모자라서 저 어여쁜 논바닥을 비워둬야 하다니 시골 출신의 저로서는 상당히 안타까웠죠.

 

 

 

 

도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모내기 현장, 못줄을 들고 한 컷! 저 분의 미소가 나뭇잎에 내리쬐는 햇살 같습니다. 열심히 일한 자, 그 미소가 풍요롭군요.

 

 

 

 

이제, 진흙 들어간 바지 속까지 물을 뿌리세요. 시원하게 씻고 있는, 열정적으로 모심기에 참여 했던 학생. 잠시 후에 먹을 새참이 꿀맛일 거예요. 농사일을 해 본 사람은 그 맛을 다 알죠.

 

 

 

 

과자와 김치와 동글동글한 모양의 주먹밥을  준비해 오신 분도 있고, 누군가는 부침개와 음료수를 준비해 오셨네요. 저는 일도 안 했는데 먹기에 죄송해서 쭈뼛 거렸더니 광명텃밭보급소 사무국의 사무차장 양인자님께서 친절히 권해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모심기에만 눈길을 주고 있으려니 옆의 밭작물들이 손짓을 합니다. 잠깐 텃밭으로 카메라를 들고 갔어요.  순간들을 담아왔지요.

 

텃밭 이름들에서 톡톡 튀는 창의성이 보입니다. 첫 걸음, 배추도사 무도사, 파트라슝... 등등. 설마 작명소의 힘을 빌린 것은 아니겠지요? 첫걸음... 음... 의미가 있는 이름이네요.

 

 

 


마침 파트라슝의 텃밭 주인이 오셨기에 이름의 내력을 물었더니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감자꽃이... 파트라슝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이분이 바로 광명7동에 사는 시민, 파트라슝네 주인장입니다. 요 귀여운 아기가 막내아들이냐고 물었죠. 손자라고 하는 대답에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도 젊고 아름다워서~~~

 

 

 

 

할머니와 함께 텃밭을 찾은 이 꼬마! 호미를 들고 일하러 가는 저 표정이 이 밭의 잡초를 다 뽑기로 결심한 듯하죠?

 

 

 


거짓 없는 땅은 호박을 키우고,

 

 

 

 

어느새 오이도 저리 미끈한 자태로 자랐네요.

 

 

 

 

저 푸르른 작물들에게 필요한건, 관심과 사랑과 물입니다.

 

 

 

 

진흙 묻은 장화는 이제 가문 땅에 비가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저 작물들의 풍요로운 수확과 논에 심겨진 모들이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올 가을 이 곳에서 벼 베기를 기대하면서 진흙의 장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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녕!

 

 

 

 

모내기 행사를 보며, 밭에 잘 가꾸어진 작물들을 보며 또한, 시민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광명의 시민 텃밭 가꾸기 사업은 매우 성공적이라 여겨졌습니다.  도시화와 문명의 발달로 점점 삭막해져만 가는 이 시대, 자연은 사람들의 가슴에 따뜻한 정서와 부드러운 심성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모내기를 해보고, 텃밭에 자라는 작물들을 보며 우리가 행복해지는 이유입니다.

 

 도시농부학교를 소개합니다.

 

 

* 도시농부학교는 광명텃밭보급소에서 주최하고, 광명시의 주관으로 진행 중인 프로그램입니다.

 

* 벌써 올해가 5기랍니다.
 

*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의 이론교육과 현장실습이 함께 진행되고 있고

 

* 총4개월 과정으로 현재 참여인원은 40여 명입니다.

 
* 수요일은 기초반, 목요일, 금요일은 심화반으로 구성되어 있어요.(저녁 7시)

 
* 매주 토요일에는 현장실습이 있답니다.(오후 4시)
 

* 소하동 시민농장, 옥길동 실습텃밭, 밤일 농장 등에서 현장실습이 진행된답니다.

 

* 6기는 7월 중에 모집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기억해주세요.

 

* 광명텃밭보급소 카페 : http://cafe.daum.net/kmgardeningmentor

 

 

 

 

 

글·사진 | 제리(이현희)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