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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탈북자 모임, 광명 새터민 향우회 김장자원봉사 - 그들을 온몸으로 안아야하는 이유

 

 

그들을 온몸으로 안아야하는 이유

탈북자 모임, 광명새터민 향우회 김장자원봉사


제1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배명수
하안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제가 몇달 전에 ‘조금 멀리서 이사 온 사람들’이라는 포스팅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삶에 대해 전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최근 그 분들께 여러가지 좋은 소식이 생겨서 뒤늦게나마 소개해 드리고자 홍보실에 포스트를 전달했습니다.


 

2011년도부터 광명시와 사회복지시설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과 복지에 많은 지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광명시 북한이탈주민정착조례안도 제정됐고요, 작년 6월에는 새터민향우회라는 공식적인 단체도 창단되었습니다. 또한 11월에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주최한 ‘2011 북한이탈주민 우수 자원봉사단 및 우수 정착자·정착기여자’에서 우수자원봉사단으로 선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초기 정착하는 북한이탈주민분들에게 생필품, 유아용품을 지원해주시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던 것들이 열매로 돌아오게 된 것이지요.

새터민향우회 회원님들께서는 하안복지관에 오셔서 저와 이야기 나눌 때면 빠지지 않고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도움 받은 것이 많아서, 남한의 어려운 분들에게 부족하지만 봉사라도 하고 싶어요.”




 

항상 염두에 두었던 그 일이 성사 되기로 했습니다. 작년 11월에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주관하는 김장김치 나눔행사에 새터민향우회 7분과 복지관이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이지요.




 

오전 9시에 복지관에 함께 모여 들뜬 마음을 안고 행사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입구에는 좌석배치도가 전시돼 있어서 쉽게 우리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안복지관 외 지역복지봉사회, 노인복지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참석해주셨죠. 친절하게도 이렇게 표지판을 만들어주셨네요~ 친절하신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직원 분들이십니다.




 

잠깐 앉아서 수다를 떨며 대기하고 있었는데 장내가 술렁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그쪽을 쳐다보니 배우 '고두심' 씨가 오신 거였습니다. 이 행사가 어린이재단과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공동 주최하는 거여서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이신 고두심 씨는 매년 행사에 참석을 하셨다고 합니다. 옆에 앉은 부회장님께 ‘진짜 곱죠?’ 하고 말을 걸려고 보니 우리 새터민 향우회 분들 전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계십니다. ㅎㅎ

“실제로 보니 진짜로 곱네~”, “와~ 이쁘네요~!”

모두들 입으로는 연신 탄식하면서 소녀 팬처럼 해맑게 지켜보고 계시더군요~!

곧 1부 기념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내빈소개 후, 초중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수여식이 진행되었습니다~훗날 커서 아이들이 기아자동차를 보면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요? 혹시라도 차를 사게 되면 기아차를 구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ㅎㅎ




 

이제 본격적으로 김장김치를 담그는 순서가 왔습니다. 싱싱한 배추와 맛깔나는 양념들이 속속들이 전달되어왔습니다. 진행요원으로 어린이재단 직원들과 기아자동차 직원들이 수고해주셨어요.

오늘 서로 처음 본 사람들도 계신데 손발이 척척 맞는군요~ 5명은 양념을 버무리고 2명은 완성품을 포장용지에 쏘옥 넣고~ 넣는데 마치 한 가족의 며느리들이 함께 옹기종기모여 몇 년 동안 김장을 담그셨던 것처럼 호흡이 척척입니다.

우리 나영이는 엄마가 봉사활동을 하는지 모르는지 엄마등에 매달려 꿈나라로 숑숑~ 혹시라도 봉사활동하시면서 등에 업은 아이가 불편하면 말씀하라고 했는데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해주셨습니다. 정말 감동이였죠. 중간 중간 잠에서 깼지만 찡얼대지 않고 엄마 봉사하라며 기다려줬다는~ ^^




 

봉사 시간이 한참 지났어요. 김치 맛이 궁금하시죠?
아주 맛있었어요~ 흰 밥 한 숟가락이 생각날 정도로... ㅠㅠ 땀 흘리면서 봉사하는 거라 더욱 맛났습니다.

이쯤에서 광명 김치 아가씨들을 소개합니다. ^^




 

안녕하세요~ 광명 김치 아가씨 진(眞)과 선(善)입니다~ ㅎㅎ
광명에 이사오신 지 몇 달 안 되셨는데 봉사활동을 위해 만사 제쳐두고 달려 오신 분이예요. 제가 실수로 ‘어머님’이라고 불렀다가 ‘저 결혼 안했거든요~!’ 하시는데 왕 무안 -_-; 죄송;;
아..아름다우십니다~!!

그 옆에 아가씨(?)가 선(善)입니다~ 최근에 북한에 계신 어머님과 동생분과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삶의 활력을 찾고 계십니다. 요즘 힘든 일이 자꾸 생겨서 힘이 없었는데 봉사활동 있으면 꼭 연락하라 하시네요~! 봉사활동을 하면 오히려 힘이 난다는 대단하신 분예요.




 

김치가 완성되면 기아자동차 직원 분들께서 테이블로 옮겨 하나하나 다 밀봉해 주십니다. 밀봉이 완료되면 어린이재단 직원분들께 옮겨서 밖으로 이동, 쌓아줍니다. 추운 날씨에 직원분들이 고생많이하셨더라고요.





 

점심시간은 역시 김장에 어울리는 보쌈 고기와 막걸리가 나왔습니다~ ^o^
오늘 고생하신 새터민향우회 분들을 위하여 건배도 잊지않고~!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이 분들의 에너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이날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우수자원봉사단 사례집을 제작하기 위해 취재도 나왔답니다. 단체사진도 여러 컷 찍어 주셨어요. 곧 그분들의 활약상이 사례집으로 나오니 그때 또 한 번 소개해 볼게요~




 

완성된 김장김치 서른 박스를 차에 싣고 복지관으로 이동합니다.
이동 중에 우리는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하면서, 항상 도움을 받다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뿌듯했답니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자고 제안하는 분들도 계셨구요. 저도 사회복지사로서가 아닌 한 시민으로서 이분들의 진심에 너무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복지관에 도착 후 일단 경로식당에 김치를 보관해놨습니다.

자~ 이제부터 이 김치는 어디로 갈까요?
처음 봉사활동을 의논할 때부터 제안됐던 하안13단지에 입주하신 북한이탈주민에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남한에서의 삶이 매우 낯설고 외로웠던 초기 입주민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제안된 것이지요. 그리고 어려운 독거어르신들께도 전달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행동, 자원봉사활동입니다.




 


“이 김치는 하안복지관에서 지원해드리는 게 아닙니다~ 새터민향우회에서 자원봉사활동 하신 후 지원받게 된 김치이며,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이렇게 그 분들의 바람대로 북한이탈주민 30가정에 전해드렸으며 전달할 때마다 말씀 드렸습니다.

받는 분들 모두 새터민향우회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용기를 얻으신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새터민향우회는 하안복지관에서 정기적으로 도시락배달 봉사활동도 참여하실 예정입니다~그분들의 활약 정말 기대되죠? 알면 알수록 더욱 매력적인 새터민향우회.
2012년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