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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윰 & 두 건즈, 광명교육포럼 연탄 배달 봉사에 가다 - 그 누구에게 연탄 한장 되는 법

 

그 누구에게 연탄 한장 되는 법
윰&두건즈, 광명교육포럼 연탄 배달 봉사에 가다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윰(허유미)
Blog. http://humayu.tistory.com
행복한 문으로 출발


 

윰은 우리 건즈들(두 아들)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 외진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자기보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신경을 쓰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광명교육포럼에서 기회를 만들어준 연탄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첨엔 가기 싫다고 하던 우리 큰 건즈가 위 사진을 보자 한마디 거절도 없이 무조건 간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우리 작은 건즈는 부록이죠. 형아가면 무조건 가는 작은 아들이랍니다. 이런 봉사는 아이들을 설득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드디어 봉사 하러 가는 날입니다. 근데 아침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네요. 제가 뭐 좀 하려고 하면 하늘이 절 도와주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ㅠㅠ




 

드디어 약속장소에 도착. 일단 어마어마한 양의 연탄이 눈에 먼저 들어오네요.

"광명교육포럼"은 광명시 학부모 연합이 만들어낸 단체입니다. 올해 만들어져서 아직 많은 분들이 모르실 거예요. 저도 이 단체에 소속되어 있답니다. 전 이유불문하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면 무조건 하거든요. 히히~

이날 봉사는 추운 겨울을 아직까지 연탄으로 난방하시는 분들께 보내드리는 일이지요. 이 분들은 관할 구역 주민 자치센타에서 자문을 구해 선정한 17개 가정에 연탄 약 2,500여 장을 골고루 나누어 드리기로 했습니다. 봉사자들은 포럼 회원분들였습니다. 주로 저와 같은 학부모와 그 자녀들였어요.




 

자~ 이제
목장갑과 비닐장갑을 겹쳐 착용하고 연탄 배달할 준비를 합니다. 큰 언니 오빠들은 어린 동생들을 도와주고~




 

하아... 설마 이 많은 연탄을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겠죠. 에이 설마~
근데 알고보니 이게 딱 절반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저쪽에 가면 이만큼이 더 있다고 해요. ㅠㅠ
오늘 고생길이 훤하지 않습니까? 우리 두 아들이 못하겠다고 도망가면 어쩌죠. 엄마 체면이 있는데 과연 잘할 수 있을 까요? 에휴~




 

울 작은 건즈는 마냥 이 상황이 재밌는 걸까요~ 아님 아무것도 모르고 온 걸까요?
저 앞엔 걱정 가득한 얼굴로 연탄을 바라보고 있는 한 아이가 있네요. 그렇죠. 아마 걱정이 될거에요. ㅠㅠ




 

앗, 커피다~ 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주전자에 커피 탈 물을 펄펄 끓이고 있어요. 맛있는 커피는 제가 배달해드렸습니다. 원래 이렇게 끓여마시는 커피가 더 맛나지요. 호홍~




 

어느덧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가 되었나봐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네요.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볼까요. 추~울~발~




 

한줄로 우선 줄을 서봅니다. 구석구석 연탄이 잘 전달 되게~




 

어허~ 두건즈도 가서 봉사활동 해야 하는데 산타모자 얻어쓰고 와서 포즈를 ㅎㅎ
두건즈에 맘 약한 엄마라서 어쩔수 없이 한컷.




 

엥, 근데 봉사 시작도 전에 여기저기서 단체사진을...? 그럼 우리 건즈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도 단체사진 한컷 안찍을 수가 없겠죠. 아이들에게 맘 약한 윰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ㅎㅎ




 

 

 

처음에는 다들 뭔가 어색한 표정으로 연탄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손에 익어가면서 분위기는 아주 좋았답니다. 한쪽에선 아가들이 연탄의 수를 새어가며, 또 다른 한쪽에선 노랫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으니깐요. 처음엔 무척이나 열심히 했어요.




 

헉! 두 건즈들도 그 사이에 껴서 하고 있었던 거얌? 엄마도 얼른 사진찍고 가서 도와주마~ 근데 작은 건즈. 얼굴이... 왜 그 모양인 거임~ -ㅁ-




 

엇, 옆에 어머님~ 포즈 그만 취하시고 우리 작은 건즈 연탄 좀 받아 주세요. ㅋ
저도 여기까지 찍고 열심히 도왔답니다.

사진도 그만찍고 열심히 연탄 배달하다보니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요. 어묵탕 냄새~ 날씨가 추운 날은 어묵탕이 제격이죠. 열심히 일을 했으니 잠시 쉬면서 해야해요.




 

 

일단 어른들은 아이들부터 먼저 챙겨주고요~ 모두에게 인기 좋은 어묵탕이였어요.
잠깐 우리 건즈들은 어디에 있나요. 엄마가 직업정신에 눈이 팔려 어디선가 먹고 있을 두 건즈를 찾아 헤메이네요. 이런 불량 엄마ㅠㅠ




 

컥; 아들들~ 정말 이게 뭥미~ 손이랑 이러고 밥을 먹고 있었던 거였니? 흑흑~ 엄마가 미안미안.
자 손부터 해결하고 먹자꾸낭. 기특하게도 동생을 챙기면서 먹고 있던 큰 건즈.
역시 큰 아이는 어딜가나 한몫을 하는것 같아요. 기특기특~

자~ 저도 먹고, 아이들도 먹고, 여기 봉사하러 오신 모든 분들도 먹고~ 다들 맛나게 드셨지요.
그럼 잠깐의 꿀맛같은 휴식을 뒤로 하고 다시 봉사를 하러 갑니다. 다들 중간에 도망 가시면 안돼욧. -_-+




 

이제부터는 이렇게 경사가 심한 곳에 배달을 해야 합니다.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처음 시작한 인원수 보다 많이 줄어 있었어요. ㅠㅠ 제가 사진찍을 여유도 없을 정도로 힘들것 같으니 일단 여기까징. ㅎㅎㅎ 생각보다 언덕이 가파랐답니다.

같이 봉사를 하던 분과의 대화 중, 김장이 연탄배달 보다 훨씬 쉬운것 같다고 말해버렸네요. 그만큼 힘들었어요. ㅜㅜ 그래도 다들 끝까지 웃으면서 기분좋게~ 마무리 했어요.
물론 우리 두 건즈들도 엄마 옆에서 같이 했죠. 착한 건즈들.
나중에 집에가서 엄마가 많은 사랑을 담아서 뽀뽀를 해주마 ㅎㅎㅎ

아침 10부터 시작된 연탄배달이 낮 12시 40분이 다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네요. 사진에 찍히진 않으셨지만 많은 힘을 실어주신 광명포럼 학부형 단체님들께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우리 건즈들에게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요. ^^




 

집으로 돌아가면서 한컷~ 오늘 고생 많이 한 두 건즈였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 좀 보세요. ㅠㅠ 열심히 일했다는 걸 얼굴에 표시해놓고 가네요.
맞아요~ 어른 아이 할것없이 모두 열심히 했어요. 아마 좋은 경험들 하지 않았나 싶어요.




 

돌아가는 길, 버스 안입니다. 그 안에서 기형도 시인을 만났네요. ㅎㅎ
저희는 연탄 배달이나 봉사 전문가가 아닐지는 몰라도,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마음만큼은 전문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두 건즈들이 어른이 되어서라도 엄마와 같이 연탄봉사를 했던 이날의 추억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좀 더 괜찮은 어른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되돌아보면 아이들의 정신 성장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윰은 오직 그런 맘뿐이였어요.

이날 봉사를 하셨던 250여 명의 봉사자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또 생긴다면 우리 같이 하실래요? 전 두 건즈를 데리고 또 다시 봉사를 하러 갈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