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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기형도 시인이 버스에 올라탄 사연 2 - 그녀들이 화영운수를 찾아간 까닭은?

기형도 시인이 버스에 올라탄 사연 ②
그녀들이 화영운수를 찾아간 까닭은?

글/사진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윰(허유미), 세린(이문희), 닭큐
그림. 세린




때 이른 한파가 찾아온 11월 어느 날, 윰님과 세린님은 버스 회사를 직접 찾아가기로 하고 화영운수 차고지 정거장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윰님과 작은 건즈가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세린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어린 건즈는 토스트와 바나나우유를 맛나게 먹습니다.




세린님과 조아양이 늦는다고 문자를 보내자 윰님과 작은 건즈는 먼저 사무실로 들어가 추운 날씨에 얼었던 몸을 녹이기로 합니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뭔가 결론이 나겠지...'
윰님은 일단 노크를 하고 들어가 맞이해주는 직원분께 인사를 하고 명함도 건네고, 세린님을 기다리며 간단하게 대화를 시작합니다. 별다른 내용이 없는 대화였습니다. 기형도의 시에 관해 취재 한다고 하니 그리 반가워하지는 않는 눈치였거든요.




왜 그런가 했더니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의 말씀이, 이미 시기가 지나 지금 기사화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도착한 세린님이 대화 내용을 듣고 있다가 분위기 파악 먼저 한 다음에 살짝 끼어들었습니다. 광명시 블로그에 올릴 글은 기사랑은 조금 다른 것이고, 기형도 시에 관한 어떤 사연이나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기에 시기는 상관없다고 말씀드렸어요. 쉽게 응해주지 않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도 되었는데, 잘 설명드리니까 그제서야 흔쾌히 협조를 해주셨답니다.




애들까지 끼고 온 아줌마 두명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텐데, 두 필진을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내주시고 친절하게 응답해 주셨어요. 그리고 대화 하는 동안 화영운수에 대해 많은 자부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는 느낌이 우리에게 팍팍 전달되었습니다.


우선 기형도의 시가 버스에 걸린 이유는,

경기도 도시교통과에서 2008년부터 시범운행을 시작으로 테마버스라는 것을 시행했다고 합니다.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서비스차원의 이벤트인 것이지요. 예산이 어느 정도 정해져서 내려오면 그 예산을 사용하여 테마버스를 기획하게 된다고 합니다.  화영운수는 2009년부터 시작하였고, 첫해에는 오리 이원익 선생에 관한 테마였습니다. 현재는 한 해에 3회 테마버스를 운행하고 있어서 5월에는 향기버스, 6월에는 역사적인 인물, 12월은 크리스마스 테마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화영운수의 모든 버스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3군데 노선만 해당된답니다.

기형도 시인은 첫 해부터 후보에 올라와 있었지만 오리 이원익 선생 다음으로 그의 시를 걸게 된 것입니다. 인물을 선택하고 시를 고르는 과정에서 에피소드라던가 사연 같은 것이 뭔가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별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광명시와 관련된 인물을 찾아야만 했고 광명에는 내걸만한 인물이 그리 많지가 않기에 기형도 시인이 오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에 마침 기형도 시인의 추모제가 열린 것을 보고 시기적으로 적절하다는 생각도 하셨다고 합니다.

이런 테마버스는 모든 회사에서 하는 것은 아니고, 원하는 곳만 시행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테마를 매번 기획하고, 설치하고, 제거하는 일이 번거로울 수도 있는 것인데, 화영운수에는 정해진 예산을 넘기면서까지 당초계획보다 버스 대수를 늘려 테마버스를 운행했다고 했습니다. 이 말만으로도 회사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을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기형도 시에 대해서는 뭔가 조금은 아쉬운 답변이긴 했지만,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다가 화영운수에 대해 더 알게 되고, '내가 타고 다니는 버스가 이렇게 좋은 버스였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점이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오래된 주간지 하나를 주셨는데, 집에 와서 잠깐 읽어보니 화영운수 회장님이 훌륭한 일을 많이 하신 분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수상 경력도 아주 화려하십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마지막 소제목을 보고 더 감동먹었습니다.




‘광명시민을 위해 내 인생을 다할 것입니다.’

회장님의 신조가 이 정도니, 직원들도 만만치 않으실 것 같습니다. ^^
우리 광명시민들은 아주 든든한 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버스에 특별한 관심이나 애정을 갖고 버스기사님께 감사 인사를 나누는 분이 얼마나 계실까요? 우리 역시 기형도의 시를 취재하러 가기 전까지는 버스란 그저 이동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고 느끼고 오니까 느낌이 달라졌어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이 있답니다. 그 중엔 화영운수 직원분들처럼 묵묵히 우리의 발이 되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사명감 없이 일을 하신다면 과연 어떨까요? 우리의 안전은 결코 보장되지 않을 거예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앞으로는 버스 탈 때 친절한 기사님을 뵙거든 꼭 감사 인사를 드리라고 말씀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나 먼저, 우리가 먼저 기사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먼저 인사를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 이로써 광명시민필진들의 필진정신이 하나 더 추가 되겠습니다.(혹 필진 정신이 뭐냐고 묻는 분들을 위해 언젠가 한번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ㅋ) 앞으로 필진들은 광명시 버스에 타거든 솔선수범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듬뿍 담아 기사님께 이렇게 인사드려야 합니다.

“필진!!” ....이 아니라^^;;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우리가 먼저 시작한다면 언젠가는 광명시 전역에 인사 바이러스가 쫘악 퍼질 것이라 믿쑵니다.

필진 먼저 → 블로그 독자  → 광명 시민 모두

이처럼 아주 간단한 공식이 되겠습니다. 참 쉽죠? ^^




테마버스에 관한 포스팅은 작년에 이미 경기도 블로그 '달나시'에 올려진 적이 있습니다. 타지역 테마버스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보심 도움이 될것 같아요.
http://ggholic.tistory.com/2164




그리고!
아직 남은 이야기가 있어요. 이어서 화영운수 스토리 포스팅이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