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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왼손으로 그려낸 고향생각-智山 최장환 작품전을 가다

 

 


 
내 눈에 현수막 하나가 들어왔다. 최장환 작품전?
 
전시회장으로 향하는 내 머리 위 하늘은 따사로운 햇살로 가득하다. 아마도 가을이라는 이름에 무척이나 어울리고 싶었나 보다.
 

 

 

 

 


길 가던 나그네 주막 찾아들 듯, 내 걸음은 어느새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전시회장 입구에서 얼핏 옆모습으로 본 작가는 고향 마을 어디쯤을 걷고 있는 우리네 아버지를 닮아있다. 나를 소개하고, 작가의 세계로 들어가길 청해본다.

 
얼굴가득 미소를 띠며 초대장이라며 도록을 건네는 작가를 따라 그의 작품들을 만나보자.

 

 

 

 

 

조명 아래서 작가의 그림들은 살아 숨쉬며 고향소식을 전하는 듯하다.
작가가 그림속 풍경들은 그가 나고 자란 전남 진도 지산면 소포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智山 최장환. 그의 호가 지산인 까닭을 이제 알 것 같다. 그림속 작가의 고향은 내 어린 시절의 고향과 많이 닮아있어 정겨움을 더해주었다.
 

 

 

 

 

    

17세에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을 시작한 작가는 45년 동안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 시간 중 얼마간은 몹시 아프기도 했다고 말하던 작가는 지난날을 회상하듯 벽에 걸린 그림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이번 작품전은 그 아픔을 이겨낸 후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들로 채워져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림 속에서 작가의 고향 마을이 붉은 노을에 물들고 있다.

조심스럽게 저 언덕 어디쯤에서 뛰어놀고 있을, 지금은 노년의 시간을 살고 있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본다.
 

 
 

 

 

작품 하나하나에 진한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는 작가의 고향 자랑은 끝이 없었다. 작가가 그려낸 풍경 속에서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앞쪽으로 평화롭게 펼쳐진 논밭들을 보니... 그 자랑이 쉬 끝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우리네 가슴에 켜켜이 쌓인 추억과 그리움처럼 작가의 고향 마을에 눈이 내린다.

 

지금까지 내가 아는 전남 진도는 '진돗개', '명량해전' 그러나 이제부터 진도의 자랑은 智山 최장환님이라고 하고 싶다. 전시회가 끝나면 고향 진도에 기증될 작품들을 따라 작가의 마음도 잠시 고향 마을에 머물렀으면....가만히 바라본다.
 

 

 

 

 


智山 최장환님 도록 중에서.

 


 
 
 
붉은 감이 주렁주렁 가지 끝을 붙잡고 있다.

 

그림 속에서 작가의 고향 마을은 이렇듯 풍요로움으로 가득하다. 사진을 찍을 때는 없었던 까치를 감나무에 감을 다 딴 뒤 까치밥 한두 개 대롱대롱 남겨두던 마음을 생각하며 그려 넣었다고 한다.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작가의 넉넉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작가는 10년째 광명살이를 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가슴속에 품고 있던 고향 생각을 광명에서 마음껏 풀어내고 있다고...(광명에서 하는 세 번째 전시) 

부채 위에 그려진 원두막 위 사람들과 아슬아슬 나무다리를 건너는 아이와 아낙의 머리 위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 왼손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 이 작품들은 수없이 많은 시간 고통을 참으며 노력한 덕분에 탄생한 작품들이에요. 이 인물화는 작품을 구상하고 그려내기까지 6개월이 넘게 걸렸으니까."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을 묻자 작가는 신선도를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조용히 말했다.

작가의 피나는 노력으로 얻어진 결실들을 시간으로 계산하다니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智山 최장환님 도록 중에서

 

 

 

 


  
묵묵히 왼손으로 그려낸 작가의 고향 마을 이야기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언제까지 그림을 그릴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면서 고향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필진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기꺼이 반겨주시던 智山최장환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 전하며 전시회에 대해 미리 알았더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텐데... 

미안함과 아쉬움이 남아 다음 전회회에도 꼭 찾아오기로 약속해 본다.
 

최장환님의 작품과 작품에 담긴 뜻을 다 전하지 못한 점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 곧미녀(김경애)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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