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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소통/광명여행

내 아이가 크는 숲-광명 현충근린공원의 사계를 담다.

 

 

 

제가 광명에 이사온 지 이제 4년이 되어가네요. 사실 이사오기 전까지는 광명이 어디에 위치했는지도 몰랐었는데, 회사 근처로 집을 구하다 보니 광명을 알게됐고, 이곳을 선택하게 됐어요. 처음 이사 왔을 땐 교통이 편하고, 동네가 번잡하지 않고 조용해서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그 중 가장 으뜸은 집 옆에 ‘현충근린공원’이 있다는 거예요. 물론 집 옆이라해서 자주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집 옆에 공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집에 있기 싫을 때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놀다가 가기에 참 편하고 좋답니다.

 

 

 

 

 

봄이 되면 이렇게 예쁜 벚꽃이 활짝 피어서 그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를 못할 때가 많아요. 굳이 벛꽃 구경하러 여의도에 갈 필요가 전혀 없다는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기도 하는 곳이기도 하죠.


여의도에 벛꽃 구경을 한번 가보고 ‘이건 꽃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하러 나와서 시끄럽고 정신 없어.’하고 다시는 안 간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그리고 그 이후로 벚꽃 구경하러 여의도를 가본 적이 없네요. 거기보다 이곳이 더 아름답고 여유로워서 좋답니다.

 

 

 

 

 

4년 전, 우리 혀니가 8개월 때, 할머니 뒤에 업혀 편하게 꽃구경 시켜주던 때가 생각 나네요.

 

예쁜 진달래를 귀에 꽂아도 싫다고 하지 않던 이 때. 그 때는 날이 따뜻해 매일 할머니랑 와서 때때로 돗자리를 깔고 혀니랑 같이 꽃구경도 하고 했답니다.


혀니야, 너도 그때의 시선으로 본 풍경을 기억하니?

 


 

 

 

정말 이곳은 매년 봄이 오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곳이에요. 그래서 벚꽃이 떨어질 때면 하염없이 구경만 하고 있으면 너무 좋겠다 싶을 정도죠. 동네 어르신들도 여기가 너무 예쁘다며 일부러 공원 길로 걸어서 집으로 가기도 해요.
 
숲으로 되어있어 공기도 더 좋은 것 같고, 기분도 좋아져 봄, 가을이면 자주자주 가는 길이에요.

 

 

 

 

 

작년 봄, 벚꽃이 거의 다 떨어져 바닥이 분홍바다를 이루고 있을 때는 우리 혀니가 제 손을 잡고 공원에 가자고 왔었어요. 정말 너무 예뻐서 '와!! 너무 멋지다' 감탄을 하고 있었답니다.

 

 

 

 

 

혀니는 양말까지 벗고 신문지를 주워서 한참을 놀더라구요. 이럴 때에는 집에 들어가기 힘들 정도예요. 날이 좋으니깐 계속 논다고 안 갈려고 하거든요.

 

 

 

 

 

슬슬 더운 여름이 다가 오네요. 날이 너무 덥지만 마냥 에어컨 속에 있을 수만은 없지요. 여름에는 친구랑 함께 공원에 와서 놀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즐길 수 있답니다.

 

 

 

 

 

여름, 현충근린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전염성 있는 병에 걸린 아이도 놀러 올 수 있다는 거예요. 우리 혀니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 어린이집이나 놀이터에도 못 나가서 너무 답답해했었거든요. 그 때 공원에 간식거리를 들고 오거나 때로는 도시락을 싸서 공원에 와서 맛나게 먹고 놀았었어요.
 
여름이 되면 왜 이렇게 전염성이 있는 병이 많이 유행을 하는지…. 또 그런 건 유행을 따라 하는 우리 혀니랍니다.

 

 

 

 

 

덥긴 하지만 그래도 한여름에 공원벤치에 있다 보면, 바람도 간간히 불어주고 새소리까지 들리니 더위가 날아가는 것 같아요.
 
혀니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새야 뭐하니? 왜 울어?" 질문을 던지며 때론 왜 대답을 안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불평도 하죠.
그래도 여름의 숲은 아주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을 전달해 주는 에너지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혀니와 저는 여름에는 더 없이 자주 이용을 하는 곳이기도 해요. 우리의 도피처라는 . ^^

 

 

 

 


이제 하늘이 깊어지는 가을이 왔답니다.


예전에는 가을 하늘, 가을 햇살이 이렇게 좋을 줄은 정말 몰랐는데,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새롭게 느끼고 있어요. 너무 늦게 알아버린 건 아닌가 싶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열심히 가을을 즐기면 되겠지요?

 


 

 

 

아직은 낙엽이 떨어지거나 그렇지 않네요. 아쉽게도 공원에는 단풍나무가 별로 없어 울긋불긋하지는 않지만 햇볕에 비친 그늘만 봐도 가을이 느껴지네요.
 
햇볕이 내리쬐는 벤치에서 혀니에게 책 한번 읽어줘도 괜찮을 것 같지만 아직까지 그런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요. 늘 앉아서 새를 구경하고 과자만 먹었지요. 올해는 책 한 권을 꺼내 들어 볼까 봐요.

 

 

 

 

 

이곳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가을의 정취 그리고 햇살에 반했어요.

 

가을에는 날이 너무 좋아 여기저기 여행을 다녀서 생각보다 가을에 아이를 데리고 나오진 못했네요.

 


 

 

 

저는 햇볕에 비치는 그늘이 너무 예뻐서 계속 바닥만 쳐다보고 다녔어요. 흙색과 그늘이 어울려서 너무 마음에 드는 거 있죠? 정말 재미있게도 가을에는 바닥만 보고 다녔던 것 같아요. 너무 예뻐서 헤어날 수가 없더라구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겨울. 추운 겨울이 왔답니다. 올해 겨울은 유달리 춥고 눈도 많이 온다고 하더니 정말 너무 춥고 눈도 잊을만 하면 내리고 내리고 하네요.

 

눈이 쌓여있는 현충공원을 꼭 한번 사진에 담고 싶어서 혀니가 아빠랑 놀러 나간 날 혼자 외출했답니다. 아주 편하고 좋네요. ^^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아이들은 비닐포대를 들고 썰매를 탑니다. 그래, 썰매를 타러 멀리 갈 것 있나! 이렇게 타고 재미있지? 썰매를 타는 아이들을 보다 보니 우리 혀니 데리고 와서 한번 태우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혀니랑 여름만 되면 공원에 와서 앉아 놀던 벤치에도 이렇게 눈이 쌓였어요. 날이 좋으면 이곳에 와서 과자를 먹고 집에 가곤 했는데...

 

눈이 쌓인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감기에 걸릴 까봐 마음이 왔다갔다 해요. ^^

 

 


 

 

이렇게 쳐다보는 눈은 너무나 예쁜데. 곧 돌아서면 눈 때문에 불편하다고 투덜거리게 돼요.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구요.
 
결혼 전에는 겨울이 참 좋고 이런 풍경이 너무나 좋았었는데 이젠 눈만 오면 '어떻게 애를 데리고 왔다 갔다 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나이가 들고 상황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는 게 절실히 느껴져요.

 

 

 

 

 

여기는 봄이 되면 온통 벚꽃으로 뒤 덮여 분홍으로 이루어지던 곳이지요. 지금은 새 하얀 눈으로 뒤덮여있네요.

 

우리나라의 사계절이 이렇게 아름답다니...하나의 계절만 있었으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겠지요?

 

 


 

 

현충공원은 그리 크지 않는 규모의 공원이지만 왠지 숲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집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다른 곳은 숲을 보려면 멀리 나가야만 만날 수 있는 곳이 많으니까요. 저는 아이 손을 잡고 몇 분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숲이 있어 너무 행복해요.

 

 

 


 

참 안타까워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이 조그마한 공원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카메라는 그 느낌을 그대로 담을 수가 없네요.

 

느껴지시나요? 너무 예뻤는데...

 

 

 

 


동영상으로도 담아 보았답니다.

여러분, 느껴지시나요?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면 숲 속 깊숙이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요

 


 

 

 

얼마 돌아보지 않았는데도 너무 추워서 그리고 배터리가 다되어 집에 들어 가야겠어요.

 

아까 전에 본 아이들은 위쪽까지 올라왔네요. 썰매를 잘 타는 것 같아 보였는데 저러곤 바로 일어서요. 생각보다 썰매의 속도가 안 나거든요. 서서 스키처럼 탄다며 막대로 움직여봐도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네요. 그러자 아이들은 다시 처음 놀던 곳으로 걸어갔어요.


그래, 이곳은 누가 밀어줘야 타는 거야!! ^^

 

 

 


 

녀석들이 눈 여겨 본 곳은 바로 경사진 이곳!

보면서 계속 "괜찮을까? 잘 내려갈까?"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더니 먼저 한 명이 내려가네요. 엉덩이 아프다며 잘 안 내려간다고 하는 찰나. 다른 친구가 쏜살같이 내려가는 모습에 다들 "야!! 정말 재미있겠다" 하며 신나 하네요.


그래 저 정도 경사는 되야 재미있지^^ 애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잘 놀고 있네요.
 
현충공원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다양하게 있어서 너무 좋은 공원이에요.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고는 있지만, 언제나 화창한 봄날처럼 저를 반겨주는 공원이랍니다.
 

 

 

 

글·사진 | 천둥(이경미)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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