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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소통/광명동굴

동굴 속에서 아이디어를 캐다 - 자유인의 <광명가학광산동굴개발 국민제안 공모전> 도전기

  

 

광명시에 폐광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때가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광명가학광산동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계기가 소통위원 회의 때였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후 2011년 6월 28일, 소통위원들의 광명가학광산동굴 단체방문을 통해서 광명가학광산동굴을 직접 보게 되었구요.

 

처음 광명가학광산동굴을 개발할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서는 그동안 많이 보아왔던 어설픈 개발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바가 많았습니다. 세금만 낭비하고 나중에는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는 여러 테마파크 & 야외 세트장들이 떠올랐거든요.

 

 

 

 

 

 

그런 우려 속에 처음 광명가학광산동굴을 방문했을 때는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아무 개발을 하지 않았음에도 내가 사는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폐광산은 또 다른 신비한 공간으로서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때 동굴을 방문하고 난 뒤 블로그에 올렸던 제 글을 다시 보니,

 

1. 단순한 시설 투자만이 아닌 콘텐츠 개발이 함께 되면 좋을 것 같다.

2. 다른 시민들에게도 개방되어 동굴을 견학할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

3. 그 당시에도 (스스로 창의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내가 ^^;;) 광명가학광산 개발에 아이디어를 내고 싶다.

 

라는 마음을 밝히고 있었네요.

 

 

 

 

 

 

 

맨처음 광명가학광산동굴을 방문해서 안내를 받아 동굴 구석구석을 다닐 때는 이곳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보니 상상력이 발동하여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마구 떠올라, 일단 떠오르는 대로 아이디어를 대충 수첩에 적었습니다. 영화 '구니스'에서 봤던 장면과 '톰 소여의 모험'을 읽으며 상상했던 장면도 떠올랐습니다.

 

그 뒤로 동굴이 개방되어 많은 사람들이 동굴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가끔 듣기는 했지만... 동굴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거리에서 <광명가학광산동굴 국민제안 공모전>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과 귀찮은 마음이 뒤섞이는 가운데, 마감 날은 지나버렸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건지?ㅎㅎ 날짜가 연장 되었네요. 마감 7주일 전, 예전에 적었던 수첩을 찾기 위해 집안을 발칵 뒤집고 있는 저를 발견했고, 3일 전엔 혼자서 광명가학광산동굴을 다시 한 번 견학하기도 했어요.

 

 

 

 

 

 

 

그 뒤 3일에 걸쳐 일을 끝내고 밤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광명가학광산동굴 100년 스토리 책도 좋은 자료가 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제가 떠올린 아이디어를 다 적는 것도 힘들었고, 오래 전에 메모식으로 적어 놓은 것을 찾아 연결을 하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PT용으로 제대로 된 기획서를 완성해 제출해야 하는 게 부담도 되었고 시간도 모자라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형식 보다는 아이디어 내용을 주목해서 본다면 스스로 생각할 때 나름 제 아이디어가 좋을 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마감을 1분 여 앞두고 겨우 접수! 제가 언제나 이력서를 제출할 때나 공모전 접수할 때는 이렇게 마감을 1~2분  앞두고 아슬아슬한 시간에 접수하는 고질 병이 있답니다.ㅠㅠ 그 뒤로 두 번 정도를 다시 수정해서 올리고.... 발표가 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예전에 EBS 국민편성 제안 공모에 '실험정신부분'에 뽑힌 적도 있어서, 나름 자신감을 갖고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들이 복권을 사고 일주일 동안 무수한 꿈을 꾸듯, ‘만약 1등(대상)이 되어 상금을 탄다면...?’ 혼자 1등을 했을 때의 상황을 상상하며 기다렸지요. 

 

제가 상상한 내용은... 솔직하게 밝혀도 되려나요?ㅎㅎ

 

상상1. 평소 화장품이나 얼굴에 돈 안 쓰는 제가 피부 잡티를 없애고...

상상2. 마음에 드는 패션 시계를 사고....

상상3. 집안 식구들에게 맛있는 것 한 턱 쏘고...

상상4. 딸내미가 뭔가를 사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어쨌든 그걸 사주고...

 

뭐 그렇게 이런 저런 소박한(?) 꿈을 꿨었죠.

 

 

 

 

 

 

발표가 조금 늦어지는 동안, 마치 성적표를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학생처럼 몇 번이나 광명가학광산 홈페이지(http://cavern.gm.go.kr/)를 방문하여 공지사항을 스캔하고, 스캔하고, 스캔했어요.

 

 

 

 

  

 

드디어 최종 후보자 명단 발표!

 

하지만, 거기에 제 이름은 없었습니다. '아뿔싸~! 이럴 수가!!!' 내 아이디어 나름 괜찮았는데, 어떻게 된거야? 그럼 저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떤 아이디어를 낸 거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네, 맞아요. 저는 제가 떨어진 것에 대한 충격 보다 그게 더 궁금했습니다. 상금이 탐이 났던 것도 사실이지만, 제 아이디어가 인정을 받고 광산 개발에 반영되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거든요. 그래서 후보에 오른 작품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어요.

 

그런데 발표자 명단과 함께 1차 선발자들은 2차 관문인 PT를 해야 한다는 글이 적혀 있더군요. 아~ 만약 내가 1차에 뽑혔어도 준비할 시간도 그리 많지 않고, 발표할 때 자신감 부족과 함께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어쩌면 포기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무튼 그렇게 제 '광명가학광산동굴개발 국민제안 공모 도전기'는 짧게 끝이 났습니다.

 

 

 

 

 

 

자, 그러면 최종 경합에 오른 아이디어들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만 궁금했던 걸까요? ^^ 결국 저는 '광명가학광산동굴개발 국민제안 공모전' 발표심사가 있던 날, 취재를 자처했습니다.

 

 

 

 

 

 

처음에는 취재가 허락되지 않았다가 뒤늦게 허락을 얻어 대기장소인 영상회의실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대기 중인 발표자들을 인터뷰 하려니 다들 발표를 앞두고 긴장한 상태라 힘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인터뷰는 나중으로 미루고 조심스럽게 PT가 진행 중인 중회의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두께가 거의 5 ~ 7cm에 달하는 발표자료가 책자로 만들어져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고,

 

 

 

 

 

 

무작위로 PT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머무를 수가 없어서 5팀 정도의 발표만 들었는데, 각각 콘셉트가 다양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모두들 발표 준비는 많이 한 것 같았지만, 긴장을 하고 있는 게 보여서 제가 다 떨릴 정도였네요. 대부분의 발표자들이 발표시간을 초과하기도 했을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이었구요.

 

 

 

 

 

 

책자에 있는 내용과 발표자의 내용을 맞춰가며 듣다가 내용을 훑어보았습니다. 그중 가장 제 눈을 끈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기본 스토리와 콘텐츠로 한 아이디어였습니다.

 

 

 

 

 

 

발상 자체가 처음부터 다른 발표자들과 차별성이 있었다고 할까? 발표 도중 제가 아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한 선배의 이름이 나와 개인적으로 흥미가 더 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것인데 제가 예전에 아이디어를 메모해 놓은 것 중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도 있었구요.

 

 

 

 

 

그 밖에 다른 의견으로는 도깨비를 캐릭터로 해서 동굴을 도깨비 마을로 꾸미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 의견은 '다른 지자체에서 이미 도깨비를 이용해서 캐릭터 한 경우가 있지 않나?'라는 심사위원의 예리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캐릭터를 조형적으로 이용한 것과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은 다르지 않겠냐는 발표자의 변에 저도 동감했지요.

 

 

 

 

 

어떤 아이디어는 광산 개발에 관한 것이 아닌 캐릭터 개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뤄서 '발표자가 만든 캐릭터는 좋았지만, 주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건 차후에 캐릭터 공모 때 뽑혀야 하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솔직히 발표 내용을 하나씩 보면서 아쉬움은 커졌습니다. 제가 낸 아이디어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또 한편, 생각을 어떻게 풀어내어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내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 보여주는 편이 전달력이 높았을 텐데 그 생각을 못했다는 아쉬움과 역시나 그릇이 중요하다는 생각!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내가 생각한 것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

 

 

 

 

 

 

관심이 가는 안들의 발표까지만 듣고, 아쉽지만 밖으로 나왔습니다.

 

앞서 발표한 발표자 한명을 인터뷰 수 있었습니다. 포토존 아이디어를 내어놓은 청년이었죠. 그 분은 광명시에 살고 있는 20대의 요리사라더군요. 편견이긴 하겠지만 언 뜻 든 생각은 '요리사가 기획서를 쓰고 P.T까지?'라는 거였어요.

 

 

 

 

 

 

그러고 보니 대부분 대학생 나이 즈음의 사람들이 발표를 했던 것 같은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학교에서 기획서 쓰는 훈련과 PT 훈련까지 받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회의실에서 자신의 의견을 차분하게 발표하고, 심사위원의 급작스런 질문에도 순발력 있게 답을 잘 하더라구요.

 

그런 점이 놀라웠습니다. 학생 때부터 무장되고 훈련된 인재들?! 이런 인재들의 제안이 잘 받아들여져서 좋은 내용은 꼭 실현이 되면 좋겠습니다.

 

 

 

 

 

비록 나의 꿈은 그렇게 물 건너갔지만....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도 개발에 반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낸 의견 몇가지를 요약해서 올려봅니다! ^^

 

 

 

 

 

 

<자유인의 광명가학광산동굴 개발제안>

 

○ 광명가학광산동굴 테마파크의 콘셉트

  - '모험을 이루고 즐기는 곳' or '진짜 꿈과 모험이 있는 곳'

 

○ 광명가학광산동굴의 테마
 - 광명(光明)이라는 이름 그대로 '빛'을 주제로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체험하는 시설을 만든다.

 

동굴 관광개발의 구체적 아이디어
 - 실제로 동굴 탐험을 하듯 주제가 다른 각각의 구간을 탐방할 수 있게 단계별 코스를 만든다.

 - 모든 코스를 통과한 사람은 인증서 같은 것을 주고 명예의 전당 같은 공간을 만들어 부조로 얼굴을 새겨준다.

 

코스 예>

코스1.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면서 코인 등을 얻고 목표점에 이르러 보물상자를 여는 사람에게 상품을 준다.

코스2. 동굴 벽과 바닥 여기저기에 보석들을 숨겨 놓듯 박아 놓고, 레이저로 조준하여 보물을 찾았다는 신호를 컴퓨터로 보낼 수 있게 한다.

코스3. 롯데월드의 '혜성특급'처럼 공간을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는 모노레일, 우주선 같은 탑승기구로 색다른 체험을 한다.

코스4. 동굴 속 스킨스쿠버를 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동굴 속 물이 찬 부분도 탐험할 수 있게 한다.

코스5. 연인들을 위한 길을 만들어 끝이 막힌 곳 바닥에 하트모양의 돌에 다다르러 연인을 안고 그 돌 위에 서면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스토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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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별 시각적 연출

공간1.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수직으로 뻗은 나무에 한줄기 빛이 관통하며 신비한 음악이 흐른다. 시각뿐이 아닌 음향과 빛, 피톤치드 같은 향 등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다채로워야 한다.

공간2.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곳처럼 빛과 불의 영상이 나오는 동공. 이곳에서 금, 은으로 반지를 만드는 모습을 연출한다.

공간3. 나무에 책, 금화, 수정 등이 매달린 상태로 흔들리며, 반짝거리게 한다.

공간4. 사람이나 동물의 조각을 놓아두어 마치 마법에 걸려 돌이 된 듯 한 설정을 한다. 그곳을 걸어가면 센서에 반응하는 영상과 소리가 나와서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인터렉티브한 반응이 나오게 한다.

공간5. 영국드라마 '닥터 후'나 영화 '나니아 연대기'처럼 시간여행을 하듯, 동공별로 다른 시대 또는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연출을 한다.

공간6. 수많은 거울이 달려 있어 빛을 서로 반사할 수 있게 한다.

공간7. 동굴 속에서 비가 내리거나 눈이 내려 색다른 경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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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연계할 수 있는 것들

 - 광명가학광산동굴 주변 일대를 레져스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개발한다.(자원회수시설 벽에 인공 암벽장, 자전거 도로, BMX코스, 패러글라이딩, 스케이트 보드 시설 등)

 - 단계별 레저스포츠 강습, 캠핑 방법, 조난에서 살아남는 법 등을 가르친다.

 - 나이를 불문하고 다양한 문화, 예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와 갤러리 등을 만들어 미국의 '세도나'와 같은 예술촌으로 기억되도록 한다.

 -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 동굴을 탐험한 단계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동굴의 비밀지도를 찾아 가는 콘셉트를 만든다.

 - 어린이축제, 연인들을 위한 사랑영화제, 월드DJ페스티벌, 멀티미디어 미술제, 레저스포츠 축제, 힙합대회 등의 정기적인 축제를 연다.

 - 동굴 속에서 숙성시킨 발효음식을 이용한 힐링푸드를 개발한다.

 - 광명가학산 주변에 많이 살았다던 부엉이나 박쥐, 학을 캐릭터 상품으로 판매한다.

 

 

이 글을 쓰던 중에 다시 광명가학광산동굴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최종 발표가 났더군요. 역시 제가 좋다고 느꼈던 안들이 수상을 했네요. 수상 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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