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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철로 위의 로망, FOOD COURT - KTX 광명역 푸드코트 우동, 짬뽕, 된장찌개 & 버스 노선 안내

 



사촌 동생놈이 결혼한다고 합니다. 논산으로 가기위해 KTX 열차편을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논산행 KTX는 많지 않아서 부득이 새마을열차를 예매해야했습니다. 근데 소요시간이 한 시간이나 차이나더군요.

용산에서 논산까지 KTX로는 1시간 30분, 새마을호는 2시간 30분이었습니다. 가격도 새마을호는 22,000원 정도고, KTX는 28,000원인가로 얼마 차이도 안났는데 말이죠. 1시간의 기회비용이 6,000원밖에 차이가 안나다니요. 쳇~







암튼 충북 옥천이 고향인 저는 예전에 통일호도 타고, 무궁화호도 타고, 대전에서 옥천가는 비둘기호도 타고 그랬더랬습니다. 하지만 새마을호는 비싸서 거의 타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간만에 예전 최고의 기차를 타고도 비용면에서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침 8시 30분경 열차였던 것 같은데 조식 먹을 시간조차 없이 부랴부랴 나온터라 배가 고프긴 했습니다. 마침 용산역에 L버거점이 있더군요. 가볍게 송중기와 함께 올라 타기로 맘먹고, 버거셋트와 함께 오징어링을 시켰습니다.

사실 제가 L버거를 선호하고, 유일하게 들고다니는 멤버십 카드가 L사인 것은 오직 L버거점의 '오징어링' 때문입니다. 기차 안에서 바삭한 오징어링을 생각하고, 부스럭부스럭 봉지소리 내가며 꺼낸 오징어링. 시발역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이 없던 터라 맘놓고 튀김향을 맡으며 아작아작 먹었습니다. 근데 덜 익었는지 맛이 별로더라구요.

이런 시발역 롯개리아 같으니... ㅜㅠ

용산역 L버거점은 주요 메뉴 6가지 정도만 팔지만 오징어링 때문에 평소 먹지 않던 버거까지 시킨 거였는데, 저를 매우 실망시켰습니다. 송중기가 함께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손예진이면 적어도 실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ㅋ






토요일 야근에 이은 일요일 외출. 푹 쉬지도 못한 데다가 비록 결혼식 가는 길이었지만, 간만의 기차여행은 왠지 설레였습니다. 추수 끝난 들판에 옛날 서부 영화에서나 보던 흰색 둘둘말이 볏짚이 제법 운치 있더군요. 이런 풍경을 혼자 즐기며 가는 게 아까울 정도로요.

결국 끝까지 저 혼자였지만. +_+







아래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먹구름이 조금씩 보이더군요. 논산역에 내리는 부슬부슬한 비 때문에 한껏 연예인 포스로 치장한 결혼식 복장이 망가지지 않을까 우려도 했지만,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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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동생의 잼나는 결혼식을 보고 다시 논산역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서울으로 올라가야합니다.


오래전 시골집 옆에는 이런 철로가 있어서 종종 저 멀리 기차 지나가는 게 보였습니다. 어두운 밤에 마루에 서서 마당을 향해 시원하게 '쉬~'를 하며, 느릿느릿 기어가는 기차가 제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무언가 고민이 생길 때 철로를 보고 있으면 맘이 편해지는 게 그때부터 제게 기차는 어떤 의미가 되었었나 봅니다.







암튼 논산에서 용산행 KTX를 타고 가다보니, 몇 분 뒤에 광명역에서도 정차한다는 안내가 나오더군요. 재빨리 주무시는 아부지를 깨워서,

"현재 이 열차를 타면 용산까지 갈 수 있습니다. 차표 역시 용산으로 찍혀있습니다. 하지만 이 열차가 KTX광명역에서 정차한다면, 버스의 이동거리나, 지하철 대비 훨씬 안락하고, 빠른 형태로 광명사거리 주변 본가까지 갈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설명드리고자 아버지 귓속에도 속삭였습니다.


"아부지. 짐 내리시쥬."


아버지는 별말씀 없이 "그랴?"라며 아들을 믿고 바로 주섬주섬 옷을 챙기셨습니다. ㅋ






태어나서 첨으로 KTX광명역에 도착했습니다. 언뜻보면 공항같습니다.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실내가 이렇게 넓을줄은 몰랐습니다. 촌놈 서울와서 높은 빌딩 보며 두리번 거리듯 계속 "우와~"를 연발했습니다.

 
KTX광명역 홈페이지 바로가기






피로연 뷔페로 배를 든든하게 하고 왔음에도, 게다가 앉아만 왔음에도 배는 시간이 되니까 요동쳤습니다. 밥 달라고. 플랫폼에서 올라오자마자 1층에 위치한 푸드코트를 찾았습니다.






푸드코트 실내가 생각보다 꽤 예쁩니다. 이거 인테리어하신 분, 참 감각 있는 분입니다.

사진 중앙 상단 사람 둘 서있는 곳이 주문하는 곳. 메뉴판은 오직 그곳에만 있습니다. 가격은 보통 음식점에 비해 약 1,000원에서 2,000원 정도 비쌉니다. 번호표를 받아들고, 기다리면 <띵똥>하며 나눠준 기계따위가 울려댑니다.

음식 먹고 나면 식판은 알아서 중앙에 위치한 수거대에 갖다 놓는 시스템. +_+






울 아버지의 된장찌개. 아버지와 함께 술을 마실 때 우린 대부분 순대국집입니다. 또는 올갱이국. 머 대충 그렇습니다. 아버지의 입맛이. 파스타 등을 같이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ㅡㅡ;


해물된장찌개 7,000원 : 굉장히 뛰어난 맛이다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해물이 들어간 티는 났습니다. 게의 몸통과 다리가 보였고, 몇 가지 해물이 간간히 눈에 띄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오~ 맛있는데"를 말씀하시지 않은 것을 보니, 저와 크게 다른 생각은 아닌 듯 했습니다. +_+






짜장도 있었고, 짬뽕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속이 약간 느끼하셨는지 평소 잘 드시지 않던 짬뽕을 드셨습니다. 그런대로 먹을만 했습니다. 저 국물 뒤에 숨어있는 면의 양이 제법 많았습니다. 국물은 약간 느끼한 것 같지만 짬뽕이 가진 그 시원함은 그대로였습니다.

삼선짬뽕 7,000원






제가 먹은 우동과 유부초밥셋트 메뉴입니다. 유부초밥은 꽤 맛납니다. 우동에 섞인 유부는 꽤 짭쪼롬합니다. 국물은 약간 달달한 맛을 가졌습니다. 우동하면 옛날 고속도로에서 팔던 가락국수 맛을 최고로 여기던 저였기에 약간의 달달한 맛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습니다.

우동유부초밥세트 8,000원






제가 계산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서 계산해 버리신 밥값. 굳었습니다. 22,000원. 히죽.






식사를 마치고, 차를 가져오지 않은 저희는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플랫폼을 나섭니다. 그런데 비가 또 오기 시작했습니다. 쳇.

저의 옷이 젖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나, 부모님의 어깨에 빗방울이 떨어져 조금 슬펐습니다.

주차장으로 가려면 1, 2, 3, 4번 게이트를 이용하고,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5, 6, 7, 8번 게이트를 이용하여야 합니다. 저희는 광명행 12번 버스를 타기 위해 5번 게이트로 나왔습니다.






참고로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시는데,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5~8번 게이트로 나왔다면 총 3곳의 대기소가 나올겁니다.

제일 처음 나오는 대기소는 안양방면으로 가는 버스대기소,
가운데 있는 두번째 대기소는 광명 방면으로 가는 버스대기소,
마지막 세번째 대기소는 택시대기소입니다.

사진의 오른쪽 게이트를 기준으로 12번이 지나는 대기소가 바로 첫번째 대기소로 안양으로 가는 12번입니다.


광명KTX 각 버스노선 알아보기






12번 버스를 타고 익숙한 철산역에 내립니다. 사실 철산에서 암사동에 있는 저희집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로,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겐 부모님 앞에서 꺼내지 않았던 스맛폰의 영화가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부모님과 함께한 기차여행이 닭큐에게는 나름 즐거웠나봅니다. 지금 잠이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가까이서 오랫동안 얘기하다 보니, 부모님의 얼굴에서 늘어가는 나이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며 얘기했던 기억이 언제인지 모릅니다. 졸리지 않냐며 먼저 조용히 눈을 감아주시던 그분들 앞에 저는 그저 칭얼대는 어린 아들 같았습니다.

남들은 가을 지나 겨울이라는데 닭큐한테는 가을이 너무 늦게 찾아왔습니다. 갑자기 기차를 타고 여기저기 다녀보고 싶어집니다.







글·사진 | 닭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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