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새벽 2시.
은똥c는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습니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천둥은 강렬하게 치고,
사이렌과 함께 방송을 하는 소리도 들리는데 빗소리 때문에 제대로 듣질 못했습니다.
방송까지 나오니 목감천이 범람하는 건 아닌가~ 무서워서 직접 나갔는데요.
직접 밖에 나와서 보니 집에서 방송을 들었을 때 우려했던 만큼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물론 물이 많이 불긴했지만... 그래도 아직 다리 밑으로 여유공간이 있어보였거든요.
며칠 후, 목감천 모습~
같은 공간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깨끗하게 제 모습으로 돌아왔죠.
하지만 안양천의 모습을 보면~
그날의 심각한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
나름 바르게 서있던 아이들이 모두 누워있으니까요.
큰 비는 지나갔지만 한동안 하늘이 꾸물거렸었죠.
서울에서~ 경기도를 잇는 다리~
다리 밑에도 그날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는 듯 한 쓰레기들이 보입니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는 몰랐는데 난간도 유실되었더라구요.
헉~ 완전 놀랬답니다.
세어보니 한 10개 정도 유실!!
사진 중간에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다리 난간이랍니다.
비가 심하게 오긴 했지만, 다리마저 저렇게 만들 줄은~
철근이 중간에 잘려있는 걸 보고
물살의 힘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예쁘게 심어져있던 꽃들은 다 죽고,
그 자리에 잡초들만 제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곳곳에 패트병과, 스티로폼들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비가 올 텐데~ 그때도 이렇게 될까요?ㅠㅠ
풀들이 누워있는 지점을 보면서
안양천에 어느 정도로 물이 찼었는지 가늠해볼 수가 있어서
눈이 가는 곳마다 신기~ 신기했어요.
그리고 은똥c를 더욱 신기하게 탄성 짓게 만든 한 가지~ 바로 생명력!
질기고 질긴 생명력!!
그 높고 센 물살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아이들~
'나 살아있어요'하는 모습이
쨘~ 해보여 찍어주었습니다.
비가 온 후, 새로운 생명들도 진흙탕 속에서 싹을 피우는 것도 보이고
쪼만한 클로버들도 보이고...
생명력에 박수를~ 역시 온실 속의 꽃보다는 잡초가 짱이죠.
조경을 위해 심어진 듯 한 아이들 중 살아있는 아이들도~
사진을 찍어주었답니다.
'나~ 살아있~ 어요'하는 아이들 중에 빼놓을 수 없는 아이,
바로 코스모스.
7~9월에 열심히 피어줄 코스모스~
옆에 다른 꽃들은 쓰러져 버렸지만,
코스모스들만은 그 생명력을 마구마구 뽐내고 있었습니다.
살아있어서 다행이에요~
코스모스양~~^^
비록 잡초라 제대로 된 이름은 없어도
왠지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던 하루였습니다.
제가 꽃이름엔 무지하지만~
그래도~ 예쁘게 살아있는 아이들 덕에
왠지 나도 모진 풍파에 꿋꿋이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달까요?
비가 온 후... 생명력을 뽐내고 있는
나름 노력하며 살아나가고 있는 아이들 좀 봐주세요~^^
꽃도 소중한 한 생명이라는 것을 알리 듯~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지금쯤이면 아마 더 많은 꽃들이 소생하고 있을 거예요.
훼손된 시설들도 많이 복구 되었을 테구요.
우리도.... 힘든 시간 속에서도 오래 버티면 언젠가 꽃피울 날이 오겠죠?
비오고나서 이제는 더위로 짜증나는 요즘,
식물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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