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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봄은 무슨 맛일까요? - 향긋 바삭한 봄요리 '냉이튀김'

봄은 무슨 맛일까요?

 

향긋 바삭한 봄요리 '냉이튀김'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글·사진 곧미녀(김경애)
Blog. http://blog.naver.com/hvhklove
미녀의 정원


3월의 끝자락, 시어머니 생신이 있어 내려간 전라북도 무주.

들판엔 벌써 봄을 알리는 햇살이 소복하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산자락을 타고 논밭으로 살랑거리는 바람을 따라 봄의 전령인 냉이를 찾으러 칼과 비닐봉투, 그리고 휴대폰을 무기처럼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언제나처럼 시아버지께서 앞장을 서시고, 귀염둥이 조카녀석도 함께 냉이를 찾으러 갑니다. 만약 빈 손으로 돌아오더라도 봄소풍을 다녀온 듯, 기분은 상쾌할 것 같아요.
 
집에서 멀지 않은 논두렁엔 냉이가 지천입니다. 서둘러 무기를 장전하고, 자! 이제 냉이를 캐볼까요?

 

 

 

 

 

 

조카녀석이 부른건지, 냉이 향이 부른건지... 손아래동서도 냉이캐기에 합류했네요. 가지런히 쌓아올려진 저 통나무들은 솜씨 좋은 시아버지께서 겨우내 만들어 놓은 땔감 겸, 표고버섯 재배용 참나무랍니다.

 

 

 

 

 

 

냉이가 있는 언덕엔 봄마중을 나온 들풀들도 많았어요. 살짝 스치기만 해도 손에서 풀냄새가 진동할 듯해요. 진한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렙니다. 봄을 타는 걸 보니... 내 마음은 아직도 십대인것 같죠?

 

 

 

 

 

 

크로바 잎사귀에 위태롭게 매달린 무당벌레. 겨울이 남기고 간 말라버린 풀잎과 봄을 알려주는 초록 풀잎 사이에서 붉은 무당벌레가 유난히 눈에 띄었어요. 요 녀석은 집이 어딜까요?

 

 

 

 

 

 

노란 꽃이 앙증맞게 피어있는 들풀이네요. 다른 지역에선 봄나물로 무쳐먹기도 한다는데 무주에선 그냥 예쁜 꽃일 뿐입니다.

 

 

 

 

 

드디어 냉이를 찾았어요. 마치 꽃처럼 환하게 피어있는 냉이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들풀들 사이에 숨어있던 냉이들을 발견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어쩜 이렇게 많을까! 하고 기뻐할 틈도 없이 어서 쑥쑥 뽑기 시작해야겠죠? 냉이를 집어 든 손에서 향긋함이 물씬 피어나는 것이 봄나물을 대표할 만하네요.

 

 

 

 


 칼로 열심히 냉이를 캡니다. 영차~ 영차~~ 사진 찍는 건 잠시 쉬고... 

 

 

 

 

 


 

30분 동안 캔 냉이랍니다. 많죠? 시골집 마당에 쏟아 놓으니 들판의 봄을 몽땅 데려온 듯 수북해졌어요. 이제 냉이를 깨끗하게 씻어보겠습니다.

 

 

 

 

 

 

산골에 자리잡은 시댁엔 아직도 지하수가 나옵니다. 커다란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냉이와 함께 따라온 흙을 씻어내고, 씻어내고, 씻어냅니다. 열 번도 넘게 냉이를 씻고 냉이에 붙어있는 지푸라기, 다른 풀들을 떼어내고... 또 떼어냅니다.

 

 

 

 

 

 

깨끗해진 냉이. 이젠 물기를 쏙 빼야합니다. 탐스러운 냉이가 바라만 봐도 흐믓하게 하네요. 물기가 빠질 동안 냉이로 무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막간을 이용해 시아버지께서 쌓아둔 참나무의 변신을 지켜볼까요?

 

 

 

 

 

 

표고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참나무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 종균을 하나씩 넣어 줍니다. 가을철에 표고버섯을 따 주시면 전 그냥 맛있게 먹기만 했는데, 손이 이렇게 많이 가는 줄은 몰랐어요. 하얗게 찍힌 점들이 바로 버섯 종균을 넣은 거랍니다. 향이 진한 표고버섯이 저기서 생기는 거예요.

 

 

 

 

 

 

표고버섯 재배는 시아버지께 맡기기로 하고 맛있는 냉이요리를 해볼까요? 물기가 쏙 빠진 냉이를 부엌으로 순간 이동시켰어요.
 

 

 


요리제목  '들판의 봄을 느껴~ 봐요'


재      료  냉이, 밀가루, 튀김가루, 식용유

 

준비가 차~암 쉽죠?

 

 

 

 

 

 

1. 먼저 냉이에 밀가루를 살짝 묻혀 주세요. 그래야 튀김옷이 잘 입혀진다는 거!

 

 

 

 

 

 

2. 넓은 볼에 튀김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묽게 만들어 줍니다. 너무 걸죽하면 모양이 영~ 안나오니 적당하게요.

 

 

 

 

 

 

3. 냉이에 튀김옷을 입혀 주세요. 여기서 옷을 입힌다는 건, 그냥 살짝 담궜다 빼라는 말씀.

 

 

 

 

 

 

4. 달궈진 팬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기름이 달궈지면 조심조심~ 냉이를 투하시켜 주세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모양이 예쁘지 않아요. 냉이 모양이 얼마나 예쁜지... 튀겨보면 알 수 있답니다. 냉이를 튀길 땐 노릇노릇 한번만 튀기세요. 두번 튀기면 안되요.

 

 

 

 

 

 

5. 체에 건져서 기름을 빼줍니다.

 

 

 

 

 

 

6. 한번 더 키친타월에 기름을 쏘옥 제거해요. 노릇노릇한 게 맛있겠죠? 냉이를 튀길 때 이렇게 튀김가루를 쓰면 따로 간을 하거나 양념장이 없어도 맛있답니다.

 

 

 

 

 

 

7. 냉이를 다 튀겼다면 5~10분 정도 가만히 두세요. 기름 냄새는 달아나고 냉이가 데려온 봄내음이 다시 살아날 거예요. 튀긴 직후보다 훨씬 더 바삭해지기도 하구요.

 

이 위에 콩가루와 잣가루를 뿌려주면 더 고소해지고 냉이에 부족한 영양분도 보충 할 수 있어 금상첨화예요.

 

 

 

 

 

 

8. 먹기 전 접시에 예쁘게 담아주는 센스~ 하나 집어 먹었더니 어찌나 바삭하고 향이 고소하던지... 어른들도 아이들도 모두 좋아했어요. 꽤 많았던 양의 냉이튀김이 순식간에 사라졌답니다.

 

 

 

 

 

 

 

 

광명보다 조금 일찍 무주에 내려앉은 봄. 그 가슴 따뜻한 이름을 선물하기 위해 제가 따스한 햇살과 냉이의 파릇한 향을 사진에 담아 데려왔어요.

 

 

 

 

 

 

무당벌레의 화려한 무늬처럼 찬란한 무주의 봄 햇살을 느껴보세요~^^

 

만약 이것만으로는 살짝 부족하고, 봄의 맛을 직접 맛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무주로 모셔다 드리거나 튀김을 먹여드릴 수는 없지만 대신 한가지 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봄내음이 담긴 음식을 드시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면 됩니다.

 

 

 

 

 

 

바로 광명시장이예요. 없는 것이 없는 곳이랍니다.

 

 

 

 

 

 

채소가게 정도는 금방 찾을 수 있어요.

 

 

 

 

 

 

봄나물 종류도 참 많네요. 얼갈이, 참나물, 유채, 비듬나물, 세발나물, 취나물, 참나물, 고사리, 머위, 미나리 등 등....

 

 

 

 

 

 

저와 함께 요리했던 반가운 냉이도 여기 있어요. 직접 냉이를 캐러갈 여건이 안되시는 분은 바로 광명시장으로 향해주세요. 봄내음이 한가득 기다리고 있을 거랍니다.

 

그리고 광명시장에서 만난 봄의 요리는 저의 바톤을 이어받아 누군가가 해주시리라 믿어요. 다음 포스팅 이야기로 이어주실 필진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