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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희망을 조립하는 곳, 희망터를 아세요?

지적 장애아를 둔 부모님들의 제일 큰 고민이 무엇인지 혹시 아세요?


지적 장애 아이들도 여느 아이들과 똑같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졸업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학도 갈수 있죠.
그런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님의 근심도 성장하는 아이처럼 쑥쑥 늘어만 갑니다. 왜냐하면......


졸업 후엔 더 이상 아이들이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죠.


아, 복지관이 있군요.
하지만 그곳은 언제까지나 계속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랍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복지관으로 오는 다른 후배들에게 다시 물려주어야 할 자리니까요. 인원이 정해져있기 때문입니다.


일할 능력이 있고, 또 일할 의지가 있는 건장한 청년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을 때,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느끼는 좌절감은 이 사회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게 될 겁니다.


이런...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

제1기 시민필진으로서 이러한 지적 장애 청년들에게 빛이 되어주는 '희망터'를 소개하는 글로 공동 프로젝트에 첫 동참을 해보고자 합니다.


하안동 끝자락의 광명시범공단 내 311호.

 


이곳은 광명시지부 지적장애인 협회장님께서 시에서 위탁을 받아 작년 9월부터 운영하는 장애인 재활 작업장이랍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50분. 모든 직원분이 열심히 작업에 몰두하고 계셨답니다.
사실 방문하기 전에는 작업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내심 조마조마했는데, 막상 가보니 저에게 별로 관심을 주지 않아서 살짝 섭섭하기까지 했어요.


그런 생각도 잠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진지한 분위기에 제가 너무 긴장해버려서 직원 한 분 한 분과 대화를 나누려던 애초의 계획도 깜빡했습니다. 인터뷰 해주신다고 했던 사장님도 아직 안 나오셔서 혼자서 취재하는 내내 더더욱 위축됐죠.

 

 


희망터는 중소기업에서 일감을 받아와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어떤 일인지 아시겠죠?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멀티탭'을 조립하는 작업이 한창이군요.

 


 


23명 직원 모두 한눈 팔 사이도 없이 열심히 일하고 계시네요.

작은 부품 하나 하나 조립하면서 실수로라도 책상 밑으로 굴러떨어뜨리면 큰일일거예요. 불편한 몸으로 떨어진 걸 찾아서 다시 집어올려야 할테니까요. 쉽지 않은 작업이겠어요.


 

위 사진은 마지막 공정인 포장 작업이에요.
일하시는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얼굴을 살짝 피하시네요. 일하시는데 신경쓰이게 한 것 같아 제가 그만 죄송스럽더라고요.


 

이렇게 직원분들의 수고로 다 완성된 멀티탭은 박스 포장되어 차곡차곡 쌓이죠.


 

직원분들의 휴식공간도 찍어봤어요.


 

마지막 과정으로 완성된 물품을 운송하는 차량 사진까지 찍었는데...



오늘 블로그 포스트 취재차 인터뷰 약속하신 회장님이 아직 연락도 없이 안오시네요;


관리자분이 저 대신 전화를 드렸더니 또 다른 사무실에서 급한 일을 처리하고 계시다네요.
이런... 저보고 그쪽으로 오라는 말씀. 다행히 그쪽으로 가는 "라마의 집(회장님이 운영하는 장애인 단기보호시설)'차량을 타고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동하는 동안 내내 섭섭한 마음이 들었어요.
어쨋든 회장님이 계신 곳을 찾아갔답니다.
 


 

무슨 문패가 이리도 많을까요...


많은 문패에 조금 멈칫했지만 대담하게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그리고 섭섭한 마음을 뒤로하고 일단 회장님을 만나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희망터를 운영하시는데 어떤 어려운 점이 있는지 여쭤봤어요.

회장님께서는 직원들이 작업 속도를 올리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봉사자분들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일감이 더 많아지면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할 수 있다는군요.

지금은 직원이 23명뿐이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을 앞으로도 계속 받아들여 40명 이상 고용하는 게 목표라고 말씀하십니다.

또, 회장님께서 "저도 신체 장애인이에요. 우리 장애인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려 하지 말고, 일감과 일자리를 제공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곳을 희망터 직원들의 생활터전으로 만들고 싶어요." 라는 따뜻한 말씀도 해주시니 서운했던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죠.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는 이곳 임금만으로도 생계가 가능하게끔 만드시겠다는 뜻으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제가 작업장에서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빈 수레죠.

"여기 실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글로 포스팅을 마무리하려고 찍었답니다.

저 수레에 실어야 할 것은 이곳 직원분들이 조립한 희망입니다.


"조립한 희망" 혹시 어색하고 거북한 표현인가요?
희망이 없다고 절망하고 있으면 그 끝은 무엇인가요? 신이 희망을 조립해주지 않으셨다면 그 누군가는 스스로 희망을 조립해야겠죠.

조립하는 손길. 그 손길의 따뜻한 온기 그 자체가 바로 희망이 아닐까요?
앞으로 이 수레에 많은 희망이 실릴 수 있게 우리의 작은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1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박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