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 소통

다문화인형극- 여우와 두루미

 

 

 

다문화 인형극을 본 적 있나요?

얼마 전 하안도서관 문화교실에서 몽골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재미난 인형극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광명시 도서관에서 다양한 인형극을 보아왔지만 다문화 인형극은 처음이었기에

 궁금한 마음이 가득했답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더 이상 단일 혈통의 민족이 아니라고요.

지난해 농촌체험을 갔을 때 그곳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을 만났고,

며칠 전 제가 사는 아파트에 이삿짐센터에서 온 이주민 노동자들을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곳곳에서 특히, 사람들이 '3D'(어렵고 위험하고 지저분한)라고 일컫는 작업환경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은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결혼이민자들도 많아지고 있지요.

광명시에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이주여성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왼쪽부터 일본, 몽골, 이란에서 이주한 여성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나라 인사말로 인사를 하며 자신의 소개를 합니다.

'곤니치와~', '사인 베노~','살롬~'

 

 

 

 

 

 

인형극을 이끌어 갈 세분의 선생님들의 국적은 다르지만,

오늘은 몽골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할 겁니다.

몽골에서 오신 선생님께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을 향해 환한 웃음과 함께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 몽골은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몽골의 수도는 어디일까요?"

아이들은 스크린에 펼쳐진 세계지도 속의 '몽골'이란 단어를 바라보며 조용히 있네요.

 

 

 

 

 

 

'우리와 비슷하게 생긴 이모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가 봐.'

'몽골은 어디에 있지? 처음 들은 나라인데?'

아이들의 머릿속에 아마 이러한 생각들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의 질문에 정적이 흐르다 잠시 후 어떤 아이가 반문을 하네요.

"선생님, 그런데 아프리카는 어디에 있어요?"

.......

아니 웬 동문서답을!!!^^

 

 

 

 

 

 

이제 아이들에게 낯설기만 한 몽골에 대해 본격적인 소개가 이어집니다.

몽골의 국기와 사막이 많지만 사계절이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

해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채소 칼국수에 전통의상까지 생소하지만 흥미 있는 이야기였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추가로 들은 몽골의 전통 집은 이동식 집이라는 사실에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게다가 몽골에서 온 선생님은 이상한 질문을 하네요.

"친구들, 이사 갈 때 집을 가지고 가나요?"

아이들은 일제히 "아니요?"라고 외칩니다.

선생님은 "몽골에서는 이사 갈 때 살던 집을 접어서 가지고 갑니다. 다 접는데 2시간이 걸린답니다."

아이들은 더욱 어리둥절해하지만 신기한지 선생님과 스크린 속의 몽골 사진들을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몽골에 대한 짧지만 신기한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OX 퀴즈 가 있을 거라고 합니다.

퀴즈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눈이 번쩍해서 자세를 바로잡기도 합니다.

'몽골에 대해 지금까지 들었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요? 아~ 생각이 잘 안 나네요^^;;'

 

 

 

 

 

 

긴장하며 시작된 OX 퀴즈의 첫 문제는 아이들이 가장 신기하게 여겼던

 몽골 전통 집에 대해서입니다.

이동식 집인데 이름이 '게르'라고 했던 것 같아요.

저도 간신히 기억이 나는데, 아이들은 잘 기억해 낼까요? ^^

 


 

 

 


"자, 맞으면 'O', 틀리면 'X'로 두 손을 들어 표시하는 거 알지요?"

일본 선생님의 이야기에 화답하듯

아이들이 일제히 첫 문제에 동그라미로 답변합니다.

모두 재미있다며 관심을 가지고 들었던 부분이라 기억해내기가 쉬웠나 봐요.^^

 

 

 

 

 


퀴즈는 모두 5문제였어요.

몽골 학교의 입학식은 우리와 다르게 9월이라는 것과

 몽골에 우주인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문제 아이들은 엄마나 옆 친구에게 물어보며

열심히 두 손 들고 의사를 표시했답니다.


 

 


드디어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렸던 인형극 시간이 되었답니다.

'여우와 두루미'란 제목의 인형극은 다문화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었어요.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교훈적인 내용의 인형극이었지요.

교활한 여우의 꾐에 빠져 두루미는 자신의 새끼들을 잃게 되지만,

결국 두루미에 의해 여우는 하늘에서 떨어져 죽게 되는 권선징악이 담긴 통쾌한 이야기였답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만들기 활동 시간입니다.

몽골 전통 집인 '게르'를 만들 겁니다.

몽골 선생님이자 좀 전까지 두루미 엄마였던 이모가 아이들에겐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완성된 종이 게르집을 보여주며 또박또박 한국말로 설명해주는 선생님을

 아이들은 친근한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자매가 나란히 앉아 다문화 선생님들이 나누어준 만들기 재료를 하나하나 뜯어내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초등생, 유치원생인데 엄마가 이주민 여성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인형극을 보러 온 엄마들 중에도 자세히 보니 이주민 여성들이 곳곳에서 보였어요.

파란 눈을 가진 아이도 있었고, 우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어딘가 약간 다른 느낌이 드는 아이들도 보였고요.

아마 오늘 무대에 선 선생님들의 자녀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엄마를 보며, 혹은 친구를 보며 뿌듯할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이란 선생님이 건네주는 마이크에 대고 두루미 엄마 선생님은

종이로 된 게르집 만들 때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실 끼우기 작업에 대해 설명합니다.

어린아이들이 많아서 혼자서 하기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따라 했어요.

과연 종이 게르집이 무난히 만들어질까요?^^


 


 


물론 혼자서는 힘들겠지요.~~

그래서 여우 선생님까지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도움을 주고 계시네요.

저는 여우 의상을 입은 이란 선생님의 꼬리를 보는 순간 '화들짝'놀랐답니다.

연기도 어쩜 정말 여우처럼 교활하게 잘하시더니, 이번엔 친철한 여우가 되어 나타났네요!

 

 

 


 

 

드디어 종이로 만든 몽골 전통 이동식 집인 '게르'가 완성되었습니다.

몽골, 이란, 일본에서 오신 선생님들과 엄마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한 사람도 낙오됨 없이 게르집을 만들 수 있었답니다.

"자 이게 몽골 전통 집인 게르에요."

 

 

 

아이들 모두 자신이 만든 게르를 보여주며 몽골 선생님이 알려준 인사를 합니다.

다문화 사회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몽골은 더 이상 낯설고 먼 나라는 아닐 것입니다.

 

 

- 온라인 시민필진 비젼맘(최지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