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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역사 속 그를 깨우다 - 무의공 이순신 찾아가기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던 조선을 온몸으로 지켜낸 충무공 이순신.

그는 모두가 아는 명장이다. 그리고, 그의 휘하에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함께 겪으며 많은 승리를 이끌어낸

 또 하나의 이순신이 있다. 무의공 이순신(武毅公 李純信)이다.

 

 

 

 

 


아마도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의공 이순신에 대해 아는 바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살았던 시기는 충무공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살았던 때이고, 역사의 스포트라이트는 충무공에게 머물고 있기에... 몇 년 전 공존의 히트를 기록한 KBS 역사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얼마 전 개봉되어 역시나 큰 인기몰이를 한 영화 '명량'. 그 드라마와 영화 덕에 요즘은 그의 이름과 존재에 대해 막연히나마 알고 있는 사람은 조금 늘었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그리 유명하지 않다.

 

무의공 이순신은 광명시에서 태어났고, 광명시에 묻혀 있다. 그리고, 12월 27일은 그의 탄생일이다.

 

갑자기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싶다는 호기심이 생긴다. 무의공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여러 자료들 속에서 글자로 잠자는 그를 깨워 내 눈앞에 살려내는 흥미로운 작업을 시작했다.

 

 

 

 

 


참 흐뭇한 일화다.

공을 세우는 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적을 무찌르는 것에 성실히 전념하는 장수와 병졸, 그리고, 열심히 싸운 부하의 공이 누락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는 상관의 세심한 보살핌이 있었다. 이것은 사실 매우 중요해 보인다. 군에서는 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숨을 걸고 싸운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음에도 제대로 공을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거듭된다면 군의 사기는 떨어질 것이며, 나아가서는 전의 마저 상실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적과 대치해 있는 전쟁 상황에서 간과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충무공은 군영 내의 재정과 해군의 핵심 전력인 거북선 제작을 맡길 만큼,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전투에서 선봉장 역할을 맡길 만큼 무의공 이순신을 크게 신뢰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의공은 그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내며 충무공의 신뢰에 보답했다.


충무공 이순신과 무의공 이순신과의 마지막 인연은 아마도 노량해전이었을 것이다. 이 전투에서 적의 탄환에 맞아 쓰러진 충무공을 대신하여 전군을 지휘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한 이가 바로 무의공이다. 마음이 먹먹해지는 대목이다.

 

 

 

 

 

 

 

길이 굽어지는 대목마다 앞으로의 남은 거리와 방향을 표시해주어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떨어져 쌓인 낙엽이 폭신폭신하다.

 

 

 

 

 

기대와 호기심을 안은 채 만난 무의공 이순신의 묘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소박했다.

 

전란에 공을 세운 왕실 후손의 무덤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당시의 무덤 형태로서 격식은 제대로 갖추고 있는 듯했다. 봉분에 둘러진 호석과, 봉분 앞의 문인석, 무인석, 상석, 향로석, 문방석 등의 석물들이 정갈하게 제자리를 잡고 있다.

 

 

 

 

 

 

봉분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둘레석과 제물을 올리는 상석과 그 앞의 향로석이 단정하다.

 

 

 

 

 

봉분 앞쪽으로 석등과 문인석이 쌍을 이루어 서 있다.

 

 

 

 

 

무인석은 장군의 묘 조금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문인석, 무인석은 모두가 저승에서의 안락함과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지만, 문인석이 무인석보다 좀 더 상석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보니 문(文)을 우대하고 무(武)를 천시했던 조선시대의 사상이 무관 장수의 무덤에서조차 발견되는 것 같아 조금 서글프다.

 

 

 


 

 

 

오늘날 우리는 운 좋게도 움직이는 무의공 이순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바로 SS-068 이순신이 그것인데, 이는 우리나라 해군의 잠수함 이름이다. 대한민국 해군의 장보고급 잠수함의 7번 함이고 1999년에 실전 배치되었다고 한다. 역사 속 명장의 기백과 장수로서의 능력을 오늘날에도 기억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해군의 마음이 느껴진다.

 

 

 

 

 

16세기, 혼란스럽던 전란의 시기에 나라와 백성을 지켜낸 수많은 무장들이 있었고, 그중에 한사람 무의공도 있었다. 정적들의 견제로 인해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나 자신의 능력과 됨됨이를 인정해주었던 상관에게 충성을 다함으로써 풍전등화와 같던 나라를 지켜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장구한 세월 속에서 그의 이름은 그리 또렷하게 기억되지 못하고 있었다. 영정 그림이라도 한 폭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그마저도 없다. 많이 아쉽다. 하지만, 광명에서 태어났고 광명에 묻혀 있는 무의공 이순신을 그가 태어난 12월엔 뚜렷하게 기억해 두고 싶다. 이만하면 충분히 자랑스럽지 않은가?

 

 

 

글·사진 |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카라반(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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