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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우리의 미래 청소년

'너희는 학교가 즐겁니? - 평생학습축제중 청소년들을 위한 컨퍼런스에 참여했습니다.

 

 

 

평생학습축제가 11월 한 달 동안 광명시 전역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들에 의한 컨퍼런스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습니다. '너희는 학교가 즐겁니?'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어떤 내용일지 깊게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오로지 제목에 이끌려 가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하안무비컨퍼런스'가 열리는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방황하다가 발밑에 반가운 문장이 보입니다. '너희는 학교가 즐겁니?' 아직 제 아이들은 초등학생들이라서 인지 학교에 친구들을 만나러 즐겁게 다닙니다. 그런데 우리 청소년들은, 과연 학교가 즐거울까요?

 

 

 

 

하안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하는 길바닥 곳곳에 안내광고지가 붙어있었어요. 처음 오는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것 같아요. 가는 길목에 시민들이 창작한 시들도 읽다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들었네요.

 

 

 

 

 

​대강당에는 청소년들이 이미 앞자리를 가득 메우고 친구들과 도란도란 수다 떠느라 바쁘네요. 아! 이제야 제목 이외의 내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청소년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하는 시간이 되겠군요.

 

 

 

학교폭력에 대한 청소년들의 포스터가 강당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어요. 장난으로 쉽게 생각하여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군요.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학교폭력은 일어나지 않을 텐데 행동뿐만 아니라 언어로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문제의 발단이 되는 것 같습니다.

 


 

 

 


EBS 다큐로 방영된 적이 있는 학교폭력에 대한 영상을 같이 시청했어요.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들이 나와 자신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더 이상 학교폭력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세상을 향하여 호소하는 외침이 있었어요.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오고 같은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학교폭력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 학생들뿐만 아니라 부모, 선생님, 사회, 교육당국, 정부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 시간이었네요. 학교폭력의 피해자들보다 가해자의 편에 서는 사회, 피해자만 오해받고 더욱 상처 입는 사회,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의 잘못으로 치부될 때가 많은 현실을 알게 되니 더욱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영상을 본 후 청소년과 교사 대표, 부모님, 교육전문가들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학교폭력을 보는 시선과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가림 중학교 학부모 대표로 나온 한 아버님의 자녀에 대한 고민과 답답한 교육 현실에 대한 이야기로 컨퍼런스는 시작되었어요.


 

 

 

 

사회자 : 학교생활에 대해 자녀와 자주 대화를 나누는 편인가요?

 

 

학부모 : 딸이 아빠를 수사관이라고 부릅니다. 딸아이가 집에 오면 학교에서 1교시부터 집에 올 때까지 자세하게 물어봐요. 그래야 마음에 안심이 되거든요.

학부모 입장에서 교육 현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모든 교육이 대학입시에만 초점이 맞추어져있어요. 인성교육도 필요한데 말이죠. 신념을 갖고 고민할 시간이 학생들에게 필요하나 현시점에서는 불가능합니다. 학교폭력은 답이 없어요. 가장 큰 문제는 사후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에요. 예방이 중요합니다."


 

하안종합사회복지관 대강당에는 가림중, 하안중, 하안북중에 다니는 학생들이 일부 참여했습니다. 학교폭력에 관심 있는 학부모나 선생님들도 보였고요. 모두 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고자 귀를 쫑긋하며 열심히 듣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엔 학생대표로 나온 장진영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학교폭력의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학교에서 받는다고 말을 시작하는 장진영 학생에게 사회자는 단도직입적으로 학교폭력 발생 원인에 대해 물어봅니다.

 

사회자 : 왕따나 집단따돌림이 왜 발생한다고 생각하세요?

학생 : 처음에는 사소한 싸움으로 친구와 다투었는데 다른 친구한테 이야기를 하니 그게 뒷담화같이 되는 것 같아요. 반에서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도 많은 것 같고요. 가해학생들은 괴롭힘이 아니고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것 같아요.

 

 

 

사회자 : 피해 학생이 바로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신고나 알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학생 : 아무래도 보복이 두려워서 한번 이야기하고 나면 더 심하게 괴롭히지 않을까? 친한 애도 있었는데 더 소외되지 않을까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장진영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또래 청소년들은 컨퍼런스 시작 전에 떠들던 모습은 간데없고 모두 공감하는 눈치입니다. 아마 이들 중에는 실제로 학교폭력을 당해보거나 행한 친구도 있을 것입니다. 이 컨퍼런스를 통해 학생들이 좀 더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가림중학교에서 3년째 아이들 생활지도를 하고 있는 선생님(사진 우)의 의견도 들어봐야겠죠.

 

"학교폭력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해결책도 우리 안에 있습니다. 학교폭력의 90% 이상이 전부 장난입니다. 중학생들이 신체적으로 엄청 많이 컸는데 정신적으로는 아직 판단이 안되거든요. 그렇다 보니 자기 기분에 휩싸여 행동하고 다른 아이도 같이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금품갈취가 돈을 꼭 뺏는 것만은 아닙니다. 선배가 후배에게 “야 언니 생일이다.” 이것도 금품갈취입니다. 동료는 친하니깐 괜찮은데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건 금품갈취입니다. 왜냐면 이 말을 들은 후배는 생각이 복잡해져요. 어 뭐 해달라는 건 아닌가? 자기 돈 없으면 친구랑 돈같이 모으고 친구가 돈 없으면 그 밑으로 내려가고 그렇게 쭉 이어집니다. 그런 것도 폭력이 되더란 말입니다.

 

학교폭력대책 위원회는 꼭 필요하고 공정하고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피해자도 억울한 게 있으면 안되고 가해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이렇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학교와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불신보다는 믿어주면 좋겠다는 바램도 이야기했어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사실 학교 업무가 많습니다. 어떨 때는 하루 종일 행정처리하다가 시간이 갈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학교에 오면 선생님들이 보호자입니다. 학교를 불신하면 계속 트러블이 생기니까 믿어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믿어주시고 선생님들도 같은 부모 입장에서도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교육전문가로 소개받은 광명시 인재 육성 재단의 이은경 실장(사진 좌)은 교육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다른 나라에서의 학교폭력 사례와 대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어요.

 

대체적으로 그러한 나라들은 우리나라보다는 제도나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더군요.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한다는 것이 우리하고는 조금 달랐습니다. 또한 언어적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도 학교폭력에 해당되므로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요.

영국의 경우는 ABC 제도가 있어 실제적으로 사안이 발생되었을 때 정확하고 세밀한 관찰을 먼저 하게 되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명확한 처리 기준이 있다고 합니다. 객관적인 방법으로 신속히 사안들이 처리가 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사안이 발생했을 때 미적대다 처리가 너무 길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처음에 본 다큐 영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어요. 선생님들에게서도 폭력이 가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school police(학교 경찰)가 있어 따로 배치되기도 하고요. 우리와 다르게 엄격하게 낙오나 낙제도 행해진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은경 실장은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 원인 중의 하나를 '문화'로 보았습니다.

"우리 나라와는 기본적인 문화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우리나라 어머님들의 심리분석이나 뇌를 실험한 결과가 있는데 행복의 기준들이 저희는 상대적인 거예요. 우리 아이와 옆집 아이와 항상 비교하는 거죠. 상대적인 평가가 우리 안에서 행복의 기준이 된 거죠. 외국 같은 경우는 자기만족이 우선이기 때문에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적 분위기 등이 달라서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예방과 사후 처리가 적절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컨퍼런스장을 나오면서 또 하나의 포스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아이만 괜찮으면 되지 않나?'하는 생각으로 다른 아이들의 아픔을 외면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이제 우리 청소년들과 학교 현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아주 작은 문제도 소홀히 여기지 않아야 됩니다. 별것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학교폭력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예방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이를 위해 적절한 제도가 마련되는 게 중요하겠지요.



'너희는 학교가 즐겁니?' 오늘의 컨퍼런스의 제목이 이제는 즐겁게 다가오지 않네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일상의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학교가 슬픔이고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답답한 현실에 마음이 무겁네요. 어서 빨리 청소년들에게 학교가 즐거운 곳, 평생 동안 잊히지 않을 추억의 배움터로 기억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글·사진 |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비젼맘(최지연)

Blog http://blog.naver.com/chjy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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