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감천 물길을 거슬러 봄 마중하러 갈까요?
코끝에 스치지는 바람이 제법 향긋합니다.
졸졸 흐르는 물줄기가 세상을 두드리고
억새들은 온몸으로 대지를 깨우듯 춤을 춥니다.
돌다리를 두드리는 걸음에 맞춰 봄은 그렇게 천천히 오고 있어요.
'봄' 그 향긋한 이름만으로도
목감천의 생명이 하나둘 희망을 노래하기 시작했어요.
곧 만날 그 이름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봄은 여러 계절을 지나 우리에게 오느라 지쳤을지도,
아직은 두 팔 벌려 껴안아 줄 만큼 화사하지 못한 풍경이 야속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온 힘을 다해 고개를 내민 새싹들과
목감천 가득한 사람들의 마중에 행복해하길 바라며, 조금 더 걸어봅니다.
봄이 오는 길목을 따라 걷다 보면
농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들불놀이'를 목감천에서도 볼 수 있네요.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던 '들불놀이'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는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풍경에 봄이 더 가까이 온 것 같습니다.
주말이 되면 목감천엔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운동기구들로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바람에 묻어나는 봄 내음이 조금 더 진해지는 4월이 되면
사람들의 옷차림도 더 가벼워지고 화사해지겠죠.
3월의 목감천에서 가장 파릇한 곳입니다.
봄 대표 나물인 냉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겨우내 추웠을 땅을 감싸고 있는 외투처럼
살포시 내려앉은 초록빛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워집니다.
우리 봄을 향해 좀 더 걸어볼까요.
목감천을 따라 걷다 보니 경륜장까지 왔습니다.
농구공을 쫓는 학생들이 뿜어내는 젊음이 가득합니다.
멀리 도덕산 능선에서 떠나지 못하는 겨울에게
어서 빨리 봄을 데려오라고 조르는 아이처럼,
농구공은 쉴 새 없이 발을 동동거립니다.
그 동동거리는 소리를 뒤로하고
멀리서 손에 잡힐 듯 향기롭게 걸어오는 봄을 향해 계속 걸어봅니다.
향기를 쫒아 걷다 보니 어느새 경륜장 주변 화훼단지에 도착했어요.
이곳이라면 '봄'을 조금 더 일찍 만날 수도 있겠네요.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불어오는 바람에 묻어나는 봄 향기의 끝에서 만난 '봄'입니다.
온몸으로 봄을 닮은 꽃향기를 느끼고 돌아오는 길.
아직은 겨울빛인 우리 집을 위해
후리지아 한 아름과 수국, 그리고 다육이 몇 개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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