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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네 '꿈'을 펼쳐라! - 광명 주부 뮤지컬단을 만났습니다~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마다 후회를 낳지 않는 신년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시겠죠? 
신년 계획 속에는 저마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갈망도 있을 테구요.

 

전 어릴 적 꿈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꿈의 50%는 이룬 것도 같고, 아직 이루지 못한 50% 속에 수줍은 듯하면서도 때때로 강렬하게 가슴 언저리를 콕콕 찌르는 열망도 남아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보면 '많은 이의 삶을 간접적이나마 살아볼 수 있어 참 멋진 인생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어릴 적 막연하게 배우가 되고픈 어설픈 꿈이 가슴 깊숙한 곳에 꼭꼭 숨어 져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우연한 기회에 제가 사는 광명시에 광명 주부뮤지컬단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뭐.....당장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뤄보겠다는 방문은 아니고요. ㅎㅎ

제가 주부이다 보니 주부뮤지컬단이 더 친근하게 다가와 방문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매주 목요일 10시 30분에서 12시 30분까지 뮤지컬 연습을 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았던 차라, 연습 시간에 맞춰 노크하던 손이 어찌나 떨리던지요.

 

 

 

 

 

 

살짝 긴장한 제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준 천사들이 있습니다. 처음 보는 제게 와서 예쁜 미소로 인사를 합니다.

 

건포도 한 알을 제 손에 쥐여 주는데 넘 귀여워서 꼬오옥~~ 안아주고 싶더라구요. ^^
귀요미 공주님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죠? 연습하는 엄마 따라다니며, 자연스레 습득하게 된 재능이겠죠? ㅎㅎ
 

엄마가 뮤지컬 연습을 하는 동안 귀요미 왕자님과 공주님은 이렇게 한쪽에서 연습이 끝날 때까지 엄마의 제스쳐를 흉내 내며, 보채지도 않고 잘 놀고 있더군요.

 

 

 

 

 

 

잠시 앉아서 주부뮤지컬단이 노래 연습하시는 모습을 감상했는데요. 다들 노래를 아주 잘하시더군요.

 

참~~~얼토당토않게 몸치, 박치, 음치, 숫기라곤 밤톨만큼도 없는 여자가 어떻게 배우의 꿈을 가졌었는지 모르겠네요. 음메 기죽어~~~

 

 

 

 

 

 

아이들의 엄마이기도 한 주부뮤지컬단은 이렇게 쉬는 시간엔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케어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뜨거운 열정은 감히 제가 흉내도 못 내겠더라구요.

 

 

 

 

 

 

광명 주부뮤지컬단 김탄일 PD님

 

Q. 요즘은 너나없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인데, 자비로 무료공연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여건상 광명시 주부뮤지컬단을 이끌어 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광명 주부뮤지컬단은 어떻게 결성이 되었나요?

 

김탄일 PD : 하안 문화의 집에서 동아리 활동하던 주부님들이 공연 발표 식으로 "소풍"을 발표했는데, 호응도가 꽤 좋았고요.

회원들의 재능을 묻어두기 아까운 마음에 광명 주부뮤지컬단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에 가보면 주민이 멋들어지게 거리공연을 펼치는 것을 자주 보는데요. 광명 주부뮤지컬단이 그런 문화공연도시로 선두 역할을 하게 된다면 보람이 클 것 같습니다.

현재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는 게 제 숙제이기도 하지만, 많은 분께 감동적인 공연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내년엔 맘마미아 전곡을 마스터해 합창 발표를 할 계획이 있습니다.

 "10년 후" 뮤지컬을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등등 여러 곳에 순회공연 계획이 잡혀 있어 겨울에도 쉬지 않고 단원들과 연습 스케줄이 바쁩니다.

 

김 PD님은 자비를 들여 무료공연을 하실 만큼 열정적으로 재능기부를 하시는 분인데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백종진 단장님께 주부뮤지컬단의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여쭤봤습니다.

 

" 단원들이 주부이다 보니 가정사, 개인사가 제각각이라 시간 조절하며 작품연습, 공연을 하는 게 젤 힘듭니다. 그렇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연을 성공적으로 발표하고 나면 더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사실 어려운 점보다는 보람이 더 큽니다.

우울증에 걸려 힘들어했던 단원이 주부뮤지컬단이 되어 공연연습, 발표를 통해 삶의 보람을 되찾아 감사하다는 인사를 할 땐 정말 보람이 크더군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단원들이 감동적인 공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광명시민이 더 즐겁게 봐주고, 응원해주시면 단원들이 더 힘내서 멋진 공연을 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다문화가정인 최희숙 님은 중국인인데요.

 

"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 많이 망설였어요. 어릴 적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던 꿈을 버릴 수가 없어서 지원했어요.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고,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배울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요즘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
중국에서는 생활이 어려워 춤과 노래를 포함한 배우 교육을 배우지 못했는데, 한국에 와서 어릴 적 꿈을 이루게 되어 참 기쁩니다. "

 

 

 

 

 

 

새내기 회원 송선미 님 역시 어릴 적부터 배우가 꿈이었다고 해요.

꿈을 이루지 못하고 결혼을 해 너무나 아쉬웠는데 지인의 추천으로 광명 주부뮤지컬단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 2013년 4월에 입단하여 연극 1 작품, 갈라쇼 1 작품을 공연했는데요.

처음엔 PD님께 혼이 많이 났지만, 혹독하게 배우고 나니 얻어지는 배움이 더 컸습니다.

처음 시작할 땐 주부니까 공연 중 실수할 수도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작품횟수가 늘어 갈수록 공연자세가 달라지네요. 점점 프로의식이 생기면서 저 스스로 실수가 용납이 안돼요. ㅎㅎ
앞으로 실용음악을 공부해 PD가 되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생겼어요."

 

 

 

 

 

 

광명 주부뮤지컬단 초창기 멤버이신 정경자 님 부군께서 주부뮤지컬단 모집공고 전단지를 가져와 적극 권유를 했다고 하네요. 부군과 세 아드님의 적극적인 응원에 힘입어, 하루하루가 행복한 가운데 뮤지컬 단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다고 해요.

 

주변 지인분들께 밥을 사면서 공연 보러 오라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할 정도로 열혈우먼이기도 하구요. ㅎㅎ

"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공연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인성교육, 감성교육이 저절로 되는 공연 연습실에서 귀요미 왕자님과 공주님들~~~ 넘치는 끼를 발산하기 위해 이렇게 막간을 이용해 노래 실력을 뽐내네요. 주부뮤지컬단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이겠지요? 
 

"주부뮤지컬 단원분들은, 음악을 머리로 부르는 것이 아닌 삶의 연륜을 승화시켜, 머리로 계산해서 부르는 게 아닌,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라 더 멋집니다." 필자의 우매한 질문에, 명답으로 명쾌하게 답변해주신 노래강사 방영재 님. 역쉬 ~~~ 광명 주부뮤지컬단에 소속된 모든 분들 멋져요!! 멋져!

 

엄마의 멋진 춤을 감상하고 있는 귀요미 왕자님과 공주님들도 틀림없이 미래를 책임질 멋진 재능가가 되겠단 예감 팍팍 듭니다.

 

 

 

 

 

 

  

옴마야 ~~~ 전 이렇게 음악에 맞춰 율동 할 자신 없는데...

막연하게 배우가 되고 싶다는 어설픈 꿈을 시작하기도 전에 접어야 하는 건가요? ㅠㅠ

 

주부라는 이름으로 포기하기보다는, 무대에 대한 강렬한 열정을 예술로 승화시켜, 정열적으로 꿈을 발산하는 광명 주부뮤지컬단!! 도전하는 자가 아름답습니다!

 

 

 

 

 


사실 제가 봐도 뮤지컬단으로 활동하기엔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꿈을 펼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김탄일 PD님, 백종진 단장님, 최희숙 님, 송선미 님, 정경자 님의 열정 넘치는 말씀이, 제게 신선한 자극이 되면서 저에게 잠재된 도전의식이 마구 샘솟는 하루였습니다.

 

 

 

 

 


 

광명 주부뮤지컬 단원들의 공연연습을 보고, 신선한 감동이 채 식기도 전에, 연습실을 나서려는데 소리 없이 함박눈이 내리더군요.

 

평소 같으면 산성비보다 더 무섭다는 산성눈에 엄살을 부렸을 텐데, 함박눈이 왠지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저의 꿈을 펼쳐보라는 응원의 손짓 같아서요. ㅎㅎ

 

광명 주부뮤지컬 단원분들이 제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셨네요.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아!!♬♩♪~~~~~" 이 노랫말이 현실에 안주해 먼지 켜켜이 껴안은 채, 깊은 잠을 자고 있는 제 내면의 그 무언가를 심하게 흔들어 놓았습니다.
함박눈은 새하얗게 제 머리 위에 쌓이고 노랫말에 담긴 깊은 여운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돕니다.

 

 

 

 

 


그분들의 뜨거운 열정이 녹아있는 멋진 공연이 이제부터는 더 많은 분의 사랑 받으며 더 많은 공연과 함께 십시일반 후원의 손길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드네요.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진 않아~~~"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누군가 얘기했듯이, 인생은 팔십부터라고 하던데... 그렇담 전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니 기운이 나요~ ^^

 

열악한 환경과 할 일 많은 주부라는 핑곗거리는, 광명 주부뮤지컬 단원들껜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먼지 같은 존재일는지도 모르겠네요.


갑자기 도전의식이 불끈 생기면서, 내 어릴 적 꿈이 뭐였더라?? 들먹이며, 마구 열정이 생기는데 어쩌죠?

 

기운 팔팔한 청마처럼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하여 아자아자, 화이팅~~ 을 외치며!

저, 진수맘!  새해에는 새로운 도전 한번 시작해볼까요? ㅎㅎ


 

 

글·사진 | 구애란(진수맘)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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