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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소통/광명여행

[광명의 둘레길] 꽃보다 아줌마 - 아줌마들의 힐링! 서독산 둘레길을 가보다

 

 

 

평균연령 38.6세 아줌마!! 들이 힐링을 위해 을 갔습니다.

저와 동행한 2명의 아줌마는 블로그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저보다 조금 어리지만, 지금은 정말 친해진 동생들이랍니다. 저희는 늘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은데요. 그러니 운동이 더욱 절실하겠지요?  그래서 서독산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했어요.

 

서독산 둘레길! 광명시민 여러분은 얼마나 아세요?

소하동 오리 이원익 기념관에서 서독산 둘레길 코스를 따라가면 광명동굴까지도 갈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우린 등산 초보자들! 조금의 산보만 하면 돼요. ㅎㅎ 오랫동안 등산을 했다간 아이랑 놀아주지도 못하고 뻗어버릴지도 몰라요. 그래서 적당히 서독산 약수터만 갔다 오기로 하고 길을 나섰답니다.

 

 

 

 

 

서독산 가는 길은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221-1( 새주소 : 오리로 192번지길 30)) 차로 이동했어요.

 

근처에 도착한듯한데 어디로 가야 하지? 앞에 떡! 하니 전기 공사를 해서 길을 막고 있네요. 

아저씨께 여쭈어보니 '사람들이 이쪽으로 가긴 가던데...'하면서 광명동굴 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가르쳐주시네요. '어라! 내가 알고 있는 길은 여기 '호봉골'인데 어디로 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답니다.

그때 배낭을 메고 동네를 둘러보시는 아주머니를 발견했어요. 방금 약수터에서 내려왔고, 동네 구경하고 다시 올라갈테니 같이 가면 되겠다고 하시네요. 웬 횡재~~~ㅎㅎ

 

 

 

 

 

사진 속의 모습은 저예요~ 완전 등산객 포스가 절로 나죠? ^^ 사실 저는 산을 못 탄답니다. 그래서 정상까지 가본 산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정상 언저리에서 내려온 곳이 많고 웬만하면 산은 피한답니다.

 

가방에 무엇이 들었냐고요? 저 큰 가방에는 달랑 보온물통 하나가 들어 있어요.

같이 간 동생들이 커피가져왔냐고 묻는데 커피가 없다고 했더니 원망이 완전 쏟아집니다.ㅠㅠ

"산에 올라가는 기본이 안 돼 있다느니, 산에서는 커피를 마셔줘야 하는데~~~" 라며 아우성을 치네요. 떽! 아무것도 안 가져온 것들이! 어디서!!! 버럭!!! 하고 있는데...

함께 올라가신 아주머니가 웃으시며 "엄마랑 딸이 함께 왔나 봐요?" 하십니다.

 


 

 

 

 

아니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지! 엄마라니? 엄마라니!!! 정말 맨붕이였어요. ㅜㅜ

 

"엄마라니요!" 이 말 한마디만 하고 얼어붙었어요. 옆에 함께 가던 동생이 "친구에요. 친구끼리 온 거에요" 라고 말하니 아주머니의 표정도 실수했구나 하는 게 바로 보였지만 이미 전 마음이 상할 데로 상했습니다. 앞서 가시고 저는 뒤에서 올라가면서 연신 사진을 찍지만 '아! 내가 그리 나이가 들어 보이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어요. 지금은 이쁜 산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질 않아요. 흑

 

힐링하러 왔더니만 힐링은 날아가 버리고 가슴에 비수만 맞고 있네요. ㅠㅠ

 

 

 

 

 

조금 올라가다 보면 효종 때에 우의정을 지낸 이후원(1598~1660)의 후손 가 있어요.

이직의 묘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서독산 약수터로 가는 길이 보인답니다.

산행이라고 하기보다는 산보 수준이라 우리 같은 초보로썬 정말 좋은 코스지요.

 

 

 

 

 

37살의 우리 막내 ㅋㅋㅋ. 세 명의 아줌마 중 가장 핫! 한 젊은 피랍니다. 그래 봐야 몇 살 차이 안 나지만요. 남편에게 좋은 풍경을 연신 보내고 있는 건지 저~~ 멀리 뒤로 쳐지네요. 조금 빨리 걸어오면 좋겠다고 하니 급할 거 뭐 있느냐며 아주 천천히 옵니다. 그렇다고 풍경을 보는 건 절대 아님~~ ㅋ

 

 

 

 

 

낙엽이 땅에 뿌려져 있는데 너무 이쁘더라구요. 바스락바스락, 이런 숲에 와봐야 낙엽 밟는 느낌이 좀 나죠?

 

 

생태안내판에는 통나무 쌓기, 나뭇더미, 돌무더기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동물 이름이 적혀있어요.

오늘은 청솔모나 다람쥐를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벌써 겨울잠을 자러 갔을까요?

 

 

 

 

 

우리의 시선을 끈 것은 바로 요 에요.

이런 흔들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풍경을 바라보면 정말 폼나는데~~하지만 의자가 흔들흔들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 그네 끈이 늘어나서 그런지 자꾸만 몸이 앞으로 쏟아져요. 폼은 아무나 내는 게 아닌가 봐요.

 

평균 나이 36.8세의 아줌마들... 소녀처럼 낄낄거리며 즐거워합니다.^^

 

 

 

 

 

이곳이 딱! 명당자리인 것처럼 풍경이 아름다워요.

추운 날에도 이쁘게 매달려있는 보라색의 열매는 무엇일까요? 한겨울에도 잘 매달려 있을까요? 봄이 되면 예쁜 꽃도 피겠지요~ 서독산에 오기 전 사진을 봤는데, 용 입에서 물이 흐르는 약수터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찾아봐도 보이질 않아요. 열심히 찾고 있는데 함께 간 동생이 위로 올라오라고 하네요.

위를 쳐다보니 태극기가 있는데 누가 걸어두었을까요? 조금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하고 궁금합니다.

 


 

 

 
를 발견했어요. 산에 왔으니 약숫물을 마셔봐야지!!

하지만... 마실 수가 없어요. 약숫물의 검사결과는 부적합!! 약수터에서 물을 마시기 전에는 안내문을 꼭! 확인해야하는 거 아시지요?

 

 

이곳은 80여 년 동안 물이 마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한겨울에 눈이 내려도 절골 약수의 물은 흐르고 있을까요?

 

 

 

 

 

서독산 산림공원지도를 보며 우리가 어디서 올라왔고 정상이 어딘지 자연스럽게 보게 되더라구요. 오른쪽으로 가면 테라피 산책로이고 옆에는 숲속 헬스장이 있네요. 간편하게 산책하러 와서 운동도 하고 가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지도를 보다 보니 진달래 계단도 있어요. 봄에는 진달래가 많이 피나 봐요. 봄에 진달래 보러 다시 한 번 와야겠어요. 이 정도의 완만한 산이라면 자주자주 와도 될 것 같거든요.

 

 

 

 

 

다시 내려갈 것인지 조금 더 가볼 것인지 이야기하다 더 올라가 보기로 했어요. 가을 산은 이렇게 색색의 나뭇잎들이 우리의 눈을 호강시켜주네요. 봄에는 꽃들에 밀려 보이지 않던 잎들이 가을에는 그 멋을 내는 것 같아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이제 정상이 다가온다고 조금 가파릅니다.

하지만 제가 가본 산중에서 제일 가벼이 오를 수 있는 곳이라 가뿐합니다. 땅에는 낙엽들이 온 천지에 깔려 있어 아주 아주 즐겁게 밟아 밟아~! 하며 걸어 올라갑니다. "언니! 여기 와 봐" 하는 것처럼, 땅을 힘겹게 기어가는 검은색 지네를 발견하기도 하고요. 나무에 붙어 있는 이상한 벌레를 발견하기도 해요. 이처럼, 가끔 보이는 벌레들은 우리 세 아줌마를 즐겁게 해줍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벌이 자꾸 날아들어요. '이쁜 꽃 같은 아줌마들이라 벌이 옆에 계속 있구나!' 하며 좋게 생각을 했어요.^^ 물론 손으로는 마구마구 쫓으면서 말이죠. 벌 무서워요!!

 

 

 

 

 


비탈길로 올라갈 때는 안전대가 있어 힘들 때 잡고 갈 수도 있고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도 해줍니다.

그래서 그런가? 걸어가는 계단들이 다 나무로 만들어져 있어요. 친환경적이죠~

산에 오면 흙을 밟아야 하고 나무를 봐야 하는데, 시멘트로 이루어진 길을 보게 되면 솔직히 보기가 좀 그래요. ㅠ 차들이 다니기 편하라고 만들어진 길이겠지만,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는 쪽으로 개발했으면 좋겠네요.

 

 

 

 

 

조금 더 올라가 에 도착했어요. 아주! 이쁘죠? 정말 이쁘더라구요.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0.3km, 약수터까지 0.2km니깐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정상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쉬면서 따뜻한 커피 대신 따뜻한 물을 한 잔씩 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까 함께 올라온 아주머니를 다시 만났어요! 갑자기 '엄마!'라는 단어가 또다시 머릿속에 맴돌아요.너무 슬퍼요. 흑ㅜㅜ 이 아주머니는 등산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혼자서도 자주자주 등산을 하신다고 해요.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든 건지 바다보다 산이 더 좋더라구요. 물론 잘 타진 못 타지만요. 앉아서 이야기하면서 다음엔 정기적으로 광명에 있는 산을 가보자고 약속! 을 했답니다. 다음 등산 코스로는 구름산으로 정했는데요. 물론 정상까지는 안갑니다! 언저리에서 놀다가 내려올 거에요.

 

 

 

 

 

정상까지 올라갈까? 하다 오후에 일정이 있어 여기서 다시 내려가기로 했어요.

등산해보신 분은 다 아시죠?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훨씬 빠르다는 사실이 참 신기해요.

한 시간 걸려 올라간 산을 30분 만에 내려왔네요. 쏜살같이 내려오면서 연신 '여기 너무 좋다! 다시 오자~ 언제 올까?' 하며 이야기를 쏟아내었네요.

 

높지 않고 가파르지 않은 서독산은 저희처럼 산을 절대!! 못 타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곳이에요. 함께 했던 동생 중 한 명은 가족을 이끌고 다시 한 번 갔더라구요. 그만큼 매력적이고 편안하게 가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글·사진 | 천둥(이경미)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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