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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한결의 한결같은 이야기 - 필진 인터뷰(2) 곧미녀&한량아빠&세린의 한결님네 습격 사건

 

 

 

자연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필진 한결님의 한결같은 이야기...
  
창우.
 
화창(暢)한 날에 비(雨)가 온다는 것인지, 비가 오다가 날이 갠다는 것인지 모를 뜻의 이름을 가진 남자. 고깔모자 쓰고 헐렁한 옷을 입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광대(倡優)라는 뜻도 함께 가진 그 남자. 그는 바로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이창우이다.

 

올해 52살이 된 그는 1994년부터 광명에 살았다고 한다. 그럼 몇 년이지?ㅎㅎ 내가 산수를 못해서리...
 
언제나 한결 같은 모습을 지키고 싶어서 '한결같이'라는 별명을 지었다가(얼마나 한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 심지어 DAUM 아이디조차도 always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손꾸락이 아파서 그냥 '한결'이라는 짧은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는 그는, 내겐 씨알도 안 먹힐 '코발트빛 하늘색'을 운운하며 온라인상의 또 다른 별명인 '파란구름'도 살짝 들이미는데... (못들은 척 그냥 넘어가자.)


 

 

 

 

 

한결님은(경로우대차원에서 한결님이라 부르겠다.ㅋ) 필진 2기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이 몇 안 되지만, 2011년 1기 필진 중에선 꽤나 유명했다. 시민필진 카페에 들어와 떼를 쓰고 떼를 써서 수시 1기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떼를 쓸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필진활동을 하면서 내 이웃의 모습을 좀 더 살펴보고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었다.  

 

또한 당시에는 '쭈선생'으로 더 알려진 그이기도 하다. ('쭈선생'은 그가 주꾸미볶음 재료를 팔던 당시 운영하던 상호이다.) 그땐 그냥 무심히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니 주꾸미와도 조금 닮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 그는 주꾸미와 결별한 지 오래다. 그가 주꾸미를 버린 건지, 주꾸미에게 버림을 당한 건지는 한결님만이 알테지만, 나는 그가 주꾸미와의 결별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내가 아는 한 그는 후회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낭비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남자는 비 오는 날, 방에 누워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이 그려내는 그림을 바라보는 것 처럼, 또는 라디오에서 손숙 누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가벼운, 그러나 종종 눈물 글썽거려지기도 하는 그런 포스팅을,  줄줄이 사탕처럼 쭈욱 늘어놓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는, 시장통의 커다란 대야에 고추며 호박 등을 팔다가 단속반에 쫓겨가는 노점상 이야기나 혼자 걷기도 힘들 것 같은 몸으로 유모차에 종이를 가득 싣고 가는 할머니와 동남아 근로자들 이야기, 학교 밖 아이들의 이야기 등을 광블에서 만나고 싶어 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해지는 사람, 오늘 우리는 바로 그 남자, 한결을 만나러 간다.
 

 

 

 

 

 

광명을 출발한 차량 내 내비게이션은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차에는 한 남자와 두 여자가 타고 있다.

 

'가는 길이 그리 멀진 않지만, 잠시 쉬어갈까~'

 

 

 

 

 

 

그 남자 김도형(한량아빠)은 2011년, 광명시 공식블로그 운영자로 남여 필진들의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았었드랬다.(꼭 과거형으로 읽어줄 것.) 2012년, 광블에서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되었던 그는 필진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두려웠는지 어느 날 갑자기 '한량아빠'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러고 보니 그의 아들은 한량이가 본명인 듯 익숙해져 진짜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뭐였더라~~)
 
아무튼, 그는 그렇게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광블의 큰 손 중 한 명으로 남아있다. 오랜만에 운전을 하는 거라는 그의 손은 핸들에 붙박이가 되었고, 그의 눈동자는 미동도 하지 않고 정면만 응시하고 있다.
 
그 덕에 두 여자는 몹시 긴장했었다는 거~ ㅎㅎ

 

 

 

 

 

 

그 여자, 이문희(세린) 이야기로 넘어가자. 문희는 현재 광명시 공식블로그 운영자로 2012년 3월, 한량아빠의 뒤를 이어 광블운영자로 등극한 그녀는 광블 이래 초고속 승진을 한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 냈다. 필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많은 노력을 하기에 일단, 필진과의 소통점수는 90점 이상 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남자엔 관심이 많아서 할 말이 많은데, 왜 문희 이야기는 쓸 게 없는 건지.(같은 여자라는 게 가슴 아프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패스'하는 센스~

 

 

 

 

 

 

마지막 여자는 바로 나, 곧미녀라는 걸 다들 아실 테니, 그것도 빠르게 패스하고  한결님을 계속 찾아가 보자. 

 

 

 

 

 

 

한결님의 사업장 겸 보금자리 겸 그의 세상이 된 대부도 '샤밥'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무렵. 그가 올린 페이스북 사진 덕에 이미 몇 차례 보아오던 대부 샤밥은 보자마자 멋스러운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의 감성이 돋보이는 이름 '샤밥'은 딱 그만큼 한결을 닮았다.(몬 소리래?)

 

 

 

 

 

샤밥의 카운터에는 버려졌더라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을 포도나무 줄기들이 멋진 인테리어 소품으로 변신해 있다. 지난 8월 쯤 내가 먹은 포도알갱이들의 모체였을까?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잊히지 않게 하는 마음이 샤밥을 더욱 멋스럽게 해주었다.


이왕 한결님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샤밥의 내부도 잠깐 둘러보자.

 

 

 

 

 

 

카운터의 포도나무 줄기를 지나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면 집게에 꽂힌 채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들과 만나게 된다. 그동안 샤밥을 찾아온 고객들과 지인들의 미소가 그곳에 남아 더욱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런 멋진 이벤트를 마다할 우리가 아니지! 사진 한 장을 얼른 찍어 매달아 주는 센스! 이런 순발력은 필진의 필수 아이템이다. 혹시나 아는 얼굴이 있나, 하고 5분 정도 사진들에 눈을 주어보는 것도 샤밥을 기분 좋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그 다음 만난 풍경은 입구의 경계를 나타내 듯 자리한 커다란 화분과 그 뒤에 펼쳐진 넓은 홀이다. 꽃기린 선인장은 한창 만개한 분홍빛 꽃으로 가득했다.

 

화분들을 지나면 그제야 샤밥을 진짜로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언제 어느 곳으로라도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든 넓은 창. 샤밥의 뒤편엔 나즈막한 야산이 마치 배경인양 펼쳐져 있어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얼룩배기 황소가 게으른 울음을 울고 하늘엔 동동 별이 떠 있는 시골의 따스한 모습이 가득한 광명을 꿈꾸던 한결님이 드디어 대부도에서 꿈을 이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결님이 그리던 광명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 아니었을까?

 

 

 

 

 

 

온돌방 벽엔 갤러리에 온 듯 한 느낌을 주는 액자들이 걸렸다. 에궁~ 글만으로는 한결님의 샤밥을 전부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걸 인정! 궁금한 분은... 직접 찾아가보길 권한다.
 
한참 동안 구경을 한 후, 우리는 홀 왼편 온돌에 자리를 잡았다.

 

 

 

 

 

 

벌써 꿈을 이뤄버린 한결님이 부럽다고 느낄 즈음 한결님이 꼭 맛보여주고 싶다던 음식들이 나왔다. 냄비 안에서 새초롬하게 몸을 담그고 있던 단호박 두 조각은 끓기도 전에 노란 빛깔로 우리를 유혹했다. 샤밥의 메인 메뉴 중 하나인 싱싱한 야채가 가득 들어간 샤브샤브를 먹었다.

 

 

 

 

 

 

남은 국물에 생칼국수를 끓여 먹고, 아쉬움을 고소한 볶음밥으로 채웠다. 두 남자, 한결과 한량아빠의 볶음밥 지휘는 잊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로 기억된다.

 

 

 

 

 

 


그 많은 음식들을 누가 먹었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우리는 향긋한 한결님표 커피를 마셨다. 커피타임 중 우리는 샤밥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심도 있는 의견들을 주고받았다.

그 중 한량아빠의 고구마 구이 아이디어는 한결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다음에 가면 맛있는 군고구마 먹을 수 있겠지?ㅎㅎ) 샤밥이 자리를 잡으면 울 필진들 2013년 송년회는 한결님네서 하는 걸로 협의도 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자, 외국계회사 기술지원팀장 등... 이건 뭘까? 바로 한결님의 전직이다. 지금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일들만 해왔다.

 

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이지만, 그는 네이버 파워블로그 경력이 있는 남자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아주 쉽게 올릴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 개인블로그를 시작했다고 한다.

 

"파워블로그가 되려고 일부러 노력했던 것은 아닌데,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머리맡에 놓여 있더라구요. 그저 소소한 나의 이야기들을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 친구와 차 한 잔하며 담소를 나누듯 남기던 것들이 편안한 공감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하지만 쉽게 가지니 쉽게 버려지기도 하는 단점도 있는 거 같아요. 지금은 '폐가' 직전까지 가고 있거든요. 조만간 먼지 좀 털고, 파스텔 톤의 페인트칠도 하고, 구둘방에 불도 넣어 다시 사람 사는 세상의 따스함이 가득하도록 만들어 보려 한답니다."

 

식당을 오픈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러면 어쩌다가 요식업을 택하게 되었을까?

 

 

 

 

 

"사업을 했던 시절이 몸에 익숙해져서 처음에는 이익을 따져가며 계산을 했는데, 그렇다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손님을 맞는 사람이 그러니 오신 분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 같단 생각을 해보았지요. 나를 찾아오신 손님들을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기 시작하니 그 분들도 활짝 웃으며 나가시더라구요.

 

그때부터였어요. 음식은 파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된 것이요. 식당을 처음 생각하게된 것도 바로 나누기 위해서 거든요. 받으시는 분도, 드리는 저도, 모두가 꽉 찬 충족감을 느끼는 곳, 그곳이 바로 '샤밥'이라고 기억되도록 노력할거랍니다.^^"

 

 

 

 

 

 

한결님네 아이들은 아직도 광명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결님은 어떻게 대부도로 오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게 된다. 
 
"장인어른이 30년 전 대부도에 터를 잡으셨고, 장인어른의 제안으로 그 터에 건물을 올려 샤밥을 탄생시켰어요. 장인어른과 함께 구상했던 것을 실현하기까지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포도밭 자리에 자리 잡은 샤밥은 대부도 상동 동사무소와 연계해서 지역 어르신들께 식사대접도 하고 나름대로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매출액도 계속 상승 중이라하니 조만간 한결님이 요식업계 갑부대열에 서게 되는 건 아닐지.

 

 

 

 

 

 

한결님네와 장인어른의 집이 있다는 뒤뜰 탐사에 나섰다. 하얗게 눈 내린 길을 한 발 한 발 걸으며 눈에 들어온 풍경들은 어쩜 그리도 한결님을 닮았는지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욕심 없이 필요한 공간만 들여놓은 듯 한 한결님네.

 

 

 

 

 

 

흰 눈을 소복하게 머리에 인 장독대의 항아리들은 시골 할머니들처럼 정겨워보였다.

 

 

 

 

 

 

그의 집을 지나 넓은 포도밭과 뒷산까지 몽땅 앞마당처럼 쓰신다는 처갓집 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눈밭을 뛰어다니는 수많은 닭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반갑다. 닭큐~ 그 옆의 멍멍이도!

 

해도 뜨기 전에 횃대질하며 아침을 당기는 수십 마리의 닭들과, 발소리만으로도 주인을 알아보고는 두발 번쩍 치켜들고 달려오는 네 마리의 견공들과, 휘파람 소릴 흉내 내어 휘르르 휘르르 울어주는 앵무새 두 마리와, 지가 오고프면 오고 가고프면 가는 산고양이 두 마리. 51년을 살며 이들처럼 한결님의 마음을 가볍고 편안하게 해주는 녀석들도 없다.

 

그래서 동물농장의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한결님.

 

 

 

 

 

 

"따뜻함이 늘 그리웠지만 세상에서는 원치 않게 아름답지 않은 것들도 종종 만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동물들은 이것저것 재어보고 따져가며 사람을 대하지 않지요.

 

동물농장의 꿈을 이루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아주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현재의 삶을 견디게 해주기도 하네요. 많은 세월을 살아낸 뒤 나를 바라봤을 때, 툇마루에 앉아 따스한 햇살 받으며 여러 동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뛰노는 모습을 즐기는 나를 보는 게 꿈이랍니다."

 

지금도 산짐승과 친구하느라 외로울 틈도 포스팅을 할 시간도 없다는데, 자연을 몽땅 눈앞에 가져다 놓았으니 샤밥을 운영하랴, 채소를 키우랴, 자연과 친구하랴, 정말 심심할 틈이 없을 것 같다. 한결님이 조금 한가해져야 광블에 자연을 닮은 멋진 포스팅이 올라올 텐데... (하지만 한결님을 위해서 계속 바쁜 게 좋겠죠?ㅎㅎ)

 

 

 

 

 

 

찾아가는 서비스를 펼친 한량아빠의 센스 덕에 대부도에서 블로그어워드 대상 인증도 하고 광블 책자도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는 한결님. 그와의 짧았던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광명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도 언제나 광명과 광블을 가슴에 품고 사는 한결님은 딸래미가 사 준 행텐 신발을 생애 최고의 선물이라고 할 정도로 마음이 따뜻한 남자다. 맥주, 소주, 복분자, 막걸리, 포도주까지 몽땅 한 잔씩 마셔도 좋을 정도로 주량이 세다고 귀엽게 자랑할 줄 아는 남자. 마음은 예전과 같은데 몸이 따르지 못했던 한 해를 아쉬워하는 그 남자...

 

 

 

 

 

 

"오지(?)에 갇혀 있는 나를 기억하고 찾아 와준 친구들.^^  그 기분을 말로 어케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ㅠㅠ 다녀간 뒤, 며칠간은 슬로우비디오처럼 이미지가 살살 떠오르는데 마음 한구석이 어찌나 뻐근하던지요. 양손에 꽉 차게 알사탕을 쥔 아이의 마음보다 더 행복했답니다.

 

에잉~ 그때 생각하니 더 그리워진다능. ^^;"

 

 

 

 

 

 

"한량아빠!  왜 이제사 오신 거임?


곧미녀!  왜 가신 거임?


세린!  언제 또 오실 거임?"

 

 

 

 

 

"그리고 보고프답니다. 필진님들 모두. 언제 같이 저녁 한 끼 먹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금년 말쯤이면 여유로워지길 바란다는 목표를 꼭 이루고, 한결님이 대부도에서 날리는 넉넉한 미소를 우리 광블에서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길 바래본다.

 

 

※ 포스팅 내용 중 일부는 한결님의 50문 50답을 근거로 했음을 알립니다.

 

 

 

 

 

| 곧미녀(김경애)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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