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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소통/문화 · 공연

<제13회 브런치콘서트> 광명오페라단 영화음악 콘서트

 

  

 


지난 8월 14일, 광명시민회관 대 공연장에서 제13회 브런치콘서트가 있었답니다.

브런치콘서트??

늦은 아침 이른 점심 정도의 식사를 일컫는 말이 브런치라는 건

이미 너무나 대중적으로 쓰이는 단어인데요.

도대체 브런치 콘서트는 뭘까요?

바로 브런치 즉, 아침과 점심 사이 11시경에 시작하며 간단한 해설과

다과가 준비되는 콘서트를 말해요.

아무래도 클래식 공연은 저녁 시간에 열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브런치콘서트는 아침 시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죠.

광명오페라단의 브런치콘서트는 저렴한 정도가 아니라 무료라는 사실을 아셨나요?

일 년에 세 번 봄에는 신춘음악회, 연말에는 송년음악회

그리고 여름에는 제가 다녀온 브런치 콘서트가 무료로 열리죠.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 8월 15일을 하루 앞둔 이 날은 임시 공휴일이었죠.

그래서인지 정말 많은 시민들이 가족 또는 친구의 손을 잡고 시민회관을 찾아

객석과 계단까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공연장을 가득 메웠어요.

 

 

 

 

 


이 날 광명오페라단(단장:박정은)의 영화음악 콘서트는

코리아오페라필하모니 오케스트라(지휘:송영주)의 탄탄한 연주를 바탕으로

알토 함정덕, 테너 김독욱 등 2명의 솔리스트와 색소폰 연주자 최보윤이 함께 했습니다.


클래식 공연이란 조금은 어렵고 친숙하지 않은 느낌이라

생각만 해도 졸음이 쏟아지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저도 사실 오케스트라의 관현악 연주는 그다지 즐기지 않았답니다.

어쩐지 어려운 구성과 전개 그리고 생소한 음률이 공감하기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 중간 중간 박정은 단장님과 송영주 지휘자님의

친절한 곡 설명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마치 옆에서 나누듯 편하게 해주셔서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즐길 수 있었어요.

이번 주제가 영화음악이다 보니 친숙한 이유도 있었겠죠?


자, 그럼 휴일 여름날의 브런치 콘서트 함께 하실까요?

우선, 코리아오페라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소개합니다.

 

 

 

 

 


 

짠~

90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기는 이번 공연이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대공연장의 무대를 꽉 채우는 코리아오페라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이 정말 대단하죠?

 

 

 

 

 

 

광복 70주년을 하루 앞둔 만큼 이번 콘서트가 담은 메시지는 확실했습니다.

조화와 단합 그리고 조국 통일의 의미를 담아 예년과 달리 애국가를 부르며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박정은 단장님의 선창으로 장내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는 언제나 그렇듯

마음을 찡하게 울려옵니다.


이번 브런치콘서트에서 소개된 8편의 영화 중 첫 번째는 '오페라의 유령'이었어요.

동명의 뮤지컬로도 너무나 유명한 이 영화는 1909년 프랑스의 소설가 가스통 루르

(Gaston Leroux, 1868~1927)가 지은 소설이 원작이죠.

팬텀은 기괴한 생김으로 어릴 적 버림받고 서커스단을 전전하다 탈출하여

오페라극장에서 몰래 숨어서 사는 인물입니다.

극장의 아름다운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그는

겉모습이 흉측할 뿐 여러 가지 놀라운 재능을 지녔죠.

그는 크리스틴 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그녀와 함께 할 미래를 꿈꾸지만

그녀는 이미 백작인 라울을 사랑하죠.

이룰 수 없는 사랑은 분노로 바뀌게 되고

결국 팬텀은 모두에게 위협이 되어 경찰에 쫓기게 됩니다.

마지막 순간 크리스틴의 키스로 자신의 일그러진 사랑의 모순을 깨닫게 된 팬텀은

인질로 잡고 있던 라울과 크리스틴을 풀어주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오페라 홀이 등장하며 흘러나오는 너무도 유명한 그 곡

'Phantom of the opera'를 시작으로 크리스틴이 극장의 프리마돈나가 되는 순간을 담은

테마곡'Think of me', 라울과의 사랑을 담은'All I ask of you'

연주를 듣는 동안 영화와 뮤지컬의 기억에 흠뻑 빠져들었답니다.


다음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에요.

1994년 개봉된 이 영화는 로버트 저메키스(영문)감독의 작품으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미국의 영화배우 톰 행크스(영문)가 주연을 맡은 작품입니다.

아이큐가 75인 검프는 어린 시절 보통의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죠.

하지만 친절한 제니와의 우정과 극진한 어머니의 사랑으로 인하여 

순수한 마음을 지닌 청년으로 성장합니다.

이후 세상의 풍파와 전쟁, 그리고 하나뿐인 가족인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한층 어른으로 성숙하게 된 검프는 사랑하는 제니를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만

병이 깊었던 제니의 죽음으로 아들과 둘만 남게 됩니다.

예쁜 초콜릿 상자를 하나 들고 벤치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검프가

어머니를 추억하며 했던 말이기도 한데요.

전 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것을 고르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인생은 초콜릿 박스 같다는 말이죠.

어떤 일이 닥쳐와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임하면 그걸로 된다는 말 같아요.

 

 

 

 

 

 

마치 바람이 불어오는 듯 물을 타고 흐르는 듯 한 영화의 main thema를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고 있으니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영화 두 편을 고스란히 본 듯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나고

테너 김동욱의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테너 김동욱은 중앙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Puteaux 국립음악원을

수석 졸업한 실력 있는 솔리스트로 이번 콘서트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 중 하나인 '지킬 앤 하이드'의 대표곡

'지금 이 순간'과 1898년에 지오반니 카프로가 작사하고 에두아르도 디 카프아가

작곡한 나폴리 민요 'O sole mio'를 들려주었습니다.

두 곡 모두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지나다가 한 번쯤

TV에서 한 번쯤 또 누군가에게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곡인데요.

테너 김동욱님의 깊고 시원한 음색으로 새 옷을 입은 듯 식상하지 않았답니다.


뒤이어 만나본 영화음악은 1962년에 상영된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1965년에 상영된 영화 '닥터지바고'의 테마곡입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선에 꼽힐 만큼

작품성과 파급성을 인정받은 고전 영화인데요.

저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 해서 음악을 들으며 꼭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황량한 사막에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낙타와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이 오케스트라 뒤편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보였는데요.

짧은 장면 장면만으로도 영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콘서트에서 처음 들어본 영화의 테마곡은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파트 중

팀파니 연주의 웅장함과 대담함이 돋보여 영화의 엄청난 스케일을 그대로 전해 주어

그 분위기에 압도되었답니다.

 

 

 

 

 

 

네 번째로 만나본 영화음악은 영화'닥터지바고'의 테마곡인데요.

 

 

 

 

 

 

공교롭게도 두 영화에 모두 등장하는 배우

'오마 샤리프'(Omar Sharif, 1932년 4월 10일~2015년 7월 10일)는

이 영화 '닥터지바고'에서 주인공 지바고 역을 맡아 열연하면서

그 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됩니다.

이후 왕성한 활동을 하던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다 심장마비로 올해 7월 사망했는데요.

비록 인생은 끝이 있지만 그가 남긴 영화는 이렇게 곁에 남아

젊은 날의 그를 기억하게 하네요.

공연은 중반부에 이르러 분위기가 무르익고 색소폰 연주자 최보윤의 등장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색소폰이라면 어쩐지 어두운 조명에 느슨한 셔츠를 입은 느끼한 남자가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한 건 저의 못난 선입견이었어요.

깔끔하고 세련된 턱시도 느낌의 정장에 깨끗하게 머리를 빗어 올린 여성 색소폰 연주자가

너무나 인상 깊어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색소폰을 연주한 최보윤은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를 졸업하고

여러 콩쿠르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진 실력 있는 연주자입니다.

첫 번째 연주곡은 'You raise me up'이었는데요.

이 곡은 911테러 추모 곡으로 잘 알려진 곡이에요.

미국의 국가적인 재난이었던 911테러 사건은 우리에게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그러했듯이 미국인들의 마음에 씻지 못한 상처를 남겼는데요.

그 후 국민들이 서로를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재난으로 인한 상처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했습니다.

이 음악 또한 그런 의미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답니다.

뒤이어 연주된 음악은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오보에'입니다.

우리에겐 '넬라판타지'로 더 많이 알려진 곡인데요.

연주에 앞서 박정은 단장님의 곡 설명처럼 죽음을 불사한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음악이 911 테러 추모곡인 'You raise me up'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를 전하는 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뒤이어 영화 '반지의 제왕''이집트왕자'의 테마곡이 연주되고

알토 함정덕의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알토 함정덕은 독일 하이델베르그-만하임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수원과학대학 음악과에서 성악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독창회 및 다수의 예술 무대 등 국내외 500여 회의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주가입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본 영화는 '스타워즈''록키'입니다.

 

 

 

 

 

 

 특히 영화 '록키'의 주제곡은 우리 모두 힘을 내자는 의미에서

수많은 영화음악 중에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다고

박정은 단장님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제13회 브런치콘서트 광명오페라단 영화음악콘서트는 이렇게 알찬 구성으로

오케스트라의 힘찬 연주와 함께 실력 있는 솔리스트들의 참여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꾸며졌습니다.

아내와 또 어린 아들과 함께 이번에 처음 콘서트 장을 찾으셨다는

신길호(철산동, 36세) 씨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어린 아들도 잘 봤고요.

 가장 마지막에 연주된 앙코르곡인 캐리비안의 해적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는

말을 남겨주셨어요.

브런치 콘서트답게 모든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에게는

빵과 생수가 제공되었습니다.

실력 있는 연주가들을 만날 수 있는 무료 공연에 가벼운 브런치까지

 일석이조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의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공연장 예절은 숙제로 남은 것 같아요.

 

 

 

 

 


 

광명동에서 오신 백미희 씨와 최정애 씨는 "청소년 관현악단이 참여했다고 해서
조금 어설프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훌륭한 공연이었어요.
광명시 문화의 비전을 보여준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 호응도도 좋았고, 덕분에 스트레스가 확 풀렸어요."
라는 소감과 함께 "타 지역에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어수선한 분위기라던지 휴대전화벨 소리가 울린다던지 하는 모습들이

조금 아쉬웠어요.
장내 관리가 더 꼼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이런 공연들이 거듭될수록 점점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앞으로 더욱 풍성해지는 공연만큼 우리의 관람 문화도
나날이 성숙해갈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광복 70주년 뜻 깊은 날을 앞두고 마련된 이번 제13회 브런치 콘서트
광명오페라단 영화음악콘서트의 막을 연 우리의 노래 애국가를 남기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합니다.
송영주 지휘자님과 코리아오페라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박정은 단장님과 광명시민이 함께 부릅니다.
광복의 의미를... 우리의 독립을 위해 싸운 수많은 무명의 독립투사들의 뜻과
그 가족들의 마음을 깊이 새겨봅니다.

 

- 시민필진 마미엘(신지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