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그녀의 광명살이는 즐겁다 - 10년 전 몽골에서 온 그녀, 문아영(문흐 아드야)씨를 만나보았습니다.

 

 

 

광명시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광명시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한국어교실을 활발히 운영 중이라고 해요.

 

저의 집에서 지척에 있는 곳이라 자주 지나치곤 했지만,

이렇게 뜻깊은 배움터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오늘 제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아간 이유는

몽골에서 왔다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랍니다.

 

그녀는 10년 전에 광명에 시집와서

현재 광명 7동에 살고 있는 주부 '문아영'씨입니다.

 

 

 

 

 


한국어 교실은 총 5단계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수강자의 수준에 따라 초급부터 한국어능력시험대비반까지

맞춤 별로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었어요.

열심히 선생님 말씀에 귀를 쫑긋하며 듣고 계신 저분들은

광명시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들입니다.

이곳에서 그녀를 찾을 수 있을까요?

다행히 친절한 수강자 한 분이 도와주셔서

한국어교실이 다른 장소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

 

 

 

 

 

이곳은 한국어 4단계를 배우는 교실이라고 하네요.

좀 전에 2단계 교실보다는 수강자들이 적었어요.

이랑 같이 수업을 듣고 있는 이민자들도 많았고요.

 

제가 찾고 있었던 문아영씨는

맨 앞자리에서 열심히 선생님의 말씀을 적고 있는 분이랍니다.

오늘은 명절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군요.

 

한국의 대표적인 명절에 대해 배우고,

수강생들의 고향의 명절을 소개하는 글쓰기 숙제도 내주네요.

아, 이분들은 한국어 수준이 꽤 높은가 봐요~

 

 

 

 

아영씨의 한국어수업이 끝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겠네요.

 

복도 게시판에는 광명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가 안내되어 있었어요.

 

9월에도 역시 한국어교실 외에도 컴퓨터교실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등 다양한 지원이 있더군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바로가기)

 

우리나라에는 현재 30만의 결혼이민자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다문화 시대에 발맞추어 광명시의 지속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우리 시민들의 의식은 어떤지 궁금해지네요.

제 아이들의 학급에서도 가끔씩 다문화가정 아이를 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은 다문화에 익숙한데 오히려 우리 어른들이

'다름'이 아닌 '틀림'의 시선으로 대할 때가 간혹 있는 것 같아요.

 

 

 

 

수업을 마친 문아영씨가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어요.

 

우리는 데이트 코스를 어디로 정할까 고민하다가

센터에서 멀지 않은 안양(한내)천으로 향했습니다.

 

안양(한내)천으로 오르는 계단 양옆에 맥문동 꽃이 활짝 피었네요.

우리의 데이트를 반겨주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집니다.

 

 

 

 

 

문아영씨의 (몽골에서의) 본 이름은 문흐 아드야라고 합니다.

한국 이름은 남편이 만들어 주었다고 해요.

 

아영씨는 10년 전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 그곳에 여행 왔던 남편을 만났다고 합니다.

남편의 프러포즈로 결혼을 약속했고 광명에 온 후 결혼했다고 해요.

현재 그녀에겐 세 아이(두 딸, 아들)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살기 너무 좋아요. 다른 지역도 몇 군데 가보았는데 광명이 좋은 것 같아요.

전통시장도 있고 KTX 역도 있고.... 서울하고도 가까워서 좋아요. ^^

 

 

친절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뚝뚝하고 칭찬을 잘 안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정말 친절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안 좋은 점은, 일을 너무 많이 한다는 거에요.

노후를 걱정해서 그런다고 하는데 처음엔 그게 이해가 안 되었어요.

그런데 저도 요즘은 노후가 걱정돼서 일을 하고 싶어요.

 

 

 

 

 

자신의 정확한 몽골 이름을 적어주고 있는 아영씨.

그녀는 한국에 오고 나서 약 6개월 후부터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땐 아이도 없었고 외롭기도 해서 열심히 일만 했다고 해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알게 된 건 2년 정도밖에 안 되었다고 하네요.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엔 한국말만 할 줄 알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한국어를 더 잘하고 싶기도 하고

한국의 문화도 알고 싶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오게 되었어요.

하늘을 볼 때에요. 몽골은 하늘이 정말 예뻐요. 밤에도 별이 많아 아름답고요. 

사막이라 나무가 별로 없지만요.

대체로 시어머니와의 관계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아요.

서로 말이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르니 힘들어하기도 해요. 

저는 운이 좋아 좋은 시어머니를 만났지만 다 그런 건 아니잖아요.

 

 

 

 

 

처음엔 남편의 성격과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힘들었어요.

저는 고기를 좋아하고 남편은 생선을 좋아해요.

우리 몽골에서는 끼니마다 고기를 먹거든요. 전 생선을 못 먹어요. ^^;;

처음엔 매운 음식도 못 먹었는데

요즘은 김치를 담그기도 하고 매운 음식도 잘 먹어요.

 

 

 

 

 

한 마리의 까치가 우리의 데이트를 반겨주고 있어요.

좀처럼 우리 앞을 떠나지 않더군요.

사막이 많은 몽골에는 어떤 새들이 있을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여기처럼 비둘기와 참새가 많다고 하네요. ^^

 

 

 

 

 

무궁화를 처음 보았다는 그녀에게

곳곳에 다양한 색으로 자연을 수놓고 있는 무궁화를 알려주며

'우리나라 꽃'임을 강조합니다. ^^

 

 

 

 

 

무궁화 뒤로 보이는 안양(한내)천의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네요.

 

광명에 산 10년 동안 안양천에도 처음 와 보았다는,

믿기지 않는 말을 하는 그녀에게

재잘재잘 거리며 안양천의 경관과

봄에 열리는 벚꽃축제 등에 대한 피알을 한껏 해주었어요.

올가을에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데이트를 해보라는 제안도 잊지 않았고요. ^^


 

 

 

 

유유히 흐르는 물과 잠시 쉬고 있는 새들, 우리들의 삶도

저리 평화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순리대로 물 흐르듯 서로 다른 부분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곳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초록에 둘러싸인 산책로랍니다.

 

한동안 날씨 탓, 시간 탓하며 오지 못했는데 오늘 와보니

서늘해진 가을 날씨가 상쾌하게 느껴지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가끔 차가 막혀 왼편 도로에 줄지어 있는 차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죠.

그럴 땐 반대편의 안양천을 얼른 쳐다봅니다.

금세 마음이 진정이 되는 게 자연의 힘인 것 같아요. ^^

그래서 전 안양천 쪽 길에 바짝 다가가 걷는답니다.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말합니다.

"일을 하고 싶어요. 한국어를 더욱 열심히 배워서 통역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꼭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라고 대답하는 저는 같은 아줌마로서

아영씨가 커리어 우먼으로 멋지게 활약하길 바라며 마음의 지원을 팍팍 보내봅니다.


몽골에서 온 그녀라지만

한국어도 아주 잘하고 한국인의 모습과 정서를 가지고 있는 그녀와

한참을 이야기하고 점심도 같이 먹고 나니 어느새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떤 느낌입니다.

또다시 만날 것 같은 예감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그녀를 배웅하고 돌아서는 저의 마음에 상쾌한 가을바람이 불어옵니다.

 

 

 

글·사진 |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비젼맘(최지연)

Blog http://blog.naver.com/chjy8129

 

 

 

해당게시물의 저작권은 광명시가 아닌 원저작자에게 있으므로 게시물 사용이 불가합니다.

게시물 사용을 원하시는 분은 광명시청 온라인미디어팀 (☏02-2680-2087)으로

연락하여 사전협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