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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소통/문화 · 공연

도서관에서 만난 시원한 바다 - 광명 중앙도서관에서 즐긴 인형극 '도치의 모험'

 

도서관에서 만난 시원한 바다

광명 중앙도서관에서 즐긴 인형극 '도치의 모험'



제1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세린(이문희)


 



지난 토요일, 조아양을 잠시나마 남편에게 맡기고 외출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딸내미가 낌새를 느끼고 어느새 현관 앞으로 가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네요...;

아이 데리고 갈 곳도 마땅히 생각 나질 않고 하안도서관에 신청해 놓은 책이 도착해서 그걸 대여하러 갈까 하다가 생각이 바뀌어 중앙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중앙도서관으로 간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도서관 아카데미 때문이었어요.



 

중앙도서관에서 9월부터 시작하는 도서관 아카데미 프로그램입니다.


(4개월간 재료비만 2만원)


이 중에 '엄마랑 아기랑 책놀이'가 있어요. 3~4세 아이들 대상이라서 우리 조아양도 신청할수 있었기에 속으로 앗싸~!! 했지요.

그런데 중앙도서관은 광명7동에 있어서 우리집에서 가려면 버스로 30분 가량 걸립니다.

정말 기대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아이와 함께 가야 하니 거리가 멀다는 게 조금 고민이 되었어요.

그래서 다닐 만한지 직접 확인하고자 아이를 안은 채로 버스를 타고 시험 삼아 다녀온 겁니다.

요즘 통 걷지 않으려는 딸 때문에 안 메던 아기띠도 다시 두르고, 11kg이 넘는 무게를 싣고 이 여름에 땀을 더욱 흘렸네요.



 

버스에서 내려 도서관까지 힘들게 도착하자 입구 게시판에 여러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도서관아카데미와 어린이 도서관 학교 뿐만 아니라 공연 정보도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오호~ 오늘은 어린이 인형극을 하는 날이었어요. 이런 행운이!


몇 분 후면 공연이 시작하게 됩니다. 강당을 찾아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가 강당이예요. 중앙도서관은 몇 번 와봤지만 강당은 처음 와봤습니다.


벌써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자리를 꽉꽉 메우고 있습니다.

6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고 적혀 있었기에 우리 딸은 못들어 갈까봐 눈치 봐서 들어가려 했는데, 나이 확인 같은 건 안하는 듯 했어요.



 

안을 보니 더 어린 아기들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더 맘 편히 들어 갔어요.


안쪽에는 인형극 무대가 이미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동네의 작은 소극장에서 인형극을 봤던 게 생각났어요.

그리고 동시에 묘한 기분도 들었어요. 어른의 눈으로 저 무대를 바라보니 생각보다 무척 작고 시시해보였거든요.



 

제가 어렸을 땐 굉장히 신기하고 리얼하면서 재미있었는데, 고작 저런 무대였다니.


지금 여기에 모인 아이들도 나 어릴 때와 같은 마음이겠지? 우리 조아양은 아직 어린데 인형극을 보여주면 반응이 어떨까? 아빠들도 많은데 조아 아빠도 데리고 올 걸... 등등 생각도 하면서

이곳에는 참 여러 종류의 다른 눈과 다른 마음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겠구나, 했어요.

사진 상으로는 좌석이 몇군데 비어 있지만 시작할 때 즈음엔 자리가 모두 꽉 찼습니다. 의자를 몇 개 추가해서 넣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150명이 이것 밖에 안되나? 싶었는데 시끄러워서 앞쪽을 보니까 이렇게 특석이 있었어요.


옹기종기 붙어 앉은 아이들이 너무 귀엽죠? 과장 약간 보태서 분위기가 콘서트장 만큼이나 후끈 달아올랐었습니다.ㅎㅎ

조아양도 맨 앞에 낑겨 앉히고 싶었지만 꾹 참고, 뒤쪽에서 편안하게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언제 시작하나 기다리고 있는데, 스태프 한 분이 나오셔서 공연에 관하여 간단한 설명을 해주십니다.


역시 경력이 많은 분이시라 그런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밌게 해주셨어요.

잠시 후면 불이 꺼질 거고 상어도 나올텐데, 무서워 하지 말고 울지도 말라고 당부 하셨어요.

그 얘길 듣고 설마 우는 아이들이 있을까 했는데, 중간에 한명 있더라구요.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 인형극이라 별 기대도 안하고 봤는데, 불을 끄고 음악도 나오니까 저마저도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소리가 짱짱해서 생각보다 실감나고 뭔가 멋졌어요. 그냥 무대만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등장인물들이 다양하지요? 가장 작은 물고기가 바로 주인공 도치입니다.


내용은 평화롭던 바닷 속에서 어느 날 상어가 나타가 도치의 엄마 아빠를 잡아가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도치와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상어와 그 일당을 물리친다는 것입니다.

도치에게서는 용기를 배우고 마지막에 엄마 아빠와의 재회씬에서는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가 있어요.


각각 특징이 있는 캐릭터 덕에 많이 웃기도 하고, 가족들끼리 그리워 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애 엄마가 되어서 그럴까요? 도치를 보면서 정말 눈물이 찔끔 날 것만 같았어요. ㅠ.ㅠ


아님 제 정신연령이 잠시 유아가 되었던 걸까요? ^^;
 


 

헉! 이 까만 사진의 정체는?


바로 우리 조아양의 뒷통수랍니다. ㅋㅋ

집중해서 너무 잘 보기에 그 모습을 남기고 싶었지만, 이렇게 나와 버렸어요.

6세 이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인데, 우리 조아양이 수준이 쫌 높나봐요 *^^*

엄마 무릎 위에서 목을 쑤욱 빼고 보기도 하고, 음악이 나오면 덩실대기도 하면서 열심히 관람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살짝 몸을 비틀어대긴 했지만요~

 


투정을 부리면 중간에 나갈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걱정도 할 필요 없이 결말까지 잘 봤답니다.



 

아까도 적었듯, 상어를 물리치고 엄마 아빠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제주 바다를 지배하려던 상어의 욕망도 이루어지지 못했어요. 참 다행이지요? 상어는 제주바다에 사람들도 못오게 막으려는 나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그걸 막았으니까요.^^

시원한 바다 속 신나는 이야기, 도치의 모험은 이렇게 끝났지만, 아이들 마음 속에는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아요.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을 보니 다들 붕붕 들떠 있더라고요. 좋은 공연을 본 후의 감동이 아직 남아 있는 거겠지요.

이 날은 우연찮게 멀리 나와서 좋은 공연을 만나게 되었는데 집 근처 하안도서관에서도 가끔 하는 것 같으니 정보를 미리미리 알아둬야겠어요.

아 그리고 도서관 아카데미는 결국 남편의 반대로 신청하지는 못했답니다.

가까운 데로 다니랍니다. 너무 멀다고...


저도 이해는 하지만 버리기엔 정말 너무 아까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흑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