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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소통/문화 · 공연

사랑한다면 끊으세요.

 


보슬 보슬 비가 내리던 5월의 마지막 날.
며칠 동안 기승을 부리던 때이른 더위가 좀 가시는 듯 해서 오랜만에 베란다 창문을 열었죠.


흐음~ 풀내음에 한층 맑아진 공기까지 더해져 기분이 물오르려 할 무렵…
모락모락 피어올라오는 연기에 나도 모르게 콧잔등이 찌푸려졌어요.

“킁킁 어디지? 아이쿠! 우리 아랫집 총각 또 한 모금 태우시는군!”

 

아파트 계단에 방치된 생수통 재떨이와 담배꽁초. 여기서 담배피우고 집에 들어가도
가족에게 미치는 간접흡연 피해는 무시 못한답니다. 이젠 이것들부터 치워야 겠어요!




이런 경험 누구나 해본 적 있으시죠? 저 역시 흡연자 이웃에게는 물론, 아파트 비상구 창틀에 방치 된 담배꽁초 깡통에서 풍기는 역겨운 냄새에 불쾌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녜요.


 

이렇게 많은 세대가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는 베란다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담배연기가 위 아랫집에 피해를 큰 줍니다.
담배 피우려 괜한 눈치보고 서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쿨하게 금연합시다!!!





 


바로 어제, 5월 31일은 ‘세계금연의 날’이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이런 날이 있는지도 잘 몰랐는데, 담배연기를 맡는 순간 아침 뉴스에서 들은 ‘ 금연의 날’ 이야기가 떠올랐답니다. 때마침 이날 광명시에서도 ’실천하는 건강도시로 나가는 길‘ 이라는 주제로 금연정책 세미나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됐고, 위풍당당한 제1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으로서 광명시 공식블로그에 첫 포스팅을 올려볼까하는 마음에 취재 용기를 내보기로 했어요.



서둘러 준비를 하고 세미나가 열리는 광명시청 중회의실로 고고~~






 

 


이날 1시 30분부터 열린 행사에는 경북 안동시와 인천 연수구, 서울 강동구 등 광명시 방안을 벤치마킹 하려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을 비롯해서 광명 보건소와 함께 금연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는 금연 서포터즈 등 50 여명이나 참석했답니다.

광명시는 이날 세미나에서 그동안 시가 수립한 금연도시 실천 계획과 금연구역 확대 방안에 대한 소개를 하더군요. 또 여러 전문가들이 초청돼 간접흡연에 대한 위험성과 금연의 폐해에 대해 연구 자료와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해 주셨죠.


 

이날 발표에 따르면요, 광명시 현재 흡연율은 26.9%로 점점 느는 추세고, 이는 경기도 전체 흡연율인 24.9%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하네요. 또 시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현재 10명당 2명꼴로 담배를 피우는데, 특히나 남성은 10명중 3명이 흡연자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네요.

제가 더더욱 놀랐던 건 광명시 전체 직장 내 간접흡연 노출률 30.4%인 것에 비해, 시 청사 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무려 86%로 월등히 높다는거였어요.


이건 정말 심각한 일 아닐까요? 시청을 방문한 사람들이 안팎에서 마구 피워 대는 담배 때문에 시청 직원들은 굉장한 간접흡연 피해를 입고 있다니까요.

또 시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 뿐만아니라 어린 아이들까지도 청사 내에서는 청사 밖보다 훨씬 위험한 정도의 간접흡연 피해를 입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이처럼 광명시가 보다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이 같은 조사내용과 무관하지 않을거예요.

 

간접흡연 많이 한 어린이는 중이염 발병위험 높답니다!

 


이날 주제발표 내용 중에는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연구결과들이 있어요. 특히 영유아를 둔 가정에서는 더욱 명심해야할 내용이죠.

이날 초청된 대구 카톨릭 의대 박순우 교수님은 “간접흡연은 어린이 호흡기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영유아의 중이염 발병 위험도 훨씬 높다”고 발표했답니다.

아~~ 중이염. 우리 5살 난 아들도 감기만 오면 중이염 앓다가 항생제를 먹곤 하는데…

다행히 우리 집에는 흡연자가 없지만, 여러분들도 흡연자가 있는 가정에서 아이가 걸핏하면 중이염에 걸린다거나 중이염을 달고 산다면 간접흡연의 피해임을 의심해 봐야 해요.



밖에서 피고 온 담배도 간접흡연 피해 입혀요!


또, 순천향 대학교 환경 보건학 김성렬 교수님께서 발표한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어요.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면 아이에게 아무 탈 없겠지 라고 생각했던 아빠들이라면 당장 금연을 해야 한다고 해요.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집에서 아빠가 하루에 담배 2~3개피 피우는 가정과 밖에서 자주 담배를 피우는 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모발테스트를 한 결과, 피해 정도가 비슷하게 나왔는데요~ 담배 연기속의 각종 화합물질은 공기의 유동이나 부유먼지에 흡착된 형태로 인접한 공간으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교수님은 또, 직접흡연자는 담배를 빨아들일 때 담뱃불이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완전 연소된 화학물질을 들이마시지만 간접흡연자는 낮은 온도에서 불완전 연소된 훨씬 해로운 화학물질을 들이마시게 되니, 특히 어린아이들은 심장이나 폐같은 장기가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져, 간접흡연 피해를 훨씬 심각하게 입는다고 하셨죠.

아빠들이 진정 가족을 사랑한다면 놀이터에서 잠깐 피우고 들어오는 담배도 삼가고 아이가 어리다면 당장 끓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달부터 광명시청 청사 내 전 구역에서 금연, 인근 버스정류장까지 확대된답니다.

 

시청 본관 뒤편의 재떨이도 6월 1일, 오늘부로 사라집니다.


광명시도 이젠 흡연자들이 쉽게 흡연하도록 놔둘 것 같진 않아요. 당장 이달 6월부터 청사 내 전 구역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하니, 이젠 시청에 가면 담배 피우러 옥상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또 청사 반경 10m 이내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식당 참여와 인근 버스정류장 금연권고 등에 발 벗고 나서기로 했죠.


 


여기에 조례개정까지 하면서 금연구역 내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7만원 부과하는 것과 올 하반기에는 관내 전체 버스정류장 금연구역 지정 등도 검토 중이라 해요.

시 보건소 역시 2년 전 부터 결성돼 활동 중인 금연 서포터즈들과 힘을 모아 캠페인 및 금연운동 확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기로 했어요. 금연 서포터들은 관내 시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로, 현재 7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원하는 시민은 광명 보건소 금연 담당자에게 연락하면 된답니다.



광명시내에 맘 편한 가족외식 장소로 제격인 완전 금연음식점도 등장했네요~


특히 반가운 사실은 이젠 담배연기 걱정 없이 마음껏 가족외식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들이 생겨났다는 것이죠. 관내 음식점 15곳이 자율적으로 금연음식점에 참여키로 했기 때문이에요.

시는 이날 세미나가 끝난 후 금연 서포터즈들과 함께 금연음식점 참여업소들을 방문해서 LED안내현판을 부착해 주고, 금연운동 적극동참을 호소하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답니다.



광명시내에 금연음식점을 동별로 한번 정리해봤어요.

▲광명3동

줄줄이 한식부페, 에스떼르웨딩홀, 소문난 가마솥부페


▲철산2·3동

만추부페, 놀부, 한복삼계탕, 우시장, 철산시앤차이, 키즈카페 어린왕자


▲하안동

명동칼국수, 엉터리생고기, 공룡고기 하안점, 구옥천생태, 착한고기


 



광명시는 앞으로도 기업체 방문 금연프로젝트인 이동금연클리닉을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고, 관내 교육청 및 한의원과도 연계해서 청소년의 흡연예방교육, 금연침시술 등 청소년 금연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답니다. 금연침은 시청 직원들도 시술 받도록 할 계획이라네요.

이밖에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하고 있는 광명시 건강영향평가 결과를 이달 말까지 보고서로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적절하고 효과적인 다양한 금연정책들을 수립하기로 했죠.

이날 세미나를 마치고 금연 서포터즈 1조 조장이라는 한 분을 만났어요.


그분도 간접흡연의 피해에 대해 오늘 굉장히 많은 공부를 했다면서 그동안 몰랐던 것이 많았는데, 오늘 배운 내용으로 광명을 담배연기 없는 도시로 만드는데 한몫 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으~~ 담배꽁초때문에 근처에도 가기싫은 거리의 쓰레기통입니다.


광명보건소 함진경 소장님도 이날 교육에서 “건물 내 금연구역 지정뿐 아니라, 건물 문밖이나 입구, 반 지하 사무실 주변 등 담배연기가 유입되기 쉬운 지역은 거리상의 규제를 통해 간접흡연을 보다 강력하게 막을 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간접흡연의 심각성은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는 만큼, 흡연자의 권리도 보호하고, 간접흡연을 최소화 하기위한 묵시적 합의를 이끌어내 시 관내 금연구역 확대와 정착에 노력하자”고 하셨답니다.



저도 오늘 세미나에 참석하고 나서, 간접흡연이 얼마나 해로운 것이며, 금연구역 확대 지정과 금연문화 확산이 그 어떤 정책보다도 중요하고 절실한 사항인지를 크게 공감했답니다. 담배는 개인이 기호식품이라고 하기에는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는 말 그대로 ‘공공의 적’이였네요.

이제부터라도 아무데서나 담배 피우시는 분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담배 끄시라고 용기 내 말해 볼래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말이죠.


제1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홍 선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