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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달콤한 봄의 기록 - 우리 가곡과 함께 한 광명 오페라단의 브런치 콘서트

 

 

 

결혼 전에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기회가 생기면 음악회, 뮤지컬, 오페라 등 공연을 보러 다니기도 했던 저랍니다. 하지만 간간이 보던 공연도 혀니가 태어나고 난 후 거의 구경도 못하고 살아요. ㅜㅜ 가까이에 부모님께서 계시는 것도 아니다 보니 보고 싶어도 눈물만 뚝뚝 흘리며 다음 기회에~ 하며 보내왔답니다.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그렇겠지요?!

 
그러던 어느 날.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브런치 콘서트'를 한다는 게 아니겠어요? 브런치 콘서트? 뭐지하며 보니 음악도 듣고 맛있는 빵도 준다고
해요. 그것도 무료 공연이라고 하니 안 가볼 수가 없지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기쁜 마음으로 시민회관으로 달려갔답니다. 그런데 '가곡'이라고 하니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제가 사실 가곡을 잘 몰라요!! 그렇다면 클래식은 잘 아느냐고 물어보신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하지요. 하하하. 가곡을 들으러 간 적이 없으니 조금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답니다.

 

 

 

 

 

'신춘 가곡의 향연' 주옥같은 한국 가곡으로 준비한 특별한 시간이라고 하니 특별한 시간을 내야겠지요. ^^ 아는 곡이 얼마나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겠지요?

 

 

 

 

 

브런치 콘서트라 11시에 공연을 시작해요. 집 근처라 천천히 걸어서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아직까진 사람들이 많지는 않네요.

 

 

 

 

 

대공연장에서는 이렇게 관계자분들께서 나오셔서 안내문을 주셨어요. 또 공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연락처를 적으면 공연 정보를 문자로 보내준다고 하니 저도 기쁜 마음으로 연락처를 적었지요. 혹시 시간이 되면 또 보러 오려구요. 집 가까이에 이런 좋은 공연장을 두고 모른 척하면 안 되잖아요?

 

촬영 때문에 박은정 단장님과 사전 연락을 나누었던 터라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공연장으로 들어갔어요.

 

 

 

 

 

공연장에는 청춘 합창단이 리허설 중이었어요. 이번 콘서트에는 광명 청춘 합창단이 특별 출연하신다고 해요. '동백섬', '보리밭'을 열심히 부르시고 계시더라구요.
 

 


 

 

사실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을 관람하는 게 처음이라 원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연 시작 전까지 정말 많은 분이 오셔서 2층까지 가득 채워주셨어요. 이렇게 휠체어를 타고 오신 어르신들도 오셔서 정겨운 가곡도 들으시고 하니 보는 제가 기분이 좋았답니다.

 

 

 

 

 

공연의 시작은 '코리아 오페라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열어주었습니다. 첫 곡은 '오페라 박쥐 서곡 (Die Fledermaus)-J. Strauss' 입니다.

 

 

코리아 오페라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코리아 오페라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2000년 1월 클래식의 저변확대와 애호가들의 욕구 충족, 그리고 새로운 변화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창단되었습니다. 송영주 지휘자의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기존 오케스트라의 전통적인 레퍼토리 연주와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브람스, 베토벤 등이 기교적인 묘미, 그리고 피아노 콘체르트, 바이올린 콘체르트 등의 협연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장을 하였으며 역사적인 국립 박물관 폐관식에 초청받아 "폐관 음악회" (광화문)를 대 성황리에 마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 최고의 피아니스트 알렉산더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콘체르트 1번 전 악장"을 연주, 최고의 찬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오페라 연주곡이 흘러나오니 모두 숨죽여서 들었답니다. 저도 가만히 서서 듣고 있으니 너무 좋은거 있죠? 제가 알고 있는 곡이었다면 좀 더 감동이 컸을 텐데... 앞으로는 클래식도 다양하게 들어야겠어요.~^^

 

 

 

 

 

박은정 단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꽃피는 봄에 맞게 신춘가곡으로 만나게 돼서 반갑다고 하셨어요. 내빈 소개와 더불어 광명 오페라단의 짧은 소개가 있었습니다.

 

2001년에 창단을 하였고 벌써 12년이나 되었다면서 그동안 많이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셨어요. 6월에는 모차르트 오페라 ‘여자는 다 그래!(Cos fan tutte!)', 10월에는 베르디 '춘희(La Traviata)'를 공연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테너 조한억 - 남촌, 가고파

 

가곡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저는 처음 들었지만 '가고파'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곡 2위라고 해요. 가사를 생각하면서 들으면 정말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 노래인 듯해요. 개인적으로 노래는 남성분들의 목소리가 정말 듣기 좋은 것 같아요.^^

 

 

가고파
이은상 작시 / 김동진 작곡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푸른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 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소프라노 이지연 - 동심초, 그리운 금강산

 

'그리운 금강산'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곡이라고 합니다. 노래를 들으면 가슴 저미게 애절하지만 그래도 이 처럼 사랑스러운 가곡이 어디있을까 싶어요.^^

 

'그리운 금강산'하면, 2009년 플라시도 도밍고가 내한 공연 중 그리운 금강산을 정확한 발음으로 불렀던 게 기억이 나요. 공연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영상으로 들으면서도 감탄을 했던 곡인데요. 그만큼 '그리운 금강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가장 사랑받는 곡인가 봐요.

 

 

그리운 금강산

한상억 작사 / 최영섭 작곡 

 

누구의 주제련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만민 옷깃 여미며 이름 다시 부를 우리 금강산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더럽힌지 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

비로봉 그 봉우리 짓밟힌 자리 흰 구름 솔바람도
무심히 가나 발아래 산해 만리 보이지 마라 우리 다 맺힌 원한 풀릴 때 까지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더럽힌지 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 

 

 

 

 

 

 바리톤 정광빈 - 장안사, 기다리는 마음

 

'장안사'는 잘 모르는 곡이라 좋아하는 가곡인 '기다리는 마음'을 기분 좋게 들었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곡은 대체로 슬픔에 젖어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요. 기쁜 노래도 마냥 기쁘지 않은 음율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곡을 듣다 보면 마음이 참 차분해져요.

 

 

 기다리는 마음
김민부 작시 / 장일남 작곡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빨래소리 물레소리에 눈물 흘렸네

봉덕사에 종 울리면 날 불러주오   저 바다에 바람 불면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임 오지 않고   파도소리 물새소리에 눈물 흘렸네
 

 

 

 

 

 

 메조소프라노 황경희 - 진달래꽃, 그네

 

봄이 오면 산에 울긋불긋 피는 진달래가 생각이 나지요? 봄처럼 화사한 한복을 입으시고 나오셨어요.^^ 봄에 딱 맞는 노래이긴 하지만 가사는 참 슬퍼요. 가곡을 듣고 있노라니 자꾸만 '마야의 진달래꽃'이 귀에서 맴돌아서 혼났네요. 역시 가요는 정말 파급력이 강한가 봐요. 열심히 집중해서 들으려고 애를 썼지만, 멜로디는 자꾸만 가요가 생각이 나고..ㅠㅠ
 

 

진달래꽃

김소월 작시 / 김동진 작사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 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길에
영변의 약 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광명 청춘 합창단(특별출연) - 동백섬, 보리밭

 

이제 청춘 합창단의 시간이 왔어요. 단원분들이 50세 이상이라는데 정말 대단하시죠? 다같이 모여 노래를 연습하면 절로 기분이 업업!되고 좋으실 것 같아요. 음치인 저로서는 노래 잘 부르시는 분을 보면 정말 부럽더라구요. 광명 오페라단에서는 성악의 기본 발성법을 통한 성악 교실을 운영한다고 하시던 데 가서 배우면 좀 나아질까요? 한번 배워볼까하다가 너무 창피해서 참았습니다. 음치에 자신감도 없어서 노래 배우러 갈 수도 없네요.^^
 

 

광명 청춘 합창단

 

광명 청춘 합창단은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모아 합창으로 승화시키고 그 화음으로 광명시는 물론 근교 시민의 문화예술 욕구충족 및 정서함양의 목적으로 2011년 10월 창단되었습니다.200여 명의 신청자 중 엄정한 오디션을 거쳐 60명의 정 단원을 선발, 정기적인 연습을 통하여 합창단의 변모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현재 50세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주 목요일 오후, 시민회관 3층 음악연습실에서 실력을 쌓고 있습니다.

 

 

 

 

 

 테너 김달진 - 산노을, 목련화

 

저는 처음 듣는 노래였어요.^^; 성악가분들은 목소리가 참 좋으시기도 하지만 표정으로 또 노래하시잖아요! 몸짓과 표정을 보고 있으면 슬픔과 기쁨, 환희 등이 다 담겨있는 것 같아요.

 

테너 김달진님의 노래가 끝나고 잠시 송연주 지휘자님께서 이야기하셨는데요. 신춘 가곡은 가사를 생각하며 들으면 감성이 더 풍부해지고 높아진다고 하셨어요. 또 아름다운 곡들이 많다고 하시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가사도 아름답고 노래도 정말 아름다워요. 성악가는 박수를 먹고사는 예술인이기 때문에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함성도 질러주시면 더 즐겁게 노래하실 거라고 하셨어요. 이렇게 좋은 노래들을 좋은 감성으로 듣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소프라노 장아람 - 신 아리랑, 강 건너 봄이 오듯

 

힘찬 박수와 함께 나오신 장아람님. 봄꽃처럼 드레스도 화사하니 정말 산뜻한 느낌이에요. 목소리도 좋으시고.^^ '신 아리랑'을 들려주셨는데요. 귀에 익은 노래라 속으로 따라 부르면서 들었어요.

 

 

 

 

 

  소프라노 장아람, 테너 김달진(현제명 오페라 "춘향전" 中) - 사랑가

 

곧이어 테너 김달진님과 오페라 '춘향전'의 사랑가를 부르셨는데, 사랑이 넘치는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셨어요. 무대에서 공연하신 분들의 표정만 봐도 사랑 노래인지 금방 알 수 있겠더라구요.ㅎㅎ 두 분의 하모니 정말 최고! 더 듣고 싶었는데 한 곡밖에 안 부르시니 저는 너무나 아쉬웠답니다.

 

 

 

 

 

다 같이 - 경복궁 타령 / O Sole mio / O! Happy day

 

이제 마지막 공연이에요. 출연자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신나는 노래를 불러주셨는데, 목소리 좋으신 성악가분들이 부르시니 오늘 제 귀랑 눈 호강 많이 하고 가네요.~^^ 특히나 2층 제일 앞자리에서 공연을 보니 성악가분들 표정 하나하나, 손짓까지도 섬세하게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O! Happy day' 노래 부르면서 약간의 퍼포먼스라고 해야 하나요? 바리톤 김광빈님께서 선글라스를 끼고 뒷짐지고 있으니 딱! 누군가가 떠오르더라구요..^^
 

 

 

 

 

 끊이지 않는 박수가 넘치고 마지막 무대를 끝으로 인사를 드리는 출연진입니다. 벌써 끝이라니 너무 아쉬웠어요.!! 주옥같은 우리 가곡이 많지만 그중에 몇 곡을 뽑아낸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성악가들의 각기 다른 음색과 톤으로 우리 가곡을 들으니 정말 귀가 호강한 하루였어요. 가곡들 대부분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슬픈 가락들로 제 맘을 가슴 저미고 애절하게 했지만 그래도 너무 좋다는 생각뿐이에요.

 

 


 

 

2층에서 나오니 1층 로비에서 사람들이 빵을 받으려고 줄을 서고 계셨어요. 아래로 내려오는 동안 많은 분이 나오셔서 시민회관 로비를 가득 채웠답니다. 좋은 공연을 무료로 보고 이렇게 무료 브런치까지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합니다. 공연과 다과를 준비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줄을 서서 빵과 음료를 받았답니다. 오후에 딸내미께서 보시고 어디서 사왔느냐고 묻더니 다음 날 어린이집 친구들이랑 함께 나눠 먹는다고 가져갔어요.^^ 집 가까운 곳에서 편안하게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았고, 또 우리가락 우리가곡을 들으니 마음이 차분하게 정리가 돼서 힐링하는 것 같았어요. 요즘 힐링이 대세잖아요. 멀리 나가지 마시고 가까운 곳에서 좋은 공연 있으면 가보는 것도 괜찮겠죠?

 

이런 음악회를 통해 휴식 시간도 갖고 가곡에 조금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많은 공연들을 계획하고 있다니까 기대해볼게요.!!

 

 

 

글·사진 | 천둥(이경미)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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