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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넝쿨이 속삭여준 우리 동네 축제 이야기 - 2012 광명시평생학습축제 여섯 번째 이야기, 넝쿨도서관에서 만난 그림책 우리동네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일상에서 만나자 평생학습’이라는 슬로건 때문일까요? 2012 광명 평생학습 축제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프로그램들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동네를 천천히 걷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돌아보면, 바로 그곳이 축제의 현장일 정도로 말이에요.

 

 토요일. 벌써 축제 네 번째 날 입니다. 오늘은 어디로 구경을 가볼까 하고 축제 일정표를 뒤적이던 이 곧미녀의 눈에 확~ 들어오는 축제 현장이 한 곳 있어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넝쿨 도서관의 평생학습축제예요!


 곧미녀와 함께 하는 그 즐거운 현장으로 지금 출발~~ 합니다.

 

 

 

 

 

 넝쿨 어린이 도서관의 ‘그림책, 우리동네’ 라는 프로그램을 만나러 가기 전 도서관에 전화를 하니 대뜸 교통수단을 먼저 물어오네요. 곧미녀는 우아하게(?) 버스로 갈 거라고 하자, 전화기 너머의 관계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택시를 타라고 권하십니다. 말 잘 듣는 곧미녀는 택시를 타고 언덕을 올랐습니다. 올라가는 길의 담벼락에 빨래처럼 널린(ㅎㅎ)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저씨~ 스톱!"


여기서부터가 넝쿨 도서관 아이들의 구역인가 봐요. 축제를 알리는 글과 재미난 그림 이야기들이 빨랫줄에 걸린 빨래들과 경쟁하듯 아기자기한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이정표처럼 매달려 있는 그림동화들을 따라 걷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접어듭니다. 아하~ 울 필진 마기님의 [골목 골목 스며든 시간들]에서 만나보았던 그 골목이군요. 이런 멋진 벽화가 그려진 골목에 사는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곧미녀가 부럽지요?ㅎㅎ 눈 크게 뜨고 어서어서 따라오세요~~^^


벽화같이 해맑은 얼굴을 가진 우리 아이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요? 두근거리는 마음이 발걸음을 재촉하게 합니다.

 

 

 

 

 

 포스터(?)를 보니 담벼락에 매달린 그림들은 '넉점반'과 '반쪽이' 그리고 '동시'라는 그림책들을 펼쳐 놓은 거였군요. 급한 마음에 자세히 읽어보질 못한 게 아쉽지만, 뭐 괜찮아요. 내려갈 때 꼭꼭 읽어보면 되니까요. 동네 친구들과 어른들은 이 안내문만 보고도 넝쿨 어린이도서관을 쉽게 찾아갈 수 있겠지만, 처음 오는 사람들을 위해 도서관 약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참을 더 걸어가자, 이번엔 또 다른 그림동화들이 줄지어 걸려 있어요. 이렇게 많은 그림동화들이 도서관까지 안내해 주는 것을 보니 곧미녀의 걱정은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았네요. 누구라도 골목 어귀에서부터 이 그림 동화들을 따라 찬찬히 걷다 보면 넝쿨 어린이 도서관에 도착하게 될 테니까요.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사람은 누굴까요? 참 기발한 생각이지 않은가요? 분명 평생학습축제를 동네 이웃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넝쿨 도서관 식구들 중 누군가 일거에요. 이 훈훈한 광경에 곧미녀의 기분이 더 좋아집니다.

 

 

 

 

 예쁜 그림동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그 동화책을 따라 언덕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넝쿨 어린이 도서관에 거의 다 온 것 같아요. 그림책 이정표가 없었다면, 곧미녀는 택시를 타고 넝쿨 어린이 도서관 앞까지 쌩~~ 하고 달려왔겠죠? 그랬더라면 (흑흑~~) 광블에 올려질 포스팅 또한 재미가 덜했을 거라는 거, 아시죠?

 

 

 

 

 

 곧미녀의 무한 광블사랑과 넝쿨 도서관 식구들이 만들어 준 멋진 그림동화 이정표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2012평생학습축제가 열리고 있는 넝쿨 도서관에 도.착.을. 했.습.니.다~~!!(1박 2일 멘트로 읽어주세요!) 반쯤 열린 대문(처음엔 활짝 열어놨을 텐데, 심술쟁이 바람이 살짝 밀어놓은 것 같기도 하지만...)이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 하는 것 같네요.


알록달록 예쁜 타일조각으로 장식된 계단을 따라 한번 올라가 볼까요?

 

 

 

 

 

 1층과 2층을 지나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초입에서 문득 옆을 올려다 보니, 타일조각 계단이 끝나는 언저리에 빨갛게 물들어 가는 담쟁이 넝쿨이 파란 하늘빛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으로 곧미녀를 맞이합니다. 좁은 계단을 오르는 동안 힘들지 않았냐구요? 천만해요. 예쁜 계단과 주변 풍경 때문에 힘들 틈이 전혀 없었는걸요. ㅎㅎ

 

 

 

 

 

 담쟁이 넝쿨이 있던 벽에도 앙증맞은 이정표 하나가 있네요. 둥글둥글 귀여운 화살표 좀 보세요. 아이들이 하나하나 공들여 오렸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죠?ㅎㅎ 이 화살표가 도서관이 3층이라고 수줍게 말해주고 있어요. 그 어떤 화려한 배경보다도 초록 빛 화살표와 잘 어울리는 붉은 빛 담쟁이가 또다시 하늘을 올려다 보게 만들었어요.


곧미녀 생각엔, 넝쿨 어린이 도서관이 있는 이 곳이 광명시에서 가장 높은 동네가 아닐까 싶어요. 도서관 안에서는 무언가 재미난 일이 벌어지고 있나 봐요. 아이들 웃음소리에 담쟁이 잎들이 함께 ‘하하~ 호호~’ 웃으며 흔들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보니, 의자에 할아버지께서 앉아 계시고, 아이들은 그 주위에서 책을 가지고 제기차기를 하고 있었어요. 이건 무슨 놀이일까요?

 

철산 4동 도덕산 자락에 사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준비한 넝쿨어린이 도서관의 2012광명 평생학습축제는요.....

 

제 1탄 (오후 12-1시30분) : 우리동네 이모가 들려주는 풀싸움, 그림책. 풀 이야기. 보물찾기.
제 2탄 (오후 2시- 3시) : 우리동네 할아버지께서 읽어주는 반쪽이 그림책. 제기 만들고 차기. 내가 만든 제기 뽐내기.
제 3탄 (오후 3시) : 우리동네 할머니께서 읽어주는 그림책 똥 떡, 똥 떡 만들기, 똥 떡 만들어 이웃에게 돌리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생각해보니, 열심히 이 제기를 차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계단 옆 담쟁이의 이파리를 흔들었던 거로군요. 즐거워하시는 할아버지를 보자, 아이들은 더 힘이 나는 듯 제기를 더 열심히 차기 시작합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만든 제기라 그런지, 문방구에서 파는 제기보다 훨씬 잘 찰 수 있는 것 같다고 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아이들이 이렇게 직접 안내문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가며, 몇 일 동안 준비했다는 넝쿨 어린이 도서관의 축제랍니다.


 2003년에 문을 연 넝쿨 어린이 도서관은 지속적으로 후원을 해 주는 곳이 있어 운영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최근 '작은 도서관'으로 지정되어 광명시청의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며 관장님(호칭을 물어보니 그냥 웃으셔서, 곧미녀가 임의로 호칭을ㅎㅎ)께서 많은 자랑을 하셨어요.


 축제기간이 아닌 평소에도 그림책 읽고 산책하기, 미술수업, 영어수업, 엄마들이 책 읽어주기, 영화보기 등의 많은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평소 넝쿨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어떤 곳인지 물었더니, 맘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곳이 되길 바란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그 동안 열심히 자원봉사를 해 주신 동네 엄마들과 주민들의 노력의 결실로 이번에 작은 도서관으로 지정된 넝쿨 어린이 도서관.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평생학습 프로그램 3탄을 진행해 주실 동네 할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곧미녀는 넝쿨 도서관을 찬찬히 둘러봅니다. 창문 앞 책장 위에 가지런히 놓여진 넝쿨식구들의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창문너머 담쟁이 넝쿨도 책을 읽고 싶은 듯 이쪽을 기웃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참 재미있는 광경이지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주를 이루는 넝쿨 어린이 도서관 아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을 "엄마"라고 부르며 정을 나누고 있었어요. 관장님이 주신 넝쿨어린이 도서관 소식지를 읽어보니,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동네 엄마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훨씬 자연스럽게 이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학원에서 늦게 오는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연장해 가면서까지 도서관 문을 열어 두고, 글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하루 두 세 시간씩 정성스럽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는 우리 자원봉사 엄마들이랍니다.

 

 이런 사랑과 정이 하나 둘 모여 오늘의 넝쿨 어린이 도서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이나 따뜻해집니다.

 

 

 

 

 

 또 다른 창문으로는 광명시의 고층 아파트들이 뾰족뾰족 그림처럼 펼쳐져 있네요. 도서관 창문에 한 가득 들어찬 하늘과 함께, 넝쿨 아이들 마음 속 커다란 꿈들이 도덕산 자락을 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길 바래봅니다. 매일 이 큰 창문 안쪽으로 쏟아지듯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꿈을 키우는 넝쿨 아이들은, 분명 우리 광명시의 커다란 보물이 될 테니까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네 할머니께서 넝쿨 도서관에 오셨어요. 눈이 빠져라 할머니를 기다렸던 아이들은 재빠르게 책상에 둘러 앉아 똘망 똘망한 눈으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합니다.


"똥 떡"


 할머니께서는 옛날 푸세식(재래식)화장실에 빠진 준호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십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할머니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얼굴이 너무도 진지해서, 곧미녀도 한참 동안이나 이야기를 함께 들었답니다.


“그러다가 똥통에 빠지면 어떨까?”


 하고 할머니가 묻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코를 막고 “더러워요~~”라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ㅎㅎ 재미있는 할머니의 똥떡 이야기 속으로 점점 아이들이 빠져 드는 것 같죠?

 

 

 

 

 예전처럼 넓은 시민체육관에서 평생학습축제를 했더라면, 넝쿨 도서관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곧미녀만의 카메라에 담을 순 없었겠죠? 바로 이런 순간 때문에, 곧미녀가 언덕길을 오르며 그리도 설렜는지 모릅니다. 책을 읽어주는 동네 할머니 앞으로 조금씩 더 가까이 모여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곧미녀를 더욱 행복하게 합니다.

 

 

 

 

 아이들의 축제를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기며 돌아서야 했던 곧미녀의 눈에, 반죽이 잘 된 떡과 노란 콩고물이 번뜩 들어오네요. 이야기책을 읽어주시던 동네 할머니와 함께 만들게 될 "똥 떡" 재료인가 봐요. 맛있는 떡을 오물거릴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웃음짓게 됩니다. 또, 동네 이웃들에게 떡을 나누어 주는 아이들을 모습도 상상이 됩니다.


'우리동네 이웃과 함께 하는 평생학습 축제'의 주제와도 딱 들어 맞는 것 같지 않나요?

 

 

 

 

 

 도서관에 와서 책 읽는 게 가장 재밌다는 6살 대열이가 다니는 도서관도 바로 이 넝쿨 어린이 도서관입니다. 창 밖엔 드넓은 하늘과 도시가 펼쳐져 있고, 문 밖엔 선생님들과 함께 만든 페트병 악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곳.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 손으로 흔들어 주지 않아도, 살랑거리는 바람과 함께 페트병 스스로가 악기 연주를 해 주는 곳. 철재 대문도 달그락 달그락 연주를 하는 그곳에, 우리 아이들의 꿈이 영그는 도서관이 있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그 아름다웠던 평생학습축제 축제를 뒤로하고, 넝쿨 어린이 도서관을 나서는 길. 도서관 문 밖 풍경은 또 다시 곧미녀를 설레게 합니다.

 

곧미녀와 함께 즐겼던 평생학습 축제. 어떠셨나요?


 손에 손을 잡고 동네 한 바퀴 돌아보세요. 그러다 문득 발걸음이 멈춰지는 곳이 있다면, 바로 그곳이 축제가 시작되는 곳일지도 몰라요. 우리 동네 곳곳에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작은 축제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테니까요.

 

 

 

 

 

글·사진 | 곧미녀(김경애)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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