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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지켜주심에 고맙습니다 -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세종국악기사 운산 조범석 선생님

 

지켜주심에 고맙습니다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세종국악기사 운산 조범석 선생님



글/사진. 광명시 온라인 청소년필진
유정민


히힛~ 오랜만에 광블을 찾은 청소년 필진 유정민 입니다. ^^
그동안 한 번 만나뵙고 싶었던 전통국악기 장인 "운산 조범석" 선생님을
얼마전에 찾아뵙고 왔지요. 선생님의 작업실 "세종국악기사"가 구름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어서 선생님의 호(號)도 운산(雲山)이시랍니다.


 

지난 2월 16일이었네요. 봄 방학중인 저는
세종국악기사를 찾아 버스를 타고 가리대 삼거리에서 내렸습니다.

세종국악기사로 가는 길인데요, 매일 광명사거리나 철산상업지구같은 차도 많고 사람도 많은 곳만 다니다가, 오랫만에 이런 한적한 곳에 오니 맑은 공기덕에 마음도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이제 고3을 앞두고 있긴하지만, 방학동안만이라도 종종 짬을 내서 자주 이런 한적한 곳에 바람쐬러 나와야겠어요. ㅎㅎ




 

어이쿵; 추운 날씨에 손이 떨렸나, 사진이 저질입니다. ㅠㅠ

산자락이라 그런지 찬 바람이 엄청 불었지만 공기는 꽤나 기분좋게 상쾌했어요.

가리대 버스 정류장에서 이렇게 구름산 터널방향으로 가다가 터널이 눈에 보일때 쯤, 왼쪽으로 꺾어서 조금만 걸으면...




 

두둥! 세종국악기사 간판이 보여요~! 얼핏보면 눈에 잘 띄진 않더라구요.
나무에 뭔가 세겨져 있길래 처음엔 천하대장군이라 써있는 장승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간판이었네요. ㅋ




 

푯말 붙은 곳 안쪽으로 이렇게 길이 나있어요. 저 뒤에 큰 나무들은 사람 손에 가꿔진 것처럼 멋있었어요. 가운데 느티나무는 몇백년이 넘었나봐요.

자, 여기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고민되시죠?




 

걱정하지 마세요! 인기척을 느끼고 달려나온 멍멍이가 왼쪽이라고 길안내를 해줄테니까요. ^^
짖지도 않고 엄청 순하니까, 무서워 하지 않으셔도 되요~
만져도 안물어요! ^^
 



 

세종국악기사 실내에 들어가니 국악방송과 함께 따뜻한 공기가 뭉게뭉게 느껴졌는데요.
무슨 난로냐구요? 가스? 연탄? 정답은 나무 장작입니다.
저는 나무로 불떼는 거 처음봤는데 나무타는 냄새때문인지 더 따뜻하고 포근한 거 같더라구요.




 

작업실 곳곳에는 가야금들이 벽을 기대고 선생님의 마무리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헉, 노출 오버에 흔들림까지... ㅠㅠ

저희가 도착했을 때 조범석 선생님은 가야금을 만드는 중이셨는데요, 그덕에 가야금 만드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와우! *_*

인터뷰 해주시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으시더군요. 30년째 하시다보니 이제 감으로 척척하게 된다고 하시네요. 새삼 장인의 위엄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ㅋㅋ 역시 달인! >o<ㅋ

이곳에 터를 잡으신지는 20년 정도 됐다고 하셨어요. 나무나 다른 재료까지 직접 하나하나 꼼꼼히 구매하시면서 만들게 된데에는 작은 아버지의 영향이 크셨다고 해요.




 

호두나무로 만들어진 시옷(ㅅ)모양의 저것은 '안족'이라는 건데요. 가야금의 현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대요. 막 끼워진 것 같지만 조금씩 크기가 달라서 크기순대로 끼워야 하는 거랍니다.

보이시나요, 미묘한 높이 차이가~?
우리 같은 일반 사람이 한다면 한참 들여다보고 낑낑댔을 듯 하지만 빠른 속도로 슥슥슥 끼우시더라구요. 역시 장인이심. ^^




 

이 과정은 안족이 현을 잘 받쳐주게 하기 위해서 조금씩 홈을 내는 과정이예요.

이렇게 완성된 안족을 현 밑에 잘 받치도록 껴주고, 음에 맞게 위치를 조정해서 조율해주면




 

우리가 잘 알고있는 전통악기 가야금이 쨘~하고 완성된답니다.

현이 서양악기와는 달리 하얗고 굵은 것이 뭔가해서 그 재료를 여쭤봤더니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거래요. 명주실은 돌잔치 돌잡이때 장수의 의미로 쓰이는 그 줄이죠. ^^




 

악기사에는 40년 동안 국악기를 만들어오신 또 한분의 장인이 계셨는데요, "권명기" 공장장님이세요. 이 작업은 대아쟁에 현을 끼울 구멍을 뚫고 계시는 거네요.




 

사진은 위쪽이 거문고, 아래쪽은 가야금입니다.

이제 7개월된 선생님의 손자가 쓸 악기라는 마음으로 손자를 예뻐하시듯 악기를 만드신다니 악기 하나하나의 가치가 더 높아 지는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는 30년 전에 작은 아버지께 기술을 전수 받으셔서 지금은 우리나라에 50명 남짓한 전통악기 장인이 되셨대요.

또, 늘 자연과 가까이 계시고 전통음악들과 함께하셔서인지 선생님의 가치관도 남달랐는데요, 요즘 이슈화 되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 남다른 견해를 갖고 계셨어요.

경찰을 동원해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것은 너무 일시적이라고 하시면서, 제주도의 "1인 1악기 아름다운 예술 여행'사업을 예로 예체능을 통해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인성과 감성을 길러줘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올해부터 시행되는 5일 등교제도를 통해 학생의 인성과 감성을 기르는 한 방편으로 작업실에서 전통국악기 체험학습을 구상하고 있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시행된다면 저도 하고 싶은데... 고3이라서 안타깝네요. ㅠㅠ




 

"세종국악사 운산 조범석 작"이라고 써있는 낙관입니다.
올 3월 말쯤부터 이 낙관이 찍힌 가야금 60대가 제주도 초등학생들을 위해 사용될 거라고 해요.




 

상장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죠? 너무 많아 다 소개할수 없어서 인증서 내용만 소개할게요.

"위 사람은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의식과 창의적인 사고로 전통국악기 제작 부문에서 으뜸의 경지에 올랐기에 <2005 경기 으뜸이> 인증서를 드립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사장님이 보여주신 건데요, 곧 전통국악기로 변신할 나무들을 말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늘씬하고 매끈한 모양이 멋있는 악기가 될 것 같죠? >.<

멋지게 변신한 악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http://www.unsan100.com 에 방문하시면 되지요. ^^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신 조범석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악기사를 나왔어요. 집으로 가는 길에 저도 국악기를 하나쯤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여의치 않지만 시간을 내어서 꼭 배워야겠어요.

여러분도 저와 함께 전통국악기를 통해 인성과 감성, 길러보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