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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가을, 시와 눈맞춤하다 - '또바기 독서회'의 신동엽 문학관 문학기행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는 계절, 가을입니다.

 

오늘은 광명시 중앙도서관 독서동아리 '또바기 독서회' 가 문학기행을 떠나는 날입니다. 일 년에 한 번 떠나는 문학기행인데요, 아침 일찍 또바기 독서회 회원 및 문학에 관심 있는 광명 사람들이 도서관 앞으로 모였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부여의 <신동엽 문학관>입니다. 문학관 및 역사 유적지 일대를 함께 돌아볼 예정이랍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저를 따라 문학과 함께 하는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독서회와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은 여느 여행과 다른 점이 있는데요,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차 안에서 문학관의 주인공에 대한 가벼운 공부와 시 낭독 시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도 역시 신동엽 시인의 시와 가을에 관련된 시 몇 편을 낭독했는데요, 엄마를 따라온 아이도 평소에 시와 친하지 않았던 어른들도 모두 시낭독을 하고 시와 친해지는 시간이지요. ^^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네요. 문학관 앞마당에는 조형물과 시를 새긴 시 깃발이 (설치 미술가 임옥상의 작품) 설치돼 있습니다. 깃발이 금방이라도 바람에 휘날릴 듯합니다. 기형도 문학공원 완공을 가다리고 있는 광명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눈여겨 보게 되더군요.

 


 

 

 

문학관 해설사를 통해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21세기의 명품의 조건은 스토리, 테크놀로지,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신동엽 문학관은 명품의 조건을 거의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연지형을 거스르지 않는 정신으로, 특히 산의 언덕에 올라가는 느낌으로 건축되었으며 안정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졌지요. 건축물은 (건축가 승효상) '알맹이는 남고 껍데기는 가라'라는 모토로 신동엽 시의 형상과 거의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동엽 시인의 흉상입니다. 정말 미남이시네요. ㅎㅎ

 

 

 

 

 

이제 문학관 내부로 들어가 볼까요?

 

설명을 듣는 광명 사람들의 눈빛이 진지해 보입니다. 해설사의 조근조근한 설명에 신동엽 시인의 작품세계와 개인의 삶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1960년대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민족시인 신동엽은 부여의 자랑스런 인물이라고 합니다.

 

 

 

 

 

문학관 내부 동선은 언덕을 부드럽게 오르는 듯 경사로를 살렸다고 합니다. 각기 다른 모습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문단 생활 1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유족들이 생가 및 유품 일체를 기증하여 시인의 작품세계, 그리고 문학과 함께 한 개인에 관한 기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광명에도 이에 못지않은 기형도 문학관을 기대하는 간절한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또한 문학관의 전시실 외의 유휴공간은 이 지역 작가들의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늘 살아있는 문학관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이유겠지요?

 

 

 

 

 

교과서에서 만난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 외에는 신동엽 시인에 대해 잘 아는 바가 없었는데요. 문학관 관람은 한 작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큰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문학관을 돌아보고 바로 앞에 위치한 생가를 돌아보았습니다. 신동엽 시인은 명석하고 공부를 잘해 그가 다니던 부여 초등학교에서 1등을 하였고 전주사범학교에 12명의 지원자 중 혼자 합격을 하였다고 합니다.

 

 신동엽 시인은 1930년 8월 18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에서 태어났다. 1959년 그의 나이 29세 때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나 생전에 출간한 시집은 <아사녀>단 하나다. 그의 많은 시집들은 사후에 출간된 것들이다. 시인은 문학을 넘어서 시극 오페레타 방송극 등 다른 예술과의 융합을 꾸준히 모색한 바 있다. 1969년 4월 타계할 때까지 40년의 생을 살면서 80여 편에 달하는 시와 시극 그리고 산문을 남겼다.

 

 

 

이 집에서 부모님의 가슴을 뿌듯하게 했고 지금은 그의 자녀들이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니 이 집이 예사로 보이지 않더군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기도 했지요.

 

 

 

 

 

다음 행선지는 부소산성 일대입니다. 부소산성은 자연지형을 잘 살린 산성으로 106m가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합니다. 문학의 맛을 아는 아이들 역시  역사에 푹 빠져드는 하루입니다. ^^

 

 

 

 

 


1400여 년 전 백제인들이 만든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찡해집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조상들과 잠시나마 함께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합니다.

 

 

 

 

 

이번 기행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가 있는데요. 낙화암은 의자왕의 삼천 궁녀가 죽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삼천은 많은 사람들의 상징적인 숫자겠죠? 전쟁의 패색이 짙어가는 조국, 적에게 치욕을 보이느니 차라리 빠져 죽으리라 결심하고 한 몸을 기꺼이 날려 꽃잎처럼 떨어진 곳. 백제 백성들이 절개를 지키기 위해 죽은 바위가 바로, 낙화암이랍니다.

 

 

 

 

 

낙화암에서 내려다 본 백마강입니다. 부소산성 길을 걸어 낙화암, 고란사, 백마강 등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지명들을 발로 걸어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답니다.

 

 

 

 

 

마지막으로 백제문화 단지에 들러 백제의 역사와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동엽 문학관과 부여 역사가 깃든 일대를 돌아보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문학기행은 한 작가에 대해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느낌을 갖게 합니다. 작가로서의 삶, 한 개인으로의 인생, 작품 속에 투영된 작가 정신에 이르기까지 현존하지 않는 어떤 한 사람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라고 할까요? 화려한 단풍들이 한껏 뽐내는 가을 속으로 다녀온 광명인들의 문학 힐링,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에너지가 돼줄 것만 같네요.

 

 

 

글·사진|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제리(이현희)

http://blog.naver.com/hyunhi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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