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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음악이 내려앉은 가을 들판 - 논두렁에서 열린 음악회

 

 

 

가을이 내려앉은 들녘,

광명 가락골에서 논두렁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 멀리 산은 곱게 물들고 미처 거둬들이지 못한 벼들이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가을 들판입니다.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가락골로 모여들고

아빠와 아이도 나들이를 나와 추억을 만들고 있네요.

비가 내린다던 일기예보는 다행히도 빗나가고

반가운 가을 햇살과 동행할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논두렁 한편에 베어놓은 콩을 까며 아이에게

귀한 체험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멋진 아빠도 가을의 한 페이지입니다.

 

이번 논두렁 음악회는 올해가 다섯 번째 라고 하네요.

광명의 유명한 농부가수 '김백근'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해마다 추수를 끝내고 광명시민들에게 가슴 촉촉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음악회를 마련하고 있지요.

 

 

 

 

 

노래에 앞서 시낭송가이신 최평자님과 시인 송명숙님의 시 낭독이 있었는데요.

부드럽고 설레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시 한편은 가을 들판에 잘 어우러졌습니다.

 

 

 

 

 

촉촉한 시 낭독에 이어 김백근님의 연주와 노래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깊은 우물 속에서 올라오는 듯한 목소리와 하모니카,

그리고 기타 연주를 선물해 주었는데요,

잘 꾸며진 무대가 아니어도 반짝이는 조명이 없어도

구수한 목소리는 반짝이고 빛났습니다.

 

 

 

 

 


소탈한 농부의 모습으로 우리의 쌀을 사랑하고 아끼는 농부의 마음이

노래 속에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가수 김백근 님은

노랫말에 농부로서의 경험과 체험에서 얻은 삶의 진리를 담아내고 있더군요.

관객들도 하나 된 마음으로 흥겹게 음악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들판에서 감미롭게 들려오는 바이올린 소리에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마음으로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김하나님은 관객들께 다음 곡을 함께 불러주어도 좋다며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연주했는데요,

이 계절에 딱 어울리는 노래를 모두 함께 부를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이번 음악회는 노래뿐만 아니라,

하모니카, 기타 연주와 국악 연주, 바이올린 연주, 시낭독 등 다양하게 마련되었는데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타리스트 김광석 님도 만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화려하고 현란한 기타 연주를 들으며 지난날의 향수에 푹 빠져드는 관객들도 많았답니다.

'온리 유' 와 페루 민요 '엘 콘도 파서'는 두 눈을 감고 들으니 더욱 감미로웠지요.

 

 

 

 

 

연주자들 뒤로는 벼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있는데요,

음악회에 오시는 관객들께 벼를 보여주려고 일부러 추수를 미뤘다고 합니다.

 

역시 자연을 사랑하고 많은 사람과 자연을 함께 공감하고자 하는

농부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자연공간 그대로의 무대, 인위적이지 않은 무대에서 즐기는 가을날의 음악회,

흔히 접하기 어려운 시간이기에 더욱 특별한 것 같네요.

 

김백근님의 노래는 쌀, 마음, 구름 산 등 농부의 삶에서 만나는 대상들을

따뜻한 시선과 진실된 심성으로 불러주어 더욱 좋았답니다.

 

 

 

 

 

개성 있는 뮤지션으로 한 시대를 휘날렸던 분이죠?

흰머리가 근사한 이 분은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엄인호님입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이 논바닥인데요,

여러분 발밑에는 지금 미꾸라지가 잠자고 있을 거예요."

라며 어린 시절 미꾸라지에 얽힌 추억 한 자락을 떠 올리며

소탈한 웃음과 함께 노래를 불러줍니다.


관객들의 "멋있어요!"라는 응원에 "제가 원래 제가 야성미가 좀 넘쳐요."

라며 웃는 모습이 꼭 소년같이 밝았습니다.

 

 

 

 

 

어스름 깔리는 저녁 무렵 들판에 울려 퍼지는 국악 연주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가야금(김민정), 대금(김하연)의 강원도 아리랑에 재즈를 접목한 연주였는데요.

마치 자연물들도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는 느낌이었답니다.

 

 

 

 

 

이제 음악회도 막바지를 향해 가는 시간입니다.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슬퍼하는 세상의 이야기 속에서~♬♪"라는

노랫말로 시작하는 마지막 곡, '살이'를 불러주네요.

 

 

 

 

 

어느새 하늘에는 하얗게 반달이 뜨는 시간으로 달려가고

볏짚 깔린 가을 논바닥에 노래가 흐르고 있는데요.

동네 어르신들의 어깨를 절로 흔들게 만드는 김백근님의 노래가 가락골을 물들입니다.


하늘엔 반달이 떠오르고 음악회는 막바지를 향해갑니다.

 


 

 

관객 모두 일어나 함께 흥을 풀어낼 수 있는 무대가 없으면 서운하겠죠?

걸쭉하고 구수한 숭늉 같은 목소리와 산을 흔들어 깨울 듯한

기타 연주에 관객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을 실어 몸을 흔들었지요.

 

"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를 각자 자신에게 외쳤던 것 같네요.

 

저도 제 자신에게 크게 외치며 따라 불렀답니다.

논두렁에서 열려 더욱 특별했던 음악회,

이 가을 우리 모두의 마음을 행복이라는 기억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광명은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시골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지역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요.

중 한 지역인 가락골에도 논과 밭을 만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음악회의 공연 후원금 및 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광명의 농부가수가 마련해 주는 가을날의 행복한 문화 '논두렁 음악회'에

여러분도 내년에는 꼭 동참해 보세요.

 

 

 

글·사진|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제리(이현희)

http://blog.naver.com/hyunhi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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