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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아무도 눈여겨보는 이 없을 지라도 - 도시의 틈새에 생의 뿌리를 내린 들풀들 일주일에 두 번, 지역아동센터에 독서수업을 나갑니다. 늘 다니던 길이 식상하여 가끔씩 낯선 길,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해보곤 한답니다. 예전에는 지나가면서 저기는 어떤 동네일까, 바라보고 호기심만 간직했던 길. 그 길로, 어느 날, 접어들었더랬지요. 일주일에 두 번 가는 길.... 가파른 언덕 길, 호흡을 고르며, 햇빛을 가리며 걷던 길. 그곳에서 관심 받지 못하는 듯 한 것들이 어느 순간 내 시선을 붙잡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냐구요? 오오~~~ 아닙니다. 온실 속 공주 같은 보살핌의 온기 어른거리는 요 녀석이 아니구요. 뭇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화려한 능소화, 요것도 아니랍니다. 돌 틈 사이, 혹은 시멘트 갈라진 틈 사이에서 푸릇푸릇 서로의 어깨를 붙잡고 살아야 한다고 결의를 다지는, 바로 요 녀석들.. 더보기
골목골목 스며든 시간들 - '철산동 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만난 벽화, 추억, 아련함. 여름은 그렇다. 날이 더워서 숨 쉬는 것조차 짜증이 날 때가 많지만, 단비 한 번에 감성이 충만해지고,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른다. 문득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친구들과 정신없이 뛰어 놀다가도 노을이 지는 광경에 하나, 둘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곤 했는데.... 이런 날씨가 한창일 땐 방학기간이었나? 그러고 보면 그 때 난 뭐하고 있었더라... 태어난 곳은 광명인데, 유년 시절은 대부분 인천에서 보냈다. 그러기에 어린 시절의 애틋함과 데자뷰를 느끼는 것이나 날씨를 느끼면서 차오르는 벅참 등의 아련한 감정은 대부분 인천 살 때의 기억에서 느끼는 것 같다. 주위에서 예전 살던 동네의 느낌을 만나면 더욱 그렇다. 어릴 때, 저층 아파트에 살았지만, 아파트를 나가면 빌라들이 잔뜩 있었다. 그 사이에 내가 좋아하던.. 더보기
광명시장의 아침 - 시장 길을 따라 출근하기 매일 매일 다양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곳. 이곳은 어딜까요~? 너무 쉽다구요~ 사진 속에 답이 나와 있네요. ㅋㅋ 바로 사람 많은 시간대의 광명시장 입구랍니다. 시장구경하고 돌아가시는 할머니와 남자분들도 꽤 많지요? 양똥c(남자친구)의 경우, 시장에 들어서면 델꾸 나오는데 애를 먹곤 합니다. 요즘엔 남자들이 더 쇼핑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싱그러운 과일과 생선들이 가는 길목마다 저를 붙듭니다. 보통 한 바퀴 쭈욱~ 어디가 저렴한가 스캔하고 돌아다니죠. 쇼핑은 돌아다니는 재미~ 정말 사람 많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언제나 재미지죠~ 개인적으로 생선비린내를 무척 좋아하는 은똥c. 바닷가에 온 듯한 착각이 들어서 왠지 기분이 들뜨게 됩니다. 그래서 생선가게 앞에서 냄새 맡고 싶어서 좀.. 더보기
길에 홀리다(2) - 새터안로17번길 위, 그 비밀스런 공간 길에 홀리다① 더보기
길에 홀리다(1) - 광명7동 새터안로 17번길을 가다 어느새 꽃향기를 벗어던진 길 위에 섰다. 그 길 위에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는 표지판이 있다. 어지러이 돌아가는 이발소 싸인볼도. 둘은 세상일에 무관심한 길을 닮아있다. 익숙지 않은 이름을 곱씹어 본다. 새터안로 17번길. 무작정 따라가 보자. 길에게 길을 물으며, 그렇게. 아직은 우리가 알던 길 위에 있다. 콘크리트 냄새, 사람 냄새, 코끝에 살랑거리는 초록, 초록. 길을 재촉한다. 공주 다롱, 얼짱 찬희, 우정해♡ 친구 사이일까 ? 이 골목에 살았을 친구들을 기억하는 빨간 벽이 말했다. 보. 고. 싶. 다. 허물린 건물을 기억하는 대문 너머의 세상이 궁금하다. 더위에 늘어지는 시간처럼 느리게 말해본다. 조금만 기다려. 만나러 갈게. 낯선 곳에 온 듯하다. 시간을 붙잡아 두려는 듯 대롱거리며 매달린 빨래.. 더보기
비오는 날의 수채화 - 비에 젖은 라일락 꽃잎 같은 출근길 : 광명7동~광명2동의 골목골목 언제부터 내렸을까요? 오후부터 내린다던 비가 이른 아침, 알람 소리가 되어 나를 깨웁니다. 오늘은 뭘 입나, 아침은 뭘 먹나, 고민하며 신문을 펼쳐봤어요. 헉! 세상 고민이 와르르~~ 쏟. 아. 진. 다. 어떡하죠? 서울 흐리고 비, 전주 흐리고 비, 대구 흐리고 비... 순간,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물이 중얼거립니다.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신문 속 고민들을 남겨 두고 집을 나서는 시간, 오전 10시. 촉촉이 젖은 거리를 두드리는 발소리가 유난히 경쾌하게 울리는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곧미녀의 출근길. 비오는 날의 수채화라는 이름으로 카메라에 담아 볼까요? 비 내리는 하늘은 그 나름의 우중충한 매력이 있어 좋아합니다. 하지만, 작은 3단 우산 하나에 가려져 버린다는 단점도 있다는 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