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 소통

문화예술의 봄을 꿈꾸며 - 광명시민회관 제3회 광명초대작가회전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광명초대작가회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동안 광명을 중심으로 해서 작품을 발표해 온 중견 작가들이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광명초대작가회전'이 서양화 장르뿐만 아니라 서예나 동양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함께 전시를 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어요. 미술 전시장 찾기가 일상 속에 자리 잡았을 만큼 전시장을 자주 오가는 저였지만, 사실 인사동이나 삼청동, 서울시청 쪽으로 나가기만 했지 오히려 동네에서 열리는 전시장은 가까이 있음에도 내 관심 밖에 있곤 했지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을 찾았습니다.

 

 

 

 

유리문에 전시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네요! 어떤 작가분들이 참여했는지 들여다보았습니다. 김영분, 문창수, 박미숙, 박병오, 박요아, 박인옥, 오석교, 윤기호, 이관호, 이광희, 이상배, 이주형, 임종국, 조현성, 최백란, 한경희.

 

 

 

 

안으로 들어가니 화환이 반겨줍니다.

 

 

 

 

전시실의 전경입니다. 넓은 전시장에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카탈로그와 간단한 간식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방명록을 적으시는 모습입니다. 쑥쓰럽더라도 방명록을 남기면 작가들은 힘을 얻습니다. 관람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둘씩 방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전시와 올해 전시의 내용이 들어있는 카탈로그가 있네요. 작가별로 두 해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방향이나 변화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전시는 광명에서 살거나 활동하는 작가들 중에 <한국 미술대전>이나 <경기 미술 대전>에서 상을 타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그 자격이 인정되어 초대작가가 된 분들의 전시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수준은 관람자로서 그 격을 논하기는 어쭙잖은 일이지만... 전시장 입구에서만 얼핏 봐도 무게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작품을 하나씩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경희 <빛날희>

 

 

 

 

한경희 <케이트 메클레란의 기도 중에서>

필체에서 글의 내용에 담긴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최백란 <봄빛-의왕 오메기마을 입구>

의왕시 어디에 이렇게 멋진 풍경이 숨어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들었습니다. 같은 경치라도 작가의 눈은 이렇게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힘이 있습니다.

 

 

 

 

조현성 <누실명(유우석)>

역시 서예는 어렵습니다. 글을 읽어보려 노력하다가 머리가 아파 이내 포기! 그러나 가만히 보면 글이 살아서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아 그 움직임을 가만 느껴보았습니다.

 

 

 

 

이상배 <노안도>

내 마음에 든 작품! 푸른 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동양화는 여백이 주는 느낌이 큽니다. 

 

 

 

 

멀리서 보는 맛도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그 느낌이 또 다릅니다. <노안도>입니다. 제목을 보고 나니 동양화에서는 감상할 포인트가 있다는 것이 뒤늦게 떠오르네요. 갈대노(蘆), 기러기안(雁). 즉, 갈대와 기러기는 평안한 노년을 기리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좌)임종국 <초봄의 감흥(新春感興)>    

바탕을 이루는 색이 황토빛이다보니 마치 고분벽화를 대하는 느낌이 드는 작품입니다. 봄에 어울리는 글귀를 조용히 음미해 봅니다. (옆에 한글로 풀이를 해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우)임종국 <봄이 머무는 마을(留春洞)>
서예를 하다보면 저절로 명상이 됩니다. 글을 읽다보면 작가의 자연과 삶에 대해 관조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관호 <금편계곡>
마치 과거의 시간이 화첩에서 현재의 시간으로 펼쳐져 나온 듯합니다.

 

 

 

 

관호 <미소가 머무는 곳>

세상의 복잡함을 뒤로 하고... 풍경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주형 <용>

서예가 어렵다 느껴지는 것은 기운을 모아 일필휘지로 써야한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은 부단한 노략과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지요. 필체에서 작가가 붓을 들고 기운을 조절하며 한 획을 긋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작품명대로 마치 두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꿈틀대는 듯 합니다.

 

 

 

 

박요아 <오병이어>

동양화이면서도 서양화의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것은 단지 채색화이기 때문만은 아닌 듯합니다. 매달려있는 생선(굴비?)의 표정에서 인생사가 느껴지는 까닭은... 내 마음 탓일까요?

 

 

 

 

박요아 <봄>

보는 이의 시선이 앞쪽 풍경의 나무와 고옥을 보면 마치 지나간 과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시선의 흐름을 따라  뒤쪽 허술한 집에 이르러서는 굴뚝의 연기도 그렇고 허술하지만 왠지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진다고 할까? 그래서 살아잇는 현재로 다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문창수 <신명Ⅰ>

문창수 선생이 오랫동안 작품 소재로 삼아 온 농악. 작품 제목대로 신명이 느껴집니다.

 

 

 

 

문창수 <신명Ⅱ>

그렇게 많은 농악을 주제로 한 그림을 봤음에도 늘 새로운 느낌이 든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박병호 <봄의 향연>
'봄'이라는 제목에서처럼 밝고 화사한 봄의 기운이 색감에서 전해집니다.

 

 

 

 

박병호 <대지의 향연>

음악도 그렇지만 그림도 라이브가 최고입니다. 대지의 향연은 봄날 연초록 잎과 붉게 피어나는 꽃들이 보색을 이루며 펼쳐져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가까이 들여다 보니 마치 오래된 절의 꽃 창살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군요. 빨강과 파랑의의 색감이 다채롭습니다.

 

 

 

 

이광희 <春日>
갑골문 서체를 보면 그림 같습니다. 이럴 때 작품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박인옥 <茶山詩>

 

 

 

 

김영분 <왕창령의 시 춘궁곡>

 

 

 

 

윤기호 <따스한 봄날>

추상조각이 아닌 구상조각에다 소재가 친근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여체의 풍만함도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윤기호 <행복한 생각>

 

 

 

 

윤기호 <가족사진>

 

 

 

 

박미숙 <정완영 님 시조 한국화첩>

개인적으로 박미숙 작가의 작품 앞에 더 머물게 되었는데, 그 까닭은 작가에게 한동안 서예를 배웠던 인연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글에서 평상 시 작가의 차분하고 단정한 성품이 느껴집니다.^^

 

 

 

 

(좌)오석교 <Return of nature Ⅰ>

(우)오석교 <Return of nature Ⅱ>

 

한국적인 것을 소재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맛이 느껴집니다.

 

 

 

 

 

빨강과 파랑의 색감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매화, 나뭇잎, 새의 색감과 문양이 화사하고 다채롭습니다.

 

 

 

 

저 말고도 사진으로 담고 계시는 분이 있네요. 마음에 드는 작품은 그것을 오래도록 품고 싶은 마음에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만듭니다.

 

 

 

 

 

광명시청 홍보실 직원분이 소개해주신 덕에 박병오 작가님(좌), 오석교 작가님(우)과 대화도 하고 전시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오석교 작가님께서 스케치 하는 모습도 포착했습니다.

 

 

 

 

작품을 다 둘러보고 나서야 전체적으로 봄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미술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 하더라도 전시장에 걸린 작품마다 모두 감동을 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 또한 동네에서 서예도 배웠고 동양화도 살짝 기웃거렸다고는 하지만, 서예 작품을 대할 때면 기본적으로 한자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어서 글에서 전해지는 기운이나 글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게 만드는 경우가 많거든요.


서양화의 경우는 조금 나아서 구상화라면 그것이 풍경화든 인물화든 정물화든 색감이나 그림이 전해주는 느낌들을 그대로 즐기면 된다지만, 보통 사람들이 비구상화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요즘은 큰 전시회에 가면 작품 설명을 해주는 도슨트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 전시뿐 아니라 다른 전시도 포함해서 보통의 관람객들은 입구에서부터 작품을 훑어보고는 어색해하다가 나가게 되곤 하는데 도슨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작품 설명을 한다거나 차를 한잔 권하는 식으로 어색함을 달래주면 관람객들이 작품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될 것이고, 서로 더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광명초대작가회전에서는 도슨트가 따로 있지는 않았지만 서예 작품의 경우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글에 대한 해석을 같이 붙놓았으니 각 작가들마다의 필체에서 전해지는 느낌을 느끼고 그 뜻도 함께 음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개인전이나 한 장르가 모인 전시들을 관람할 때는 어찌 보면 다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런 전시와는 달리 작가로서의 입지굳힌 작품성 있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가웠습니다. 또 멀리 나갈 것 없이  내가 사는 동네에서 훌륭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가까우니까 아이들 손을 잡고 전시장을 자주 찾을 수 있으니 더 좋은 일이 되겠구요.


광명의 작가님들, 힘든 시기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하게 내면의 에너지를 태우셔서 네번째 전시도 이어가주셨으면 합니다. 그 때 다시 뵙기를 고대하겠습니다.

 

 

 

 

[문화예술의 봄을 꿈꾸며 - 광명시민회관 제3회 광명초대작가회전]

| 자유인(한미주)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