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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미리 받은 초록빛 선물 - 옥길동 들녘에서 만난 봄의 소리 어느 한가한 오후 고향같이 정겨운 동네 옥길동을 할 일 없이 어정거렸습니다. 푸근해진 날씨에 장갑도 끼지 않고 슬슬 걸어 다니며 살금살금 오고 있는 들녘의 봄을 잡아보고 싶어서였지요. 옥길동은 광명스피돔 옆에 있는 목감천을 건너가면 만날 수 있는 동네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마주 보이는 동네에는 작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지만, 왼쪽으로 꺾어서 들어가면 넓은 들판이 나오지요. 그 들판에는 비닐하우스가 눈처럼 뽀얗게 펼쳐져 있어요. 슬슬 걸어서 옥길천이 있는 쪽으로 올라가 봅니다. 아직 잔설이 남아있지만, 일터로 나온 주인을 기다리는 자전거가 따사로운 이른 봄 햇살에 느긋해 보이네요. 자전거는 느긋하지만, 주인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채소들을 돌보느라 동동거리는 발걸음이 바쁘기만 하네요. 주인의 뒤를 따라 비닐.. 더보기
길에 홀리다(2) - 새터안로17번길 위, 그 비밀스런 공간 길에 홀리다① 더보기
길에 홀리다(1) - 광명7동 새터안로 17번길을 가다 어느새 꽃향기를 벗어던진 길 위에 섰다. 그 길 위에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는 표지판이 있다. 어지러이 돌아가는 이발소 싸인볼도. 둘은 세상일에 무관심한 길을 닮아있다. 익숙지 않은 이름을 곱씹어 본다. 새터안로 17번길. 무작정 따라가 보자. 길에게 길을 물으며, 그렇게. 아직은 우리가 알던 길 위에 있다. 콘크리트 냄새, 사람 냄새, 코끝에 살랑거리는 초록, 초록. 길을 재촉한다. 공주 다롱, 얼짱 찬희, 우정해♡ 친구 사이일까 ? 이 골목에 살았을 친구들을 기억하는 빨간 벽이 말했다. 보. 고. 싶. 다. 허물린 건물을 기억하는 대문 너머의 세상이 궁금하다. 더위에 늘어지는 시간처럼 느리게 말해본다. 조금만 기다려. 만나러 갈게. 낯선 곳에 온 듯하다. 시간을 붙잡아 두려는 듯 대롱거리며 매달린 빨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