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추밭

일상 속 작은 여행 - '삼리마을'을 만나다 가을은 엷은 졸음처럼 스며들고 있다. 아직 푸르디푸른 이파리 사이로 은행알은 스르르 노랗게 가을빛을 머금기 시작한다. 이제 여름의 뒤꼭지는 멀어져 이파리 색깔의 농도를 변화시킨다. 나비의 날개 위에도 가을은 묻어 있는 듯하다. 여릿 여릿 걸어오는 가을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광명 마을 탐방에 나섰다. 중앙도서관을 지나 조붓한 길을 걸어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서면, 아직은 자연 풍경이 많이 남아 있는 '삼리마을'이 나타난다. 언덕에 서서 마을을 바라보니 수령이 300여 년이나 된다는 회화나무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마치 마을의 수호신 같다. 여름 햇볕을 몸에 들이고 안으로 안으로 단단히 제 세계를 둥글게 만들어가는 호박 하나가 카메라를 붙든다. 그 호박이 지켜보고 있는 마을 쉼터에서 어르신을 만났다. "어르신.. 더보기
우리네 삶도 이러하겠지요. - 겨울 초입의 옥길동 들녘에서 얼마전 가까운 농촌 들녘을 다녀왔습니다. 가을을 보내고 겨울로 들어가는 초입의 들녘 냄새를 맡고 싶었거든요. 촌아지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광명시 옥길동. 그곳은 딱히 농촌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농촌이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습니다. 분명 주변에는 농토가 많지만 농가로 느껴지는 집은 그리 많지 않고 작은 공장들이 많은 그런 동네이기 때문이지요. 광명 스피돔 옆의 다리를 건너 들어간 옥길동에서 처음 만난 풍경입니다. 며칠 전의 추운 날씨를 생각나게 하는 배추밭의 모습입니다. 저기서 잘려나간 배추는 지금쯤 이미 김장으로 김치냉장고에 들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작은 배추밭에 남아있는 배추는 차가워진 기온에 정신을 잃었습니다. 지난 가을 부지런히 다녀갔을 농장주의 차바퀴 자국도 선명합니.. 더보기
가을의 선물을 수확하다 - 도시농부학교 수강생들의 벼베기 현장 10월 20일, 도시농부학교 수강생들이 벼베기를 하는 현장에 다녀왔어요. ‘가을이라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 입고서~’란 동요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요즘이랍니다. 때 마침, 누렇게 익은 벼가 바람 편에 소식을 보내왔더군요. 지난 봄 심었던 모가 잘 자라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이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으니, 시민 주말 농장에 사진을 찍으러 오라고요. 하여, 제리는 단짝 디카와 함께 가을 바람을 쌩쌩~ 가르며 그 현장으로 달려갔답니다. 지난 6월에 어린 모들을 마지막으로 보고 왔기에, 다 자란 그 모습들이 무척이나 궁금했어요. 벼베기를 응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을 하늘은 드높고 예뻤어요. 공사중인 높은 건물도 저 하늘과 함께하고 싶은지, 카메라 렌즈 속으로 그 모습을 살짝 비추네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