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광블 홀릭 중입니다. 광블에 너무 빠져서 친구들이 '광블 중독 아니냐.'할 정도로요.
살짝 오바인가요? 아마 저의 광블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광블 중독'이 결코 과한 표현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거에요. 매달 있는 시민필진 정모가 기다려지고 어떤 재미있는 사서 고생거리를 할까 하고 설레거든요.
광블 홀릭인 천둥의 광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광블은 '광명시민공동프로젝트'로 광명시 공식 블로그랍니다. 시에서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지만, 실제로는 저같은 평범한 시민, 즉 온라인 시민필진이라는 사람들이 협업으로 만들어가는 팀 블로그 형식의 블로그예요.
생긴 지 6개월만에 '2011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공공부문 최우수상에 이어, 2012년에는 기초지자체 부분 대상까지 받은 품격 있는 블로그에요. 오늘은 바로 광블이 공식 출범한 지 2년이 되는 날이지요.
얼마 전에는 시민필진 3기를 모집해서 더욱더 품격 높은 블로그가 될 예정이지요. 무려 50명이나 되는 신입 필진들이 영입해서 막강해졌으니까요.
광블은 다른 관공서 블로그와는 다르게 시민 필진이 주인이 되어 글을 쓰고, 소통하며 노는 놀이터 같은 공간이랍니다. 이 놀이터에는 특별한 입장 제한이 없어 10대부터 60대까지 학생, 주부, 회사원, 자영업자 등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일들도 벌어지겠죠?
우리는 매달 정모를 해요. 첫 만남은 온라인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점 오프라인으로 옮겨지더니 정기적인 공식 모임도 생겼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매달 있는 정모가 너무 기다려져요. 정모에서는 함께 밥을 먹으며 정을 쌓고 수다 삼매경에 빠지거든요.
수다는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도 하지만,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광블을 할지 이야기를 주로 한답니다. 사서 고생할 거리를 찾지요. 사실 처음 이 수다에 참여했을 때는 '도대체 저 사람들은 뭐하러 저렇게까지 궁리를 하면서 고생 꺼리를 찾나.'하고 이해가 안 됐는데, 어느새 같이 고민하고 참여를 하는 저를 발견했답니다.
아마 작년 겨울 12월이었던 것 같아요. 그날 모임에서도 필진들은 어김없이 재미있는 거리가 없나 궁리를 하더라구요. 그때 저는 광블에 홀릭하지 않아 아무 느낌 없이 그냥 넘겼는데, 몇 일 뒤 시민 필진 카페에 '제가 적으면서도 말도 안 되고 믿지도 못할 협업거리 ㅋ'라는 제목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걸 클릭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너무 궁금해서 또 무엇을 하려고 그러나 하며 저도 모르게 클릭을 했어요.
그 내용인즉슨 필진이 다 함께 캐럴을 불러 동영상을 만들자는 내용이었답니다. '음치, 몸치, 박치인 내가 정말 해야 하나.',' 못 본척할까.' 고민도 했지만 우리 혀니를 이용해 보기로 했어요. 저는 어린 혀니를 부르게 했지만, 다른 필진은 성인인데도 아이로 빙의 되어 열심히 '산타할아버지 우리 마을에 오시네.'를 불렀다는. ㅋ
관련 포스트 : 산타할아버지 우리 마을에 오실거죠?
왜 우리는 어찌보면 무모하다고 할만한 이런 사고를 쳤을까요? 저를 비롯한 필진 모두가 알 수가 없어요. 이게 신기하게도 투덜거리면서 함께 하는 요상한 마력이 있답니다.
사서 고생하는 우리 사랑스러운 필진의 이야기를 하나 더 해드릴게요. 너무 많아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광블의 즐거운 역사 속 하나랍니다.
작년에는 필진들이 모여서 506일 동안 광블에 올라온 포스트를 추려 '506일간의 항해일지'라는 책자를 만들었어요. 만든 거에서 모자라 이 책자를 우리가 직접 배포하고 동시에 홍보하기로 한 거에요. 정말 사서 고생하기를 마다치 않죠?
조금은 소극적인 저는 다른 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할 거냐고 재차 물었답니다. 사실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책자를 나눠주고 광블을 소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그들은 한다고 했고, 광블 홀릭 초기 증상이 있었던 저도 광블을 홍보하는 데 힘을 실어주기로 했습니다.
다같이 거리에 나서 책을 배포하던 그날, 날씨는 정말 추웠지만 필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병원, 은행, 경찰서, 시장 등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전부 들어가 배포하고 홍보를 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조금 창피하고 쑥스러웠지만 혼자가 아니어서 그런지 힘이 솟았지요. 함께 하는 '협업'의 짜릿한 쾌감을 느꼈답니다.
상륙작전 후, 바로 찾아온 올해 설날에는 '떡국 벙개'를 하기도 했어요. 상륙작전 후일담에서 나온 아이디어대로, 설날을 맞이해 필진이 모여서 떡국을 끓여 먹기로 한거죠.
많은 인원이 떡국을 어떻게 끓여 먹나 말도 안 된다 할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했답니다. 필진의 오랜 역사, 시민필진 1기 곧미녀님이 집을 제공해주고 정성스럽게 맛있는 찰밥과 반찬들을 준비해주셨어요.
관련 포스트 : 맛있는 수다, 즐거운 떡국
이런 정모를 통해 우리는 또다시 수다를 떨면서, 뭘하면 더 재밌게,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되죠. 이렇게 허물없이 지내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서로 익숙해지고 일상을 공유하게 됐어요.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된 거죠.
그렇다고 우리가 매번 수다만 떨면서 의미없는 일상만 나누는 건 아니에요. 광블을 하다보면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이룰 수 있거든요.
작년 가을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학교로 시민필진 워크숍을 다녀오기도 했었지요. 음주가무를 살짝 즐기는 다른 워크숍과는 달리 공부만을 하는 이상적인 워크숍이었어요. 미디어와 뉴스에 대한 이해, 취재와 인터뷰 그리고 기사 작성에 대한 이해, 스토리텔링에 대한 알찬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조금은 빡빡하게 진행된 강의였지만, 강의를 통해 필진들은 글 쓰는 재미에 대해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필진들은 광블에 워크숍에 대한 폭풍 포스팅을 하기도 했답니다.
자기 계발 얘기를 하자니, 한때 스타 강사로 급부상한 닭큐님을 빼먹을 수가 없네요. 닭큐님은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SNS 소셜시민학교'의 강의를 맡아서 하는 대박 사건의 주인공이셨지요.
그가 강의한다고 했을 때, 우리 필진은 자기의 일마냥 기뻐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살짝 보냈었어요. '어떻게 그가 강의를 맡아서 하는가.', '분명 강의를 하다 삼천포로 빠질 거야.'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어요. 강의가 가끔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있긴 했었지만, 닭큐님은 멋지게 해내셨답니다. 그리고 이어진 올 상반기 이 강의를 통해 시민필진 3기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의 능력만큼은 닭큐님이 닮았다고 주장하는 정우성이라 하고 싶네요.
또 상반기 강의에서는 닭큐님을 위협할 만한 적수도 많이 등장했어요. 바로 곧미녀님과 미오끼님, 그리고 렌즈로 보는 세상님이죠. 닭큐님의 강의를 더욱 빛나게 하려고 기꺼이 광블을 통해 배우거나 쌓았던 재능을 강의를 통해 기부해주셨답니다.
곧미녀님은 '시민필진, 글로 이야기하기'라는 주제로 글쓰기에 대해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첫 강의였지만 너무나도 잘해서 수강생과 응원을 갔던 다른 필진들이 감동을 했었어요.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를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재미나게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곧미녀님은 조만간 인기 미녀 강사가 되어 광블의 위상을 더욱 날려주실 거 같으니 미리 싸인 받으세요!
관련 포스트 : 시민필진, 글로 이야기하기
렌즈로 보는 세상님은 '내 마음을 표현한 그림, 사진'에 대해 강의를 해주셨지요. 렌즈님의 강의를 통해 수강생들은 좀 더 나은 사진을 찍는 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답니다.
관련 포스트 : 사진, 내 마음을 표현한 그림
그리고 미오끼님은 블로그 운영에 대한 방법을 강의해주셨어요. 파워 블로거이신 미오끼님은 블로거 운영 노하우에 대해 아낌없이 알려주셨지요.
최근에 우리는 동아일보 견학도 다녀왔답니다. 견학에 참여한 한 필진이 하드코어 견학이라 할만큼 힘든 일정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아무에게나 공개하지 않는다는 동아일보인데, 광블의 명성을 들었는지 동아일보에 대한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했답니다.
우리 필진은 충정로 인쇄시설과 출판국, 그리고 광화문 동아일보 편집국과 채널A 스튜디오, 신문박물관을 관람했어요. 신문제작과 편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모두가 하나가 되어 화이팅을 했답니다. 이번에 받은 힘을 통해 필진 모두가 광명시의 재미난 이야기들과 소식들이 가득한 광블을 꾸려나갈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관련 포스트 : 광블, 동아일보 접수하다
이렇게 필진과 운영진 모두가 하나로 섞여 서로 키우고, 키워주는 광블이랍니다. 초창기 광블이 내세웠던 '도시가 시민을 키우고, 시민은 도시를 키운다.'라는 모토가 너무도 잘 지켜지고 있는 셈이죠.
이쯤에서 광블의 운영자에 대해서도 말씀드릴게요. 운영자는 광블에서 필진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광블을 운영하는 일을 한답니다. 광블의 운영자에 따라 광블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졌거든요.
처음 광블을 만든 한량이 아빠라는 분은 늘 광선검을 들고 다니는 걸로 유명했지요. 운영자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 광선검으로 운영진 뿐 아니라 필진들을 위협(?)하며 광블이 순항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하지만 이 분은 이제 옹이 되어 잠시 가학광산동굴로 잠적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설명하겠습니다. ㅋ
두 번째 운영자는 세린님이었어요. 시민 필진 1기 출신으로 운영자로 신분 상승하셨답니다. 이때부터 필진의 광블 홀릭 현상은 슬슬 생기기 시작했어요. 정모가 생겨 본격적으로 사서 고생을 하기 시작했고, 종종 시민필진 벙개를 했으니깐요. 광블도 좀 더 예뻐졌지요. 그 결과, 우리 광블은 '2012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기초지자체 부분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온 힘을 광블에 쏟아 기력이 떨어진 세린님은 20대 젊은 피 광블녀에게 광블을 맡기고 떠나셨어요.
세 번째 운영자, 광블녀는 홍보실 잡스타트로 일하면서 틈틈이 광블에 DDOL-KKI를 분출하며 광블에 요상한 기운을 뿜었지요. 그러다 결국 운영자가 되더니 광블에 활기를 불어넣어 줬답니다.
관련 포스트 : 광블녀의 취.중.진.담
방방 뛰는 광블녀의 기운 덕분인지 광블녀가 운영하면서 필진들은 벙개도 소풍도 자주자주 하게 되었어요.
봄에는 광명가학광산동굴로 소풍을 가기도 했지요. 이때는 필진들을 웃길려고 몸 개그도 마다하지않는 광블녀 덕분에 한바탕 웃고 광명가학광산동굴에 도착해서 맛있는 도시락을 먹었어요.
그리고 어김없이 사서 고생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일명 육하원칙 포스팅 미션. 이미 광블에 올라온 목감천에서 필진과 데이트하기, 구름산에서 떡볶이 먹기를 비롯한 가학산까지 차비 없이 가기, 새마을 시장에서 셀카 찍기 등 재미있는 미션이 많이 나왔어요.
도대체 이런 생각들은 어떻게 나오는 거냐구요?
필진들 머릿속엔 무엇이 들어 있느냐구요?
그건 저희도 모른답니다. 도대체 왜 우리가 이런 일을 하는지. 마치 우리를 조종하는 배후 세력이 있는 것만 같아요.
우리는 자주 만나기도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수다를 떨기도 한답니다. 처음에는 시민필진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었는데, 좀 더 실시간 적인 소통을 하고 싶어 페이스북에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페이스북에서는 분장 쇼, 엽기샷 투척, 맛있는 음식으로 염장 지르기 등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요. 이 재미를 느끼고 싶으시죠? 이 재미는 오로지 광블 필진에게 허용된 재미랍니다. 궁금하시면 함께 광블해요. ^o^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항상 모여 수다를 떨고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늘 새로운 거리를 찾아다니는 우리 광블 필진. 가끔은 무모할 수도 있는 일들을 해서 이해가 안 되겠지만, 이 '사서 고생'이 우리 광블 만의 매력이랍니다. 기꺼이 사서 고생을 자처해서 하는 필진.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앞으로도 사서고생하는 우리 필진들의 광블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저에게 새로운 세상 새로운 눈을 가지게 해 준 광블. 너무 사.. 사랑합니다.
글·사진 | 천둥(이경미)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Blog http://blog.naver.com/wind_wind
편집 | 광블녀(김정미), 한량 아빠(김도형)
前 광명시 블로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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