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주춤주춤 발걸음하기 시작하던 지난 달 11일 저녁 7시.
닭큐의 놀이터 SNS 소셜시민학교, '눈높이 광명시 블로그 함께 만들기 프로젝트' 그 두 번째 강의가 시작되는 시간, 평생학습원 로비 기둥에서 강의실을 안내하는 작은 종이를 만났습니다. 저 노란 기둥처럼 302호 강의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그는 노란색 열정으로 그의 심장을 방망이질하고 있을 겁니다.
"자~ 시간이 되었으니 놀아볼까요?"
시작 멘트를 날리는 그가 생각보다 여유로워 보입니다. 지난 첫 강의때와는 달리 오늘은 긴장섞인 헛기침과 강의 메모를 뒤적이던 어설픈 모습을 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강단에 선 그를 응원하러 부모님까지 오셨으니까요.
1강의 주제가 "SNS란 무엇인가, 블로그는 왜 필요한가?"였다면, 2강은 "트위터, 페이스북, 광명시 블로그, 그리고 왜 시민필진이 돼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트위터 -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140자 내의 짧은 글로 대화를 주고 받는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
페이스북 - 새로운 소식, 댓글, 사진을 통해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인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SNS.
SNS를 대표하는 이 두 서비스는 온라인을 이용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망 시스템'이라는 내용의 동영상과 함께 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SNS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에 이어 그는 '공공기관의 SNS 활용'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닭큐 曰,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SNS는 홍보 또는 정보의 <취득>의 의미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일방적이라는 거죠. 하지만 SNS라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위한 플랫폼입니다. 다시 말하면, 제대로 SNS를 운영하려면 단순한 정보 제공 뿐 아니라 그 정보를 만들거나 접하는 사람의 생각은 어떠한지, 그 정보는 어떻게 만들어 졌고, 개개인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또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에 대한 수용자의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첫번째 강의에서 그가 설명한 '우리가 블로그와 SNS를 해야하는 이유'와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는 대부분의 공공기관 SNS에서는 <관계>라는 핵심 키워드가 빠져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정책을 홍보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소통>은 없다는 것이죠.
이쯤에서 '광명시는 소셜특별시를 자부하며 시민과 진짜 소통을 하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라 소개합니다. 이제 광블(광명시 블로그)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려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닭큐는 공공기관과 광블 사이에 <혁신>이란 키워드를 넣어 자연스럽게 스토리텔링을 가미합니다.
<불안정>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네 개의 단어에서 <역동적>이라는 공통 분모를 뽑아내고, 다시 '안정'과 '역동'이란 긍정의 단어를 절충해서 <혁신>이란 말을 끄집어냅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이 시대에는 안정적인 삶 속에서도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 하면서요.
강의 준비 참 열심히 했군요.
이어서 삶의 혁신을 위해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으려면 각자의 블로그를 운영해 보라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강사 닭큐의 인생까지 바꾸고 있다는 광명시 블로그 ‘광명시민공동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닭큐가 광명시 공식 트위터를 통해 시민 필진에 응모를 하고, 활발한 필진 활동을 하다보니 지금은 SNS 강의까지 하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뭐, 이 정도면 인생이 어느정도는 바뀌었다고 표현해도 무방하겠지요.
그런 그가 난생 처음 블로그에 대한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작년 5월 말, 광명시청에서 처음으로 시민필진 1기를 대상으로 했던 강의였습니다.
관련 포스트 : 거대한 광명시민공동프로젝트에 승선하다
그 강의를 맡은 '박미애' 강사는 블로그 개설에서부터 필진 활동에 참고할만한 몇개의 블로그를 소개해줬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달나시(달콤한 나의 도시, 경기도)'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였습니다.
달나시를 벤치마킹했던 그가 우리에게 이젠 광명시 블로그를 벤치마킹하라하고, 그 속의 이야기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먼저 지난 해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성과를 놓고 경기도와 광명시, 각각의 블로그를 비교해 봅니다.
인구, 시민 기자단 · 필진의 자격, 1일 방문객 뿐 아니라 인력풀, 포스트 소재, 소요 예산과 운영 주체 등을 비교하며 광블의 우수성을 논합니다. 사실 기초단체와 광역단체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이젠 서로 어깨를 겨룰만큼 광블이 성장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역시 그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건 제일 아래 '특징' 부분 같았습니다.
그의 위트에 잠시 모두가 웃을 수밖에 없었죠. 뭐, 어쨌든 광블에 닭큐가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이 부분에서도 역시 그가 말하려는 핵심 키워드는 <소통>이었습니다.
닭큐는 이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위 동영상으로 대신 설명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동영상이 중간 중간 끊겨버린 덕에 그의 호감가는 목소리와 호탕한 웃음으로 슬쩍 넘어가는 여유가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38회 - 상처와 열등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닭큐의 생각을 꿰뚫은 김창옥 교수의 강의를 여기선 끊김없이 다시 볼 수 있을 겁니다.
버퍼링 심한 동영상 때문에 식은땀을 흘리기도 하던 그가 다시 광블 이야기로 돌아가니 눈을 반짝이며 에너지를 양껏 쏟아냅니다. 시민필진 1기로서의 자부심과 뿌듯함으로 목소리에 힘주어 광명시 블로그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몇가지를 거침없이 소개합니다.
광명시민공동프로젝트는,
시민필진들의 협업으로 광명시만의 매력를 찾아나가는 팀 블로그 형식의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광명시에서 살아가며, 일하며 느끼는 소소한 재미들을 시민필진이 직접 하나씩 찾아 포스팅하면서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광명시만의 도시 아우라(aura)를 형성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민이라는 개인이 자발적인 참여로 필진이 되고, 필진이란 이름으로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해나가니 서로에게 익숙해질 수밖에요. 그렇게 자연스레 커뮤니티도 형성됐습니다. 친목이라는 거대한 에너지가 수반된 커뮤니티 속에서 협업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필진들은 이제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평소와 다른 눈으로 주변을 돌아다니게 됐습니다. 내 삶과 주변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보게되니 평범한 일상마저도 놀이가 돼버립니다. 이 포스팅 놀이와 협업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고, 이 익숙한 문화마저도 결국 또 하나의 우리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광블 포스팅’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하나의 즐길 거리가 돼버렸다는 겁니다. 이 정도니 광명시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블로그와 SNS를 활용한 소통이 가장 잘 되고 있는 도시로 평가 받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요?
생동감 관련 기사 : 광명시 소셜미디어 경쟁력 1위
급기야 개인 블로그에 육아정보를 올리던 한 주부는 이렇게 필진 활동하다가 지금은 광명시 블로그 운영자가 되었습니다.
닭큐 역시 시민 필진에서 지금은 ‘소셜 강사’라는 이름으로 강단에 서있습니다.
이 두 필진의 성장은 ‘시민은 도시를 키우고, 도시는 시민을 키운다’는 광명시 블로그의 혁신, 변화의 시도를 여실히 보여주고있는 셈입니다. 그들은 단지 즐겼을 뿐인데 말이죠.
그렇다면 도대체 광명시 블로그에는 어떤 컨텐츠가 담겨있길래 그들을 즐기게하고, 이토록 순탄하게 성장해 왔을까요?
닭큐는 바로 나의 일상, 가족이라는 나만의 이야기가 포스트가 되고, 나만의 색깔로 그 이야기를 포장하면 훌륭한 컨텐츠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광블엔 그런 컨텐츠들로 가득 차 있다는 거죠.
정말 별 것 아닙니다. 우리 주변 너무 가까이에 있는 것들을 꺼내서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니, 정보 전달과 홍보는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겁니다. 이게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의 커뮤니티가 아닐까요?
1. 항상 메모하는 습관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밭갈이가 될 수 있다.
2. 늘 독서해라.
3. 그리고 포스트에 진심을 담아라.
마지막으로 강사 닭큐는 필진으로서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센스도 보여줬습니다. 모두 지당하고 옳은 말일 수밖에요. 진심은 어디서든 통하는 법이니까요.
광블과 그 속의 포스트는 공공기관과 시민의 매개체가 되어줄 뿐이며, 그들이 진심을 담아 서로 소통하니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저절로 홍보가 된다고 닭큐는 힘주어 말합니다. 이 말은 광블이 단지 시정 홍보만을 위한 매체가 아니라는 걸 역설적으로 표현한 셈입니다.
또,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자발적으로 필진이 되어 광블을 같이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합니다.
그의 두번째 놀이터는 이렇게 마무리 됐습니다. 아직은 강의 도중 잠깐씩 우리를 삼천포로 데려가기도 하고 자잘한 헛점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런 실수 투성이를 대처하며 강사 닭큐에게서 스스로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한번의 180분 강의를 소화한 그에게 보낸 박수만큼, 이 놀이터에서 즐긴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 한량 아빠(김도형)
Blog http://famlog.kr (한량아빠)
'사랑 소통 > 사람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충우돌 쫍스의 홍보실 일기~* - 광명 청년 잡스타트(job start)는 이렇게 일하고 있어요! (33) | 2012.10.19 |
---|---|
모두를 위한 힐링 도시락 - 나눔누리터 코디, 손맛과 사랑이 버무려진 도시락을 전달하다 (24) | 2012.10.09 |
우리 소풍 갈까요? - 햇살 좋은 날, 필진과 소통하다 (17) | 2012.09.21 |
여자, 그리고 여행 - 젊은 날의 열정으로 가슴 뜨거운 주부모니터들의 워크숍 (11) | 2012.09.19 |
세계를 품기 위한 첫걸음 - 중국 연변과학기술대 어학연수 수기 (8) | 2012.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