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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나와 광블 스토리 III - 조아의 세살 일기

 

나와 광블 스토리 III

조아의 세살 일기



글/그림/사진.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세린(이문희)



 






딸아,

지금부터 들려줄 이 작은 이야기는 엄마에게도 중요하지만 너에게도 많은 추억이 깃든 이야기란다. 네가 자란 후에는 이것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수도 있지만, 사람의 기억은 머리 속에만 남는 것이 아니니까, 엄마와 네가 함께 만든 이야기들은 어딘가에 남아서 우리를 더욱 성장하게 하는 양분이 될거야.

엄마는 결혼 후 광명시에서 처음 살게 되었는데 낯선 이곳에서 새로운 만남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 동네에 아는 사람이라곤 같은 교회를 다니는 집사님 두어명 뿐이었고, 널 낳은 후 활동범위에 제약이 생기면서 더욱 이 동네에서 무언가를 하기란 쉽지 않았어.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엄마가 가끔 들락날락하는 한 카페에서 눈에 띄는 무언가를 발견했단다.




 

이 글을 보자마자, 바로 이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어.

온라인 시민필진. 그땐 무슨 자신감이었을까 싶지만, 내가 잘 할수 있는 일이라 확신했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지원서를 작성하고 이메일을 보냈어. 과연 시민필진이 될수 있을까.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고 5월 2일, 드디어 한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어.




 

시민필진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온거야. 하지만 막상 필진으로 선정되고 나니 처음에는 무얼해야할지 잘 몰랐어. 그러다가 필진교육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필진활동에 관심과 열정을 가진 모습을 보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어.




 

이런 분들과 함께 한다면 뭐든 다 잘 풀릴 것만 같았지. 앞으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엇을 써야 할지 짚어보는 기회도 되었어. 비록 중간에 우리딸이 조금 떠드는 바람에 복도에 나와 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엄마에게는 즐거운 추억이 되었단다. 조아 덕에 많은 분들이 빨간 유모차의 엄마를 기억해주었거든. ^^









 






 

조아야, 우리 첫 포스팅을 위해 안양천에 갔던 거 기억해? 산책하면서 사진도 찍고, 우리 조아에게 좋은 구경도 시켜줬었지. 그곳에 온 가족들을 보면서 행복한 모습을 그대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에서 설치한 여러 조형물 덕에 시민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고 이와 관련된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기도 했어.

집에 돌아와서 글을 쓰면서 이렇게 쓸까, 저렇게 쓸까 고민하고, 이미 완성한 글을 또 여러차례 읽어보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던 게 아직도 생각나. 내가 처음 쓴 글을 사람들이 어떻게 봐줄까 꽤나 떨렸어. 그 글이 포스팅되어 광블에 올라가자, 사람들이 모두 좋게 봐주어서 엄마는 더 자신감이 생겼어.








 






 

엄마는 처음 시민필진이라는 호칭이 꽤나 어색했어. 그런데 광명시장님께 위촉장을 직접 전달 받은 날은 기분이 남다르더라. 뭔가 커다란 계급을 하나 얻은 것 같았달까?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하고 처음 걷는 땅에 발을 딛는 느낌.




 

한동안 집안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만 불렸던 나에게 새로운 이름이 생겼어. 바로 시민필진 세린. 10년 넘게 사용했던 '세린'이라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이름이 이렇게 많이 불리워졌던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본명보다 더 자주 사용되는 것 같아.





 



 






 

필진이 된후, 어디를 가던지 엄마는 포스팅할만 한게 없을까 먼저 살펴보기 시작했단다. 주변에 뭐 좋은 소식 없을까? '남들이 아직 모르는 깜짝 정보는 없을까?' 하고 더 살펴보게 되고,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

그러니 자연스레 우리 동네에 더 애정이 생기고 아주 작은 소재들도 글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 광명시와 관련된 뉴스, 광명시에서 열린 행사, 교육, 유용한 정보들, 여기저기를 스쳐지나가며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조차도 중요한 이야기거리가 되었지.




 

항상 욕심을 내고 너무 많은 사진을 찍어대서 선별 작업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모이고 모인 사진들은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어.








 






 

초기에는 엄마 홀로 글을 쓰는 느낌이 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필진카페에서 다른 분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어. 또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을 통한 교육과 만남을 통해 필진들이 함께 성장하고, 주제를 제안하기도 하고, 협업을 통한 여러가지 프로젝트들까지 진행하게 되었어.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 것 중의 하나가 명함 만들기였는데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그 일을 해냈고, 무엇보다 우리가 진짜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 한 사람 한사람이 모여 함께하는 것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서서히 깨달았던거야. 혼자였다면 더 큰 발전없이 제자리걸음 뿐이었을테고, 혼자였다면 조금도 재미없었을 것들이었는데, 모든 것이 필진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결과물이야.









 






 

블로그 포스팅에 재미를 붙이고 글을 자주 쓰게 되면서 개인 블로그도 좀더 가꾸게 되었고, 웹툰과 삽화 등 그림에도 도전하면서 엄마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발전을 하게 되었단다. 또 필진 카페에도 매일 한번 이상씩은 방문하게 되었지. 번개도 했는데, 몇몇 필진과 직접 얼굴을 마주했을때, 어쩜 이렇게 서로 많이 닮은 사람들인지 깜짝 놀랐어. 외모나 성격이 아니라 광명시 블로그를 아끼는 마음과 필진 활동을 진심으로 재밌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 꼭 빼닮았었어.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취미도 모두 달라서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만 같았던 사람들. 그들이 모여서 친해질수나 있을까 싶었는데 같은 지역에 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도 엄청난 공감대가 형성되더라. 우리 동네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 하나만으로 충분했어. 이렇게 잘 맞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필진활동에 더더욱 빠져 들 수 있었어.





 






 

이전까지 엄마는 사실 블로그를 함께 만들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 이것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지도 알 수 없었지. 그런데 광명시가 바로 그런 일을 해낸거야. 같은 지역의 시민들이 광명시 블로그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 "진정한 시민참여형 블로그는 바로 이런거다!" 하면서 말이야. 아주 당연한 결과였을까? 광블호가 출항한지 고작 반년밖에 되지 않던 시점에 광명시 블로그는 2011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당당하게 최우수상을 수상했어.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라는 수식어를 달고 말야.

엄마를 포함한 1기 필진들은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지 않을수 없었지.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엄마는 더욱 행복했단다. 그동안 열심히 해왔던 필진활동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 돌아보는 기회도 되었어.








 






 

광명시 블로그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과는 별도로, 엄마 개인적으도 많은 성과를 이룬 한해이기도 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만 무료하게 지내던 엄마에게 새로운 취미생활을 주었고, 원고료를 통해 용돈벌이도 할수 있게 한 광블이란다. 물론 엄마에게 돈은 전혀 중요치 않았어. 그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어.

광블에 포스팅하면서 처음으로 엄마의 웹툰과 삽화를 올리고, 조아 친구들과 함께 하는 품앗이모임 소개를 올리기도 했는데,  그것을 보고 잡지사에서 품앗이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그림 의뢰가 들어왔어. 나중에 취소가 되긴 했지만 TV프로그램에서 촬영요청도 있었지.






 

이런 엄마를 보고 예전 직장동료 한분이 이렇게 말했단다. "직장 그만두더니 오히려 더 잘 나가네요?"

벌써 1년이나 되어가네. 작년 4월, 용기를 내서 시민필진에 도전했던 엄마가 스스로 자랑스러워. 여럿이 함께 돌보고 함께 키워온 나무 한그루를 바라보 듯, 광블을 보며 뿌듯한 마음도 들어.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더 기대되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더욱 궁금한 엄마는 지나간 추억을 곱씹는 것보다는 앞으로의 광블을 더 바라보려고해.



 

 

이제 다시 시작되는 광블호의 스토리는 2012년에 분명 더욱 흥미진진할거야.
우리 딸도 기대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