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식후에 즐기는 커피 한잔. 저와 같은 주부들은 물론 많은 분들께서 그 행복을 알고 계시죠. 하지만 집에서 마시는 다방커피도 좋지만 가끔은 카페에 앉아 분위기 잡고 먹는 달콤 쌉쌀한 커피 맛이 생각 날 때가 있습니다. 거기에다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달달한 케이크 또는 와플까지 함께라면 금상첨화죠.
이런 주부 윰을 위해서일까? 시청 종합민원실에 카페가 하나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서 정말 바쁜 와중에도 일부러 시간 내어 찾아갔답니다.
종합민원실에 새로이 오픈한 이 카페 이름은 ‘위드 B&C 카페’입니다. 오픈식 때 걸려있던 현수막이 아직 그대로 붙어있어요. 오픈식 때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나지 않아 못 갔어요. 그날의 특별한 무료 커피를 맛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지요. 대신 생동감에서 기사로 볼 수 있어 좋았어요.
기사의 사진 속 케이크가 엄청 맛있어 보여요.ㅠㅠ 다소니쳄버오케스트라단의 공연도 있었다고 하던데, 기사로는 맛을 느낄 수 없고,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것은 조금 안타깝네요.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꼭 직접 찾아가봐야겠어요~ 다소니쳄버오케스트라단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 따라가보심 됩니다. 요즘 꽤 잘나가는 특별한 오케스트라단이랍니다.^^
오픈 행사 때는 시장님께서도 참석해주셨습니다. 커팅식도 하시고, 축하인사도 해주셨어요.
어쨌든 오픈식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페를 찾아가봤습니다. 저의 뒷모습이 보이네요. 흑흑~ 다요트 해야겠어요. ㅠㅠ
카페 전경입니다. 빨강과 분홍의 풍선 꽃과 길쭉한 풍선기둥이 손님들을 반겨 줍니다. 그리고 주황색 모자를 쓴 종업원 언니, 오빠들이 보여요. 칙칙하고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종합민원실에 다양한 색을 넣어 놓은 느낌이랄까요.
함께라는 뜻의 위드(with)!, 위드 B&C 카페라는 이름에서 B는 Bread, C는 Coffee를 뜻 한다고 합니다. 오호! 알고 보니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네요.^^ 하지만 이 명칭보다 더 깊고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랍니다. 위드 B&C는 광명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중증장애인들이 생산한 빵들을 판매하고, 지적장애인들에게 직업훈련을 시켜 종업원으로 고용하고 있거든요. 이 카페를 통해 성인 지적장애인이 당당하게 일을 하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그래서 위드 B&C는 예비사회적기업이랍니다. 빵과 커피를 팔기 위해 고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하기 위해 빵과 커피를 파는 카페인 거예요. 내가 이곳에서 커피와 빵을 먹으면 먹을 수록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가 생깁니다.
근데 사회적기업은 알고 있지만 앞에 붙은 '예비적'은 뭘까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아직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래요. 올해 말쯤이면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이 될 예정이라고 해요.
또 이 카페 역시 시민회관에 있는 북카페 마브처럼 수익금을 좋은 곳에 사용하고 있었어요. 전액을 성인 지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위해 사용을 하는군요. 이렇게 좋은 취지로 카페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이런 곳이란 걸 알고 나니 자꾸만 더 생각나고 또 찾아가보고 싶을 정도랍니다.
가장 눈에 띄는 주황색 모자와 메뉴판 등이 보이시죠. 제가 갔을 때는 총 4분이 일을 하고 계셨는데, 주황색 모자를 쓴 두 남자분이 직업훈련을 통해 고용이 된 분들이셨고, 여자분 한분은 별도로 고용된 바리스타, 그리고 나머지 한분은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 소속된 복지사님이셨어요. 아직 일을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복지사님께서 살짝 코치를 해주고 계시더라구요.
현재는 5명의 성인 지적 장애인들이 돌아가면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 사회로 당당하게 나갈 수 있게 열심히 훈련 중인 분들이지요. 아직 많이 쑥쓰러워하는 듯 한 표정이 보이긴 했지만 밝은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배워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열심히 훈련을 하시어 사회에 중요한 일원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일반카페의 커피보다 가격도 아주 착했어요. 그래서 왠지 더 자주 올 것만 같아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종합민원실에 있는 위드 B&C로 가야겠어요. 아, 마브도 좋은데... 가야할 곳이 많네요. 저 너무 짠순이 기질이 보이나요? 이러다가 민원 볼 일을 억지로 만들어서 오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ㅋㅋ 이 가격이라면 우리 필진분들께도 커피를 얼마든지 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커피 드시고 싶으신 분?ㅎㅎ
이건 아침에 갓 나온 빵이에요. 광명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직접 만들어서 가져온다고 합니다. 역시나 착한 가격의 빵... 우리 건즈들이 빵을 엄청 좋아하는데 잘 됐어요. 어떻게 빵을 만드는지 제가 궁금해서 복지관에 사진 몇 장을 요청 드렸더니 보내주셨어요.
정성스럽고 진지하게 작업을 하는 모습은 일반인들과 똑같아요. 직접보지는 못했지만 사진만 봐도 얼마나 큰 노력을 들여 만드는지 느낄 수 있었답니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하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단지 장애인이라는 편견만으로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랍니다. 제가 직접 빵맛도 보았는데 엄청~ 맛있었거든요.
빵은 새벽부터 일어나 만들어서 아침 10시쯤 이 카페로 가지고 온다고 합니다. 갓 구은 빵맛은 다들 아시죠?^^ 빵 생각했더니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ㅠㅠ 언제 한번 작업장도 직접 방문해보고 싶네요.
윰이 본격적으로 커피랑 녹차를 주문을 해 보았습니다.
친절하게 웃으시며 주문을 도와주신 멋진 분들. 종업원들도 비주얼을 보고 뽑는가 봐요.ㅎㅎ 주문한 커피와 음료가 나올 때까지 주변을 한번 살펴보았답니다.
간단하게 앉아 커피와 수다를 즐길 수 있는 빨강색 의자와 그와 잘 어울리는 실버 재질의 탁자가 놓여있었어요.
손님이 많지는 않은 편이었지만 관심을 갖고 봐주시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물론 직접 주문하신 분들도 계셨지요.
제가 주문한 커피입니다. 기본적으로 머그잔도 있고, 테이크아웃도 되더라구요. 가장 중요한 커피맛... 아주 좋습니다! 달콤한 것은 물론이고 정성이 듬뿍 들어간 커피라는 게 느껴지거든요. 또한 제가 이 커피를 마시면 착한 일을 하는 듯 한 기분이 들면서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주기에 그 맛이 한층 더 좋습니다.
이건 녹차예요. 이날 저와 동행했던, 커피를 잘 안 마시는 아리따운 여성분 것.ㅎㅎ 매화꽃을 섞어서 만든 녹차입니다. 복지사님이 특별히 추천해주셨지요. 뚜껑을 열었는데, 향이 아주 죽여줘요~ 이렇게 향긋한 녹차는 처음이었어요. 굿~~ 의자에 앉아 커피를 다 마신 후 두 잔의 커피와 빵을 더 샀어요. 곧 만나러갈 지인에게도 이 맛의 감동을 전달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두 잔 이상을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면 잘 들고 갈 수 있도록 이렇게 준비를 해주신답니다. 알아서 이렇게 해주셔서 아주 센스 만점이었어요. 이렇게 들고가서 아주 잘 먹었답니다. 소시지빵이 엄청나게 맛있어요. 느끼하지도 않으면서 담백한 것이 커피랑 먹으니 맛이 일품이었답니다.
여러분들도 시청 민원실에 가실 일이 있다면 꼭 이곳에 들러서 커피와 빵을 드셔보세요. 두 배로 더 좋은 맛을 느끼는 신기한 경험을 하실 거랍니다. 저도 시청에 갈 일이 많은 편이라 종종 이용을 해 볼 생각입니다.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좋은 일도 하고.ㅎㅎ
커피, 음료, 차, 빵류 등을 판매하는 것을 통해 민원실을 방문한 시민들에게는 편안한 만남 장소로,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는 휴식 공간으로... 계속해서 훈훈한 장소가 되길 바랄게요. 그리고 이번에 오픈한 위드비앤씨 1호점을 이어서 2호점, 3호점은 물론 100호점까지?ㅋ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고용을 창조하는 커피 한잔 - 당신과 함께 With B&C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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