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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전통의 색을 짓다 - 문화재청 단청 전문위원, 단운 김한옥 선생님

 

전통의 색을 짓다

문화재청 단청 전문위원, 단운 김한옥 선생님



글/사진. 광명시 온라인 청소년필진
유정민


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청소년 필진! 유정민입니다.^^*

제가 지난 번에는 전통 국악기 장인이신 '운산 조범석' 선생님을 뵙고 왔었는데요.
이번에도 또 좋은 기회가 닿아 광명시에서 전통을 잇기 위해 노력 중이신 훌륭한 인물을 한분 더 소개해 드릴 수 있게 되었어요. 그분은 바로 문화재청의 단청 분야 전문위원이신 단운(丹雲) 김한옥 선생님입니다. 마침 저희집에서 가까운 광명7동에 사신다고 하셔서 단운 선생님을 찾아뵈러 서둘러 슈웅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잠깐! 단청이 무엇인지는 알고 계신가요?



 

 

단청은 바로 옛날식 집의 벽, 기둥, 천장 등에 여러 가지 빛깔로 그림이나 무늬를 그리는 것 또는 그 그림이나 무늬를 말하는 것이랍니다. 아하~ 무늬를 그리는 작업 자체도 단청이라고 부르는 것이었군요!

그렇다면 김한옥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요?




 

 

1940년 충청남도 계룡시에서 태어나 1961년 혜각 스님을 만나 서울 성북구 팔정사 단청 공사를 하면서 화원 생활을 시작했다. 문화재 관리국 주최의 단청기능공제166호, 단청기술자제150호, 성보조성보수 및 학술자제163호로 단청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라고 인터넷을 검색하니 나와있네요. 내용이 너무 딱딱하고 재미없다구요?ㅎㅎ 그래서 제가 직접 만나뵙고 온 것이지요. 지금부터 김한옥 선생님께서 단청과 함께하신 삶을 소개해 드릴게요~^^






선생님께서는 초등학교에 가시기 전 한문 서당에 다니던 시절에, 어머니를 따라 갔던 절에서 생생한 호랑이 벽화를 보고 큰 감명을 받으셨대요. 그리고 서당에서 벽화를 떠올리며 호랑이 그림을 그리셨는데 그 그림이 워낙 뛰어났었는지 서당선생님께서 칭찬해주시며 벽에 붙여주셨다네요.

그 후 절에 들어가 주지스님을 시봉하셨고 그 때부터 그림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셨답니다. 점점 그 마음이 커져서 급기야 단청으로
유명하신 혜각 스님을 찾아 창신동 안양암으로 가셔서 스님께 기술을 전수받으신 후 본격적으로 단청을 시작하셨다고 해요.

이렇게 단청과 인연을 맺은 선생님께서는 지금까지 단청과 50년이 넘는 세월을 동고동락하셨습니다. 그동안 단청문양보전연구회 이사, 한국단
청기술자협회 회장을 지내셨고, 현재는 문화재청 단청분야 전문위원과 숭례문 단청 자문위원을 맡고 계신답니다.

1991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단청이 있는 봉암사의 단청 공사를 하셨다고 해요. 그림과 단청을 사랑하시는 선생님으로써는 정말 뜻깊은 일이었을 것 같아요.



 

 

2007년에는 단청에 관련된 책도 쓰셨어요. 단운 선생님께서 평생동안 직접 작업하신 자료를 꼼꼼히 모으고 도판을 일일이 새로 그려 만들면서 집필하신 '단청도감'입니다. 단청용어가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는데 요즘은 점점 일관성 없이 사용하는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셨어요. 그래서 책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볼수 있도록 정리를 해놓으신거래요.

선생님께서는 후대에도 전통 단청이 계속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드리워 한국 화맥의 근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이 '단청도감'을 쓰셨다고 해요. 또 올 연말 쯤에는 여러나라의 단청을 비교한 책도 출판하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세계의 아름다운 단청을 볼 수 있게 된다하니 정말 기대되더라구요!
 
단청 전문가이신데다가 단청 발전을 위해 큰 뜻을 가지신 훌륭하신 분을 내가 만나고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전문가를 만나뵈었으니 단청에 관해서도 자세히 공부 안할 수가 없겠죠?



 

 

단청은 인류가 집단 생활을 하게된 후 권력자와 종교가 생겨나면서 의미있는 건축물을 구분하고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그 사회에 어울리는 각종 문양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대요. 문헌 기록이 없어 발생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단청은 한 곳에서 만들어져서 확산되었다기 보다는 각각의 나라, 시대, 종교, 문화에 따라 다르게 발전된 것이라 하네요.

그 예로는 우리나라의 단청과 중국의 영조법식 단청을 들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으로 비교해 보실까요?



 

어떠세요? 바로 이웃에 위치하고 많은 문화교류가 있던 나라였지만 전혀 다르게 생겼다는 것, 그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니 바로 이해가 되죠?^^




 

 

위 사진은 채색에 필요한 도구들입니다. 미술 시간에 쓰는 팔레트랑 붓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그 느낌은 무언가 다른거 같아요. 좀 더 내츄럴하면서 색도 훨씬~ 더 곱구요. 단청모양을 보면 일일이 손으로 그렸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던데 이런 조촐해보이는 도구들로 작품을 만드신다는 게 신기했어요.

이런 도구들을 이용해 채색을 해야하는데, 단청 또한 채색을 하기 전 중요한 단계인 밑그림을 먼저 그린답니다.




이렇게 초지에 골팽이 문양(풀줄기가 부딪히며 나선모양으로 나오는 것)을 그리고,




그린 선을 따라 촘촘하게 구멍을 뚫고,

 





밝은 곳에 대고 안 뚫린곳이 있나 꼼꼼하게 확인을 해요! 이렇게 구멍을 뚫는 작업을 천초라고 해요~

이제 뇌록색(초록과 비슷한 색)이 칠해진 나무에 천초 작업이 끝난 초지본을 대고 호분(조개가루로 만든 안료)을 수건에 싸서 그 위에다 톡톡 두드려 줍니다.

그럼 밑그림이 완성되는 거예요. 그 위에 손수 알록달록하게 색깔을 입히면 이렇게 아름다운 단청이 완성된답니다!

 

 



         [이미지 출처 : 다음까페]

 


우와~ 정말 아름답죠?

그런데 색을 입힌다는 게 말로만 쉽지ㅠㅠ 저걸 수작업으로 다 채색했다는 게 역시나 믿기지 않고 놀랍기만 합니다. 단청 작업이 한번 시작되면 몇달씩 사찰에서 지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도 닦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언뜻 본다면 비슷비슷한 문양들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하나하나 나누어 세심하게 살펴보면...




                [다양한 단청의 문양 - 출처 : 다음카페]

 

이런 다양한 무늬들이 숨어 있답니다!
 
앞으로 사찰이나 문화재를 보러 가게 된다면 단청을 좀 더 관심있게 보고 관찰해야겠어요. 우리 전통 문양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껴보고, 알고 있는 몇몇의 단청무늬를 찾아보며 다른 단청과 비교해봐도 재미가 쏠쏠할 것 같거든요!

                              

                                    

오랜 세월 동안 단청을 하시면서 힘든 일도 많으셨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께 지금까지 계속 단청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여쭤봤더니 '이 보다 더 좋은 일을 찾지 못했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들으니 선생님께 단청은 천직이 아닌가 싶었답니다.

이렇게 한 길을 가시는 단옥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자란 덕인지 따님께서도 현재 문화재와 관련된 일을 하신다고 해요. 따로 권한 적은 없으셨는데도 스스로 그 길을 택하셨대요.

한가지 일에만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해온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일텐데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자부심을 가지고 단청을 해오신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저 또한 잘 맞는 적성이나 직업을 찾으면 평생동안 후회하지 않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어요. 이렇게 오늘도 광블에 포스팅을 하면서 새로운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되었네요.

다음 번에는 또 어떤 만남과 어떤 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요. 앞으로도 훌륭한 분들 많이 찾아뵙고 광블에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그 때 또 불쑥 나타날게요~^^

 


이상, 포스팅을 하면서 한단계 더 성장한 학생시민필진 유정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