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반년, 광블을 논하다 3
part 3. 시민공동프로젝트호, 소셜의 바다로!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글. 홍선희 / 편집. 한결, 곧미녀, 닭큐, 솔솔, 윰, 세린
그림. 세린
# part 3. '시민공동프로젝트호, 소셜의 바다로!'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많은 이야깃거리들이 있었단 말인가. 중독이라도 된 마냥 너도나도 도시 곳곳을 헤매며 담아온 것을 포스팅으로 전부 쏟아낸다. 광블 운영자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반찬이 너무 많아 뭘 먼저 먹을지 고르느라, 쉽게 젓가락을 들지 못하는 형국이다. 알고 보니 능력자들도 상당수였다. 이들을 여태 집에만 모셔 둔 것이 후회막급이다.
어디에나 선두주자는 있는 법. 광블도 마찬가지다. 90여 명에 달하는 필진 중에 광블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파워 필진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글, 사진 뿐 아니라 웹툰을 연재하는 필진, 동영상을 자체 편집해 올리는 필진 등 포스팅 방법도 다채롭고 내용도 개성만점이다.
이 포스팅들에 대한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다. 댓글에, 추천에, 퍼나르기에 번져나가는 속도가 ‘광속’이었다. 그 이유는 뭘까. 참여하는 사람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왜 광명에 사는지”, “도대체 광명은 어떤 도시인지”를 되묻는 과정에서 주위의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포스팅을 하다 보니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겉과 다른 속도 파헤쳐 보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쾌감은 짜릿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니, 생활이 달라진다.
광블에 포스팅이 하나 둘 쌓여간다. 뿌듯하다. 게다가 글을 읽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왕팬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성취감을 가져다준다. 더 나아가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필진 스스로가 성숙하는 것을 느낀다. 포스팅하는 것이 나 자신을 키우는 과정이 됐다. ‘내 가치의 재발견’인 것이다. 이렇게 성장한 필진이 바로 진정한 ‘시민 블로거’다.
광블이 의미 있는 것은 지극히 소셜적이기 때문이다. 즉 지극히 주관적인 것을 공공적인 것으로 재조명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공유와 공감을 위해 존재한다. 개인의 목소리를 광장에 모아 객관화시킴으로써 신뢰를 쌓고, 더 폭넓게 교류하며, 관계를 형성해 공감대를 창출한다. 공감대는 진일보한 사고로 발전해 내가 사는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 그 밑바탕에 ‘파워 필진’이 있기에, 이들을 더 많이 양산해야 한다.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기 위한 동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광블이 추구하는 소셜의 개념을 다시 한 번 정리해야 했다. 파워 필진들 역시 주변의 시시콜콜한 골방 수다거리들을 잘 찾아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성숙한 만큼 책임감도 커지는 것. 그러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본능과도 같은 것이어서, 이 조차도 즐길 뿐이다.
비타민이 필요하다. 이즈음 3차 필진 교육이 이뤄진다. 10월 26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소셜 전문가인 강학주 한국 소셜네트워크협회 회장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확인된 사실은 모든 시민은 기자이니,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가슴을 울리는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한 가지, 협업의 중요성이다. 애초에 광블이 표방했던 ‘공동프로젝트’란 시와 시민뿐만 아니라, 시민끼리도 힘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또 그것을 통해 만들어진 집단지성을 적극 활용해 지자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게 그 시발점이었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뭐라 정의할 수 없었던 막연한 불안감과 초조함이 확신으로 뒤바뀌는 순간이다. 그들은 지금 잘하고 있다. 남몰래 취재 현장에서 겪었던 설움과 냉대도 별 것 아니다. 새로운 도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들일 뿐이다. 오히려 창조의 에너지가 될 것이니, 숙명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다. 더군다나 함께 가는 길이 아닌가. 두려움 따윈 개나 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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