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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길을 걷다 - 네 번째 이야기 (나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전화카드 한 장이라는 노래 중에 몇 소절이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집 전화를 사용했다. 외출해서 연락할 때는 공중전화기를 찾아다니기 바빴다. 다른 사람이 전화기를 사용하고 있으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자신의 차례가 오면 공중전화기에 동전을 넣거나, 전화카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나왔었다.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서 누가 사용하나 유심히 지켜봤는데, 30분 동안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존재는 하지만 이제는 잊혀진 공중전화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어렸을 적 동네슈퍼 옆에 붙어있던 주황색 공중 전화기가 생각난다.

십 원짜리 동전 2개를 넣고 다이얼을 열심히 돌렸다. 뚜두둑~~ 하면서 신호음이 가면 전화를 빨리 받으라 혼자 재촉하기도 했다. ^^ 음성으로 통화하지만 사람 간의 기다림과 떨림이 있었다.

 

 

 

 

 

삐삐가 생기고 나서는 4040(사랑 사랑), 8282(빨리빨리), 1010235(열렬히 사모)처럼 삐삐만의 간단한 문자식의 대화도 있었다. 삐삐에 전화번호가 찍히면 공중전화기로 달려갔다. 누구지? 누가 나를 찾지?

 

이젠 휴대폰이 대중화되고 전화가 오면 상대방의 번호가 뜬다. '아... 누구누구구나... ' 안 받는다!!!
좋든 싫든 연락을 받던 시대에서 이젠 원하지 않는 사람은 멀리하게 된다.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만 있다.

 

 

 

 


 

하지만 공중전화를 사용하던 시절, 상대방에게 공중전화카드를 건넨 추억은 아직도 가슴 한편 아련하게 남아 있다. 나한테 연락하고 싶을 때 이 전화카드를 사용하라고 건넸다. 3,000원, 5,000원 전화카드 한 장을 내밀면서 나의 마음도 같이 보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음성에서 음성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같이 하자고 했다.

 

하지만 공중전화를 가까이하던 시간도 있었다. 내가 군대에 갔을 때였다. 군대에서는 외부와 통화를 하려면 공중전화를 사용해야 했다. 자유시간 1시간 중 전화를 기다리는 데만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그 시절처럼 부모님께 잘한다면 분명 효자 소리 들었을. ^^

 

아마도 여러분들이 이 글을 보고 길을 지날 때 공중전화가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니까... ^^


 

 

 

 

10원 짜리 동전 하나를 넣고 애탐을 보냈고, 또 하나를 넣고 상대방을 기다렸다. 그러면 내가 그리워하는 그 누군가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공중전화요금이 70원이다. 지금의 공중전화는 예전처럼 동전을 이용할 수도, 전화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고, 그도 아니면 신용카드를 사용해 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중전화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내 주머니 속에 있는 스마트 폰을 꺼내본다. 많은 이들의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고, 이름을 검색해서 전화를 건다.

 

예전에는 전화번호를 외우는 사람이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화번호를 외우는 사람이 몇 없다. 게다가 휴대전화기를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전을 이용해 전화를 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휴대전화 가격이 참 비쌌는데, 지금의 휴대전화 가격 역시 비싸다. 공중전화 비용은 더 비싸졌다.

 

 

 

 

글·사진 | 슈퍼맨(김창일)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