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안양천도 자주 가곤 했는데, 한해가 다르게 몸도 무거워지고 날도 추워지니 따뜻한 곳만 찾게 되네요. 이래서는 안 되는데 말이죠. 아이와 함께 바람도 쐬고 뛰어놀아야 하는데, 참 쉽지가 않아요.
조금은 포근해진 주말, 올겨울 유난히도 감기와 친하게 지내는 우리 딸과 함께 목감천을 둘러보기로 했어요.
우리 가족에게는 안양천이 더 친숙한 곳이지만, 때론 새로운 곳을 가보는 것도 괜찮겠죠?
혀니가 이제는 제법 운동기구도 능숙하게 탄답니다. 눈에 보이는 운동기구를 그냥 지나치지 않아 골치가 아플 때가 많아요. 날이 추워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한 번은 다 해봐야 하거든요.
운동은 엄마가 해야 하는데 우리 혀니가 더 열심히 운동하네요. ^^
운동하며 노는 곳이 그늘져서 좀 춥더라고요. 그래서 건너편의 따스한 햇볕을 받으러 징검다리를 건너봤어요. 물이 그리 깊어 보이지는 않지만 빠질까 봐 아빠 손을 꼭 잡고 건너고 있어요. ^^
버스 타고 지나가다 보이는 '천'은 다 안양천, 목감천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혀니랍니다. ^^
목감천은 가학천, 온신천, 한교천, 옥길천 등이 합류되어 한강의 제1지류인 안양천에 합류한다고 해요. 결혼 전에 안양천이 잠기던 때가 기억이 나네요. ^^ 생각보다 높은 곳까지 물에 잠기더라구요. 물이 불어나는 건 정말 한 순간인 것 같아요. 올여름은 비가 적당하게 와주었으면 좋겠어요.
목감천을 둘러보는데 강아지풀과 함께 보송보송 이쁘게 하얀색을 띈 작은 꽃이 있네요.
과연 이것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빗자루 국화'라고 해요. 그러고 보면 국화 종류도 참 많은 것 같아요. 안양천, 목감천을 걷다 보면 이름 모를 풀, 꽃들이 많이 피고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싶은 거 있죠?
혀니와 함께 갈대도 꺾어보고 강아지풀도 꺾어보면서 신 나게 놀아봅니다.
남편은 옆에서 옷에 풀들이 붙는다며 나오라고 하지만,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놀아보겠어요?
갈대밭을 뒹구는 것도 아니니 우리 모녀는 신 나게 밟고 다녔답니다. ^^
겨울의 풍경은 스산하면서도 나름의 멋이 있는 것 같아요. 푸르른 나무들을 볼 때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겨울의 풍경을 볼 때면 차분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메마른 나뭇잎을 봐도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저는 겨울도 참 좋아요. 단지 너무 춥지 않다면 말이죠.
이제 그만 가자고 해서 천천히 다리 위로 올라가기로 했어요. 그러다가 남편과 아이가 한 곳을 보고 있네요. 무엇을 볼까? 궁금했는데~~
학인가요? 저 하얀 새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목소리가 컸는지 저 뒤 징검다리 쪽으로 날아가더라구요. 집 근처에서 겨울 철새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참 행운인 것 같아요. 수질이 너무 나쁘면 이곳에 새들도 살지 않겠지요? 요즘 철새 때문에 문제가 많지만, 이곳까지는 확산이 안 되길 바랄 뿐이에요.
우리 혀니는 비둘기만 보면 가만두질 않아요. 저 멀리 새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더니 "야~ " 하며 열심히 뛰어갑니다. 처음에는 한 두 마리가 날아가더니 혀니가 가까이 가자 우르르 건너편으로 날아가네요. 집 근처 골목에서도 참새를 보면 '야! 이 녀석들!' 하며 막 뛰어갑니다. 놀라서 날아가는 새들을 보면서 흐뭇해 하더라구요.
날이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옷을 입고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요. 따뜻한 봄날이 되면 저도 운동 좀 해볼까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
혀니는 강아지풀 하나를 들고 재미나게 놀았어요. ^^ 아이들의 공부는 집에서 책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자연과 함께하며 식구들과 놀아보는 것도 좋겠지요?
날씨가 조금 풀리면 가족 모두 안양천이나 목감천 산책 한번 해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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