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철산3동 초등학생 여름 방학 농촌 체험
철산3동 주민센터
황명자
blessyou19@korea.kr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어떤 주부님이셨는데, "아들의 친구가 지난 여름 방학때 동 주민센터에서 진행한 농촌 체험을 다녀왔는데 요즘에도 수시로 그런 체험 행사를 진행하는지, 또 본인의 아이들도 동참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전화였죠. 지난 여름 체험 활동을 다녀온 한 아이가 친구들에게 그 때 체험을 얘기했던 모양입니다.
매년 방학을 맞이하면 철산3동주민자치센터에서는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갓집체험, 농촌체험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학기 중에는 체험 행사 계획이 없으니, 올 겨울 방학 체험 일정이 잡히면 연락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끊었습니다.
당시 체험활동에 동참했던 저는 '광명시 블로그에 그때 행사를 포스팅해볼까'하는 생각만 하다가 잠시 잊고 있었는데, 그 전화 한 통을 계기로 당시에 찍어뒀던 사진들을 다시 꺼내고 기억을 더듬어 블로그에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 행사 준비는 체험 한 달전부터 미리 시작됐습니다.
지난 6월 제일 먼저 주민자치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아이들 여름방학 체험 학습장소를 결정합니다. 올해는 경기 여주군에 있는 "늘향골마을"이 결정됐습니다. 장소가 결정되고 1주일 후에 미리 현지 사전답사도 실시하고,
7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관내거주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농촌체험 참가대상자들을 모집했답니다. 모집 결과 당초 계획했던대로 80명이 알맞게 모집되었습니다.
드디어 7월 21일, 인솔자로 봉사해주실 주민자치위원님들과 동장님, 담당 직원 등등 모두 90여명이 대형버스 2대로 나누어타고 아침 8시 주민센터를 출발했죠.
그리고 버스로 2시간 후,
마침 그 날은 대부분의 관내 초등학교에서 방학을 시작한 첫 날이었기에 학생들은 딱딱한 학교수업에서 벗어났다는 여유로운 마음에서인지 더욱 신나는 표정이었죠. 아이들은 버스에서 도착할 때까지 내내 주민센터에서 준비한 맛난 간식을 먹으며 친구들과 즐거운 수다를 떱니다. 덕분에 버스로 이동하는 2시간 여 동안 전혀 지루한 표정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전 11시, 버스가 도착한 늘향골 마을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앞에는 남한강이 가로지르고 뒷동산에서는 맑고 깨끗한 도랑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주변 들판에는 잘 길러진 콩, 깨 등 농작물들이 초록물결을 이루고 있었어요. 그 풍경은 그야말로 농촌의 평화를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마을을 상징하는 거목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2개조로 나누어 손수건 물들이기, 감자캐기, 맨손 미꾸라지잡기, 굴렁쇠놀이, 줄넘기 등 신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오전 10:30 ~ 12:00 |
감자캐기 |
점심 12:00 ~ 13:00 |
가마솥 시골밥상(뷔페식), 재기차기, 굴렁쇠 놀이 |
오후 13:00 ~ 16:00 |
맨손 미꾸라지 잡기, 계곡물놀이, 손수건 물들이기 |
제일 먼저 감자를 캐러갑니다. 아이들은 난생 처음 트럭 짐칸에 실려 감자밭으로 출발했죠.
날씨가 좋아 햇볕이 뜨거웠을텐데 아이들은 짐짝처럼 실려가는 내내 처음으로 겪어보는 생소한 경험과 풍경에 꽤나 즐거운 모양이었어요.
트럭 짐칸에 이어, 역시 처음보는 감자밭에 앉아 감자도 캐봤답니다. 흙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됐겠죠.
점심시간, 전통 가마솥에 여주쌀로 지은 쌀밥에 그곳 주민들이 손수 지은 농산물로 만든 찬으로 꿀맛같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좀 전에 캔 감자도 삶아져서 밥상에 올라왔죠.
이날 준비된 밥상에는 아이들이 평소에 먹던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 찬은 하나도 없었어요. 아이들은 순수한 시골 밥상을 대하는 순간 살짝 실망하는 분위기였는데 막상 먹어보니 담백하고 구수한 맛에 모두 밥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우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분명 먼 훗날 성인이 되서, 이날 손수 캐서 바로 삶아 먹은 감자 맛을 기억해 낼거라 믿습니다. ^^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오후 일정을 시작해야겠죠? 참가한 아이들이 80명이나 되다보니 팀을 나누어 각 놀이마다 팀을 나눠 진행해야 했어요. 한쪽에선 이렇게 굴렁쇠도 굴려보고, 제기도 차면서 전통 놀이를 즐겼답니다. 이날 놀이들은 전부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체험으로 준비되었습니다.
근처의 계곡물을 모아 거대한 인공 풀장도 만들어놓고 물놀이도 즐겼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것이에요. 저 깨끗하고 시원한 물에는 미꾸라지들을 풀어놓고 아이들이 맨손으로 잡을 수 있게 해놨죠. 더운 날씨에 물만난 아이들 마냥 아이, 어른할 것 없이 모두 제일 신났던 시간이었어요. 과연 아이들이 미꾸라지를 잡을지, 미꾸라지가 아이들을 잡을지... ^^
와~ 아이들이 오히려 겁이 없죠~
실제로 미꾸라지를 손으로 잡아 보는 건 처음이었을텐데, 잘도 맨손으로 잡았네요.
이제 마지막 프로그램인 "손수건 풀잎으로 물들이기" 시간이예요. 손수건을 물들일 예쁜 풀잎, 꽃잎을 자연속에서 직접 찾아 손수건 위에 올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손수건을 만드는 거죠. 다들 예술가가 된 듯, 멋진 작품 탄생을 위해 몰입하는 순간입니다.
자~ 이렇게해서 멋진 작품(?) ^^; 이 완성됐어요.
별 사고없이 즐겁고 신나는 체험을 모두 마친 후, 오늘 체험 소감을 들어보니...
“벌써 출발해요? 여기에 더 있다가 저녁에 출발하면 안되요?"하며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아쉬워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버스를 기다리며 아쉬운 마음을 단체 줄넘기라도 하면서 달래봅니다.
다들 진심으로 너무너무 아쉬워하는 바람에, 일정을 무시하고 그냥 '이 공기 좋은 시골의 전원에서 마냥 놀릴까?'하는 약해진 마음으로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역시 관공서에서 주최한만큼 그날의 일정대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결정하고 매정하게 마무리시켜야만 했습니다.
다음 방학때 이 행사를 꼭 다시 개최할 것을 약속하면서 겨우겨우 아이들을 달래어 출발할 때처럼 두 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광명의 평소 일상을 향하여 출발했답니다.
2달만에 사진과 글을 정리하고 보니, 올 겨울 방학에도 진행될 체험 학습은 더 다양한 일정을 준비해서 참가 학생들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시 교육환경속에서 학업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이런 시골 풍경과 삶의 체험을 통해 농산물과 전통 먹거리의 소중함을 느끼고, 잠시나마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만끽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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