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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소통/채워지는 배움

기억을 담다- 배우고 익힐 우리들의 시간 위에서 (2013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교육)

   

  

11월 23일. 날(하루)을 깨우는 찬바람과 안갯길을 달려 도착한 곳.

두 번째 방문임에도 나는 처음인 듯 설레고 그곳의 비밀스러움에 감탄하고 말았다.

아마도 '안개' 때문이리라.

 

 

 

 

 

새로울 것도 없는 교육일 거라, 나름 여행이라 다독이며 아무런 기대 없이 떠나온 길.

내 마음속 도발을 알아차린 듯 거침없는 안갯속에서, 우리는 두어 번 헤맨 끝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처음 왔을 때를 떠올려 보니... 이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된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의 아침 풍경이 '여행'이라는 내 나름의 목적을 단박에 달성하게 했다.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안갯속 풍경을 담기 위해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나도 몰래 감탄사를 내뱉고 만다. 오! 마이 스쿨...

 

 

 

 

 

 

나만큼이나 멋진 이곳 풍경에 감탄하는 필진들이 많았다. 몇 몇은 교육장으로 들어갈 생각도 없이 사진을 찍느라 바빴고, 누군가는 소리 없이 우리를 반기는 강아지와 인사를 했고, 다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과의 첫 만남을 즐기고 있었다.

 

 

 

 

 

바깥 풍경과 달리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교육장 내부 복도는 두 번째 방문인 내게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여러 인기프로그램도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는 인증사진들과 미소가득한 사람들의 사진. 사진. 사진. 그리고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학교' 명판까지... 반갑다.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연습장(기초) 같은 강의가 되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히며 시작한 김병기(오마이뉴스 전편집국장) 강사는 시민기자라면 '글에 자기의 목소리 즉,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글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안갯속에서도 번쩍하고 찾아낼 수 있는 글쓰기 노하우를 듣고 싶었는데...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낼 때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는 김병기 강사는 글을 쓰기 전 꼭 필요한 [얼개 짜기]라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글의 뼈대(서론, 본론, 결론)를 미리 만들어 보는 활동으로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말해 주는 것으로 조직적인 글을 쓰는 데 매우 필요한 활동

 

강의시간 중 잠깐 해 본 얼개 짜기. 포스트를 할 때마다 연습해 본다면 안개속에서도 '번쩍'하고 찾아낼 수 있는 글쓰기 노하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름 괜찮은 방법이다. 역시 이래서 강의는 끝까지 들어야 하나보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던 안개가 사라지고 나니 주변 풍경도 달라져 있었다. 안개 뒤에 숨어있던 마을도 보이고, 멀리 겨울내음이 나는 평화로운 들녘도 눈에 들어온다.

제철 채소로 만든 반찬에 약재를 넣어 익힌 수육과 잡채까지 곁들여진 점심시간이 지나고... 맛있는 음식에 기분이 좋아 졌다.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우리는 낯설지만 반가운 모습들과 만날 수 있었다. '개고독'이라 누군가 이름 붙여버린 풍경 같은 견공의 모습과 그동안 이곳에서 수없이 배우고 익혔을 아이들의 녹슬고 버려진 시간. 생각해 보니...그 버려진 시간 위에서 또 다른 이들(필진들)의 배우고 익힐 소중한 시간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주제로 강의해 줄 최규화기자는 9월 필진 강의 때 만난 적이 있어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전직 레크레이션 강사답게 즐거운 분위기로 강의를 이끌던 최규화 기자가 말하는 독자 유혹하기 기본전략을 내 맘대로 정리해 볼까.

 

 

 

 

 

 

 

체조를 하려나... 했는데, 서로의 손을 잡고, 체온을 느껴보고 등을 토닥여 주는 등 말 그대로 '힐링'이었다. 촉박한 일정 탓에 30여 분밖에 하지 못했지만, 서로의 마음을 읽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준 시간이었다. 모든 강의가 끝나고 나니 오늘 아침 안갯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내 마음마져 날려버릴 수 있을 만큼 몸도 마음도 즐거워져 있었다.

 

 

 

 

 

새로울 것도 없는 교육일 거라, 나름 여행이라 다독이며 아무런 기대 없이 떠나온 길이었는데,

을 떠나는 시간엔 안개 걷힌 풍경만큼이나 내 생각도 명확해 져 있었다.

섣부른 결론을 앞세웠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소중한 오늘의 기억을 마음에 담아 두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아직도 배우고 익힐 시간 위에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글·사진 | 곧미녀(김경애)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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