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멀리서 이사 온 사람들 - 그들을 새터민이라 부르지 않는 날이 오길….

 

 

조금 멀리서 이사 온 사람들
그들을 새터민이라 부르지 않는 날이 오길….


제1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배명수
하안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의 지역복지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배명수입니다.
저번 병아리 공원 개선 캠페인 포스팅 이후로 두번째로 인사드리네요. 병아리 공원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쉽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이 조금씩 관심을 보여주시는 덕에 앞으로 공원도 차츰 좋아지리라 기대합니다.
 
이번에 제가 올릴 화두는 남북 관계에 관한 내용이에요. 거창하죠? ㅎㅎ

여러분은 혹시 ‘남북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도 먼 꿈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꿈을 애타게 기다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며칠 전에는 지난 5~6월 나들이와 간담회에 참석하셨던 북한이탈주민 두 분이 저를 찾아오셔서 직접 만드신 빵을 전해주셨습니다. 본인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감사드린다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남기셨죠. 어떤 추억이냐구요?

 

벌써 세달 가까이 지난 일인데요~
지난 5월 31일 하안3동주민자치위원회와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하여 북한이탈주민 12분과 남한주민이 함께 일일 짝꿍이 되어 전북 부안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한 분 한 분께 동의없이 이 분들 얼굴을 공개하는 건 실례란 생각이 들어, 부득이하게 모자이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진의 모자이크는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북한이탈주민과 남한주민이 차안에서 첫 만남을 가졌죠. 서로 어색한 눈인사를 나누며 분위기가 한동안 쭈뼛쭈뼛 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고자 복지관에서 간단한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북한의 생활단어를 남한주민이 맞추며, 남북한의 대중가요를 함께 부르며 조금씩 어색함을 녹일 수 있었습니다.

 

그 게임 이후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서로 대화도 나누시고, 남북한의 대중가요를 함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더라고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 걱정에 눈물을 보이시기도하고, 탈북 하시던 상황을 이야기하실 때는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였습니다. 대화 도중 낯선 단어와 익숙하지 억양이 있었지만 그분의 가슴 속 이야기를 듣기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식사 후에, 변산 8경을 둘러보며 편안한 나들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조심스레 여쭤봤습니다.

 

하지만 열렬히 꿈꾸던 남한에서의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다 하십니다.
취업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기도 하며,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현실에 안타까워하기도 하시고, 편견과 차별 속에 홀로 의지만으로 버티기에는 벅차다 하십니다.
 

 

이처럼 가슴 속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여행을 하니, 비록 하루지만 오랜만에 좋은 벗을 만난 것처럼 가슴 한편이 따뜻해집니다.

 

 

하안13단지 내 32명의 북한이탈주민분들이 모여 양기대 광명시장과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시 공무원의 말을 빌리면 지금까지 북한이탈주민 간담회 개최 이래 가장 많은 수의 북한이탈주민이 모이셨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제는 참지 않고, 본인들의 목소리를 외치겠다는 의지겠죠.
 
초기 정착의 어려움, 취업과 의료지원, 자녀양육에 대한 어려움 등 많은 어려움을 토해냈습니다.
 

 

현재 광명시에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조례안이 제정되었으며 북한이탈주민협의회가 구성되었습니다. 하안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광명희망나기 운동본부와 협력하여 초기 정착하는 북한이탈주민 중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분들에게 현금 및 물품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명시와 사회복지시설이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만큼 분명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 까 기대합니다.


이처럼 비록 다른 이념과 체제 속에서 살아왔지만,

 

 

작은 소원을 빌어봅니다
우리가 그들을 북한이탈주민, 새터민이라는 단어로 부르지 않는 시대가 오길 기원합니다.
 
사진 속처럼 서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지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