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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집 나간 병아리를 찾습니다 - 병아리공원 환경개선캠페인 개최

안녕하세요~ 저는 하안종합사회복지관에 지역복지팀장이자 온라인 시민필진 배명수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음...
쉽게 말씀드리면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지역주민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나름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는데, 최근 작은 성과를 보일만한 일이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해봅니다.


지난 6월 28일에는 병아리공원에서 환경개선캠페인이 개최되었습니다.
캠페인 행사천막에는 "어린이공원 내 금연, 금주를 실천해주세요" 라는 현수막이 걸렸답니다.



 

캠페인 행사에 하안13단지 통장님들과 지역주민들께서 많이 참여해주셨어요



 


 

아이들이 원하는 우리 병아리공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어르신들께는 공원 내 담배, 술, 쓰레기투척 금지에 서명을 받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과연 주민 여러분들이 바라는 공원의 모습은 어떤걸까요?



 

둥지어린이집 원아들도 캠페인에 동참해 열심히 공원을 청소하고 있네요.
아이들의 쓰레기 줍는 모습이 제법 든든하죠?


든든하긴한데...... 이렇게 수 많은 아이들이 모여, 아이들이 원하는 공원의 모습을 적고, 직접 나와 청소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과연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지금부터 6개월 간 주민께 여쭙고, 들었던 소중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우리 하안13단지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입니다. 우리 단지의 정 가운데 위치한 곳이 바로 그 이름도 예쁜 병아리공원입니다.
우리 단지에 병아리공원과 백합공원은 광명시에서 지정한 어린이 공원이랍니다. 또한 보건소에서 지정한 금연 권장구역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어린이가 없습니다. 아니 어린이가 들어올 수 없습니다.



 

처음 이 공원을 지나칠 때는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이곳에서 몇몇 주민들의 도박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순간 참 많이 당황했습니다. 모른 척 외면한 적도 있고, 주변을 서성인 적도 있습니다
.

너무 자주 목격되어 주민들께 여쭸습니다. 이런 행동이 최근에 일어난 것인지 오래전부터 일어났던 일인지 확인해 본 결과 우리 단지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십니다.

안되겠다 싶어 같은 팀원인 백아름 복지사님과 카메라를 들고 그 곳을 찾았습니다. 아직도 그 날의 그 오싹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날, 저희를 바라보는 그 분들의 경계하는 눈빛은 금방이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게 했습니다. 그 분들을 찍을 수 없기에 대신 널부러져 있는 쓰레기를 찍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 더 많은 주민분께 여쭤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만난 분들이 통장님들입니다.

간담회 시간을 통해 여쭈니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심각하였습니다. 몇분께서는 병아리공원에 있는 팔각정을 뽑아야만 해결된다고 하십니다. 술에 취해 싸워 지구대가 오는 일은 다반사라고 하십니다. 저녁에는 청소년들이 모여 술, 담배를 하는 위험지역이라 하십니다. 아무렇지 않게 술병과 담배꽁초가 버려집니다.

너무 오랜 세월 흘러와서 통장님들의 말씀 하나하나가 변화보다는 포기, 외면, 안타까움이 많이 묻어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속에는 다시 한번 바꿔보리라 하는 결연된 눈빛을 느껴집니다


 

지금은 매월 주민간담회를 통해 병아리공원 환경개선과 관련하여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리소에 가서 이 상황에 대해 알고 계시는 지 묻자, 본인들도 여러차례 노력해봤지만 변화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십니다. 또한 어린이 공원은 시에 기부채납을 한 상태로 시 공원녹지과에 관리구역이라고 하십니다. 시에서는 노인정에 관리를 위탁한 상태로, 결국 노인정에서 공원 관리를 해야하는 상황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노인정에 가서 묻자, 쉴 새 없이 청소를 해도 버리고 또 버려 소용없다고 하십니다. 그러고보니 청소를 담당하는 어르신에게 복지관에서 조금 도와드리겠다고 하자, 도와주기보다는 저 사람들 저곳에서 술 못먹게, 놀음 못하게 나 해달라고 하십니다



 

어린이 공원 이용안내문이 찢어져 방치되어있네요.



 

술에 취해 잠이 들어있는 주민의 모습


 

여기 저기 버려져있는 술병과 담배꽁초......



 

팔각정에는 어른들이 자주모여 술과 담배를 핀 흔적이 남아있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청소인력이 조금 더 충원된다고 해서 이 곳이 변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야만 하겠죠.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보니 몇가지가 있었습니다.

우선 공원을 이용하는 대부분은 성인과 어르신들입니다. 그 이유는 어르신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정자와 의자가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름은 어린이공원이지만 환경 자체가 어르신들에게 더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기구와 운동기구가 마련되어 있지만 아이들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즉 환경적으로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적합한 놀이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또 두번째로는 이곳을 이용하는 어른들의 놀이문화가 주로 술과 담배, 놀음이라는 점입니다. 즉 어른들의 건전한 놀이문화 부재이겠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린이공원이지만 한편에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한편으로는 어른들이 건전하게 휴식을 취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꼭 어린이공원이라고 해서 어린이만 입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어른과 아이가 함께 동화되며, 함께 하는 공원이 조성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곳은 모두 부족한 상태입니다. 어른들께 이곳은 어린이공원이기에 술과 담배를 자제해달라고 말씀드리면 어른들은 자기들의 공간을 뺏는다면, 본인들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하십니다. 몇명의 소수주민들의 행동으로 어른들 전체가 피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병아리공원 반대편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그곳은 몇년전에 공원이였지만 소수 어르신들의 도박과 술로 인해, 쏟아지는 민원으로 인해 주차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러니 어른들은 어린이공원을 이용하는 것이고, 어린이공원을 이용안하는 어르신들은 길가에 있는 벤치에 앉아 계시는 겁니다

게다가 병아리공원에 자체가 아이들이이 곳을 이용할 만한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없기 때문에 이용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곳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장님들과 한달에 한번 간담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와 유사한 환경에 있었지만 환경을 변화시켜 건전한 놀이공간으로 변한 사례에 대해서 안내해드렸습니다. 이번에는 통장님들의 눈빛속에 할 수 있음을, 변화된 우리 단지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그래서 캠페인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주민들께 좀 더 알리고자, 더 많은 분들이 우리와 함께 해주기를 원하면서 캠페인을 준비하였습니다.


 

캠페인 홍보물품을 주민들과 직접 만들었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할 때 당부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복지관에서 모든 걸 준비해서, 진행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며, 통장님들께서 직접 캠페인 홍보물품도 만들고, 회의도 참여해주셔야 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1차례 기획회의가 진행되었고, 1차례 준비모임을 가졌습니다. 복지관에서 장소를 내드렸고, 재료를 제공했습니다.

복지관에서는 마냥 놀지만은 않았겠죠? 병아리공원과 관련있는 유관기관을 방문했습니다. 보건소에 가서 금연포스터를 대여했고, 지구대에 가서 만일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치안유지를 부탁드렸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각자의 역할에 맞게 준비를 했습니다


이렇게 6월 28일 캠페인이 개최가 되었습니다



 

봉사자로 최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10분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 북한이탈주민분들께서는 유모차에 귀여운 아기들과 함께 봉사활동해주셨습니다.

주민들께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병아리공원이 어떻게 변화되었으면 좋겠냐고~
거의 모든 대답이 어른들이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였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불안해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힘내라고, 꼭 변화되길 바란다며 응원해주셨습니다



 

 

지역주민께서 병아리공원에 대해 의견을 적어주셨습니다



그때 우리 어르신들은 어디 있었을까요?
병아리공원 언저리에 삼삼오오 모여 계셨습니다. 물론 그곳에서 술, 담배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속에 캠페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캠페인 한번으로 공원이 변화되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조금씩 모인다면 한두분의 주민분들께서 관심을 가지실 것이고, 그분들이 그 변화를 이끌어 주실 거라 믿습니다.


현재 복지관에서는 매주 화, 목요일마다 주민과 함께 공원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한분과 함께 참여했던 이 모임이 지금은 3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렇게 한분씩 늘어난다면 우리 공원은 점차 밝아지겠죠~지구대가 오지 않아도, 주민이 주민의 공원을 직접 지키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복지관 직원과 형용호 주민과 이윤미 주민이 캠페인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또한 관리사무소와 통장, 노인정이 함께 모여 5월부터 한달에 한번 공원대청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통장님들과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월 1회 관리소와 경로당, 하안13단지 통친회, 복지관이 함께 모여 공원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조금씩 관심가지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즐겁습니다,

아마 이곳이 금새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조금씩 변화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의 힘으로 말입니다.

언젠간 이곳이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공간으로, 또는 어른들이 편한한 휴식공간으로 변화되는 그 날을 꿈꾸며, 하안복지관이 옆에서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1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배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