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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세린의 버닝 프라이데이 라이브러리 라이프- 금요일, 하안도서관에서. 도서관 사용설명서




8월의 어느 금요일, 생각 없이 아무 자리나 앉아있었던 나. 


갑자기 자리 주인이 다가와 말을 걸어서 당황했다.


하안도서관에 자주 오긴 했지만 거의 자료실에 앉아 책을 봤고 열람실은 몇백년 만에 오다보니,

좌석번호를 발급받아 이용해야 하는 걸 모르고 있었던 거다.

 

"죄송합니다."

 

후다닥 도서관 1층 로비로 내려갔다.






 

내려가자마자 바로 오른편에 좌석발급기가 보였다.

 

회원증을 리더기 앞에 대고, 열람실을 선택하고, 좌석을 지정했다.


이렇게 간단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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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백수가 되면서부터 하안도서관에 더 자주 가게 되었다. 도서관에 가면 책장에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이 날 행복하게 만든다. 읽고 싶은 책들을 맘껏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쨌든 이날도 어떤 책과 만날까 기대를 하며 룰루랄라~ 걸어갔는데...

 

 





으아악!


왜 항상 이쯤 오면 생각이 나는 걸까? ㅠㅠ 좀 더 미리 생각나면 좋을 텐데, 하필, 꼭, 여기, 딱, 이 자리, 보육정보센터와 하안어린이집 건물 앞에만 오면 떠오른다. 금요일은 하안도서관 자료실 휴관일이라는 사실이... 게다가 지난주에도 예약도서 대출하러 왔다가 헛걸음 했는데, 일주일 만에 또 그러다니.ㅠㅠ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하지만 이날은 그냥 돌아가기가 뭔가 아쉬웠다. 다행히 가방 안에 책 한 권이 있어서 이거나 읽고 가야겠다 싶었다.







문이 매정하게 닫혀 있는 2층 종합자료실을 뒤로하고, 3층 여자 열람실로 올라가 마음에 드는 자리 아무데나 앉고 책을 펼쳤다.


그리고 약 한 시간 지났나? 그날의 자리 주인이 나타나더니 나를 쫓아(?)냈다. 자료실 문 닫는 날을 매번 까먹는 것도 서러운데....


그. 래. 서.

 

나처럼 깜박깜박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한량옹의 '필진 정신' 그 두 번째 항목을 떠올리며...




 

(필진카페 수다방 '네이버에서 만나요~'의 댓글 참고 http://cafe.daum.net/gmcitizen/I6pe/106)


 






하안도서관 종합자료실 휴관일 : 매주 금요일 

"여러분~ 하안도서관 자료실은 매주 금요일에 휴관합니다!

 

깜박하고 책 대출하러 오시지 않게 조심하세요.

금요일엔 열람실만 이용가능해요. 금요일엔 열람실만!!!"

 

잠깐! 그런데 정말 그럴까? 문득 궁금해졌다. 금요일에 하안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것도 꽤 있지 않을까? 혹시라도 나처럼 실수로 금요일에 왔다면 대출 말고 다른 무언가를 찾아서 해보면 어떨까? 그냥 되돌아가기엔 아까우니까.


그래서 불타는 금요일 나는, 핸드폰카메라를 들고 도서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금요일에 이용할 수 없는 것들을 먼저 보자.

 

1층 늘푸른도서관, 2층 종합자료실, 종합자료실 내 복사실, 지하1층 담소마루(푸드코트, 커피숍, 편의점), 3층 디지털 자료실은 문을 열지 않는다.


즉, 도서를 대여할 수 없고, 복사할 수도 없다.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사먹을 수 없다. 컴퓨터를 이용할 수 없고 DVD를 볼 수 없다. 아... 무엇보다 지하 1층이 열려있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타격이 컸다. 배가 고팠다.

 

 




그렇다면 금요일에 하안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로비에서는 동아리들의 사진 작품, 공예 작품과 어린이집 아이들 작품 등 간단한 전시회가 늘 열리고 있다. 한번쯤 관심 갖고 볼만 하고 동아리 정보도 알 수 있다.

  




 


자가반납기를 이용해 하안도서관 도서를 반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 소하, 옹달샘도서관 도서도 타관도서반납함에 반납 가능하다.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은 없지만, 금요일에도 책소독기엔 불이 켜있었다. 다음번에 아이 책을 대여하면 꼭 소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월간 문화달력, 행사안내 게시판, 소식지 배포대, 옥외 홍보게시판 등을 통해 도서관 행사정보 및 광명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나는 여기서 광명소식지를 읽는다. 사실 광명소식지는 우편으로 구독신청하면 되는데, 그것조차 맨날 깜박하고 못하고 있다. 

 

 




 

예약 대출기를 이용해 예약도서를 대출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런 설명이 없어서 사용법을 모르겠다. 아래에 '스마트폰 대출 방법'은 쓰여 있었으나, 봐도 모르겠다. 스마트폰으로 예약한 도서만 예약대출기에서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일까? 

 

 





입구 쪽에 '무더위 쉼터'라고 붙어있지만 이 역시 이용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간단한 설명도 있으면 좋겠다.

 







자료실이 문을 닫는 금요일일지라도 노약자를 위해 엘리베이터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 속 청년은 노약자는 아닌 듯하다.

 






소지하고 있는 책이나 노트, 필기구 등이 있다면 열람실에서 독서도 하고, 그간 부족했던 지식 쌓기에도 열중해보는 것을 강추한다. 단, 1층에서 좌석표 발급은 필수!

 






열람실 옆에 있는 사물함도 이용 가능하다. 사물함이 있다는 것을 사진 찍으며 처음 알았다. 전에는 관심을 갖지 않아 안보였나 보다.







무선인터넷 노트북 전용석은 개인 노트북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벽에 붙은 유의사항에 보면, 열람실 내에서는 노트북 사용금지란다. 무조건 금지만 하는 게 아니라 열람실 바로 앞에 이런 공간을 만들어 놓은 센스란!

 

 





와이파이 연결을 해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몇 번 이용해 봤는데 간혹 끊긴다는 게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와이파이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 

 






쉼터에서 잠깐 쉬며,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나는 허기질 때 주로 이곳에서 홀로 간식을 먹는다. 좁은 공간이지만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듣고 싶지 않은 수다를 들어야 할 때도 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으나, 공중전화부스처럼 생긴 핸드폰 통화실(?)에서 맘껏 통화를 해도 된다. 방음이 100% 되지는 않았지만, 한 아저씨가 통화 중이기에 궁금해서 엿들어 보니, '응. 응. 웅얼웅얼웅얼~' 정도로 밖에 안 들렸다.


참고로 하안도서관 내에서 핸드폰 이용이 가능한 곳은 통화실과 쉼터, 복사실, 옥상, 이렇게 네 곳이다. 그 외에서는 통화를 하지 않는 게 매너다.

 






옥상 문을 통과하자마자, 기분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하안도서관 옥상에는 '하늘정원'이란 이름의 휴게실이 있다. 예전에 이런 곳이 생겼다는 말만 듣고 가보지 않아 궁금했었는데, 이 날 처음 볼 수 있었다.

 

 





옥상에도 음료 자판기가 있다. 간식도 먹고 수다도 떨 수 있는 멋진 공간이지만, 이 날은 날씨가 더웠던 탓에 아무도 없었다. 냉방이 안 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종류의 운동기구가 있다. 책 보다가 몸이 나른해지면 잠시 운동을 하면 좋겠다. 더 나른해지려나?

 






하늘정원 소원나무 프로젝트. 언제 진행한 건지, 현재도 매달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옥상 펜스 한쪽에는 소원목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꼭 소원목이 아니더라도 하늘이 잘 보이는 곳에서 소원을 빌면 왠지 더 잘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도 소원을 하나 빌어본다. '금요일은 자료실 휴관일이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세요.'

 

다른 이들은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소원목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래, 시험 꼭 잘 볼 거임.

 

 





샤이니 단독콘서트는 엄마에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

 






광블 못지않은 훌륭한 댓글 매너.

 



 

 


하늘공원을 둘러보다 알게 된 한 가지. 하안도서관 주변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었다. 25년이 되가는 낡은 하안주공 아파트, 4년가량 밖에 안 된 두산 아파트, 그 사이에 외딴 섬 마냥 놓여있는 철망산. 이 세 가지의 공존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하늘공원 구경을 실컷 하고, 다시 3층 열람실로 내려왔다. 

 

그런데 책을 펼치자마자, '꼬르륵~'







시계를 보니 어느새 12시가 넘었다. 아침을 안 먹는 사람인지라 점심때가 되면 뱃속에서 아우성을 친다.

 






아쉽지만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좌석표야, 안녕~ 널 반납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으리. 







그리고 하안도서관아, 안녕~


앞으론 월화수목금토일 어떤 요일에 오든, 충분히 애용해 줄게~




글·그림·사진 | 세린(이문희)
온라인 시민필진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