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가을이 맞지요?
가을이 이리 다가오는데도 후텁지근 끈적이는 더위와 싸우던 중 사정이 있어 휴가도 가지 못한 제리는 '시원한 공간에서 여유를 좀 가질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제리의 집에서 가까운 격조 높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수시로 열리는 시민회관이 떠올랐답니다.^^
입장료가 무료!라서 맘에 드는 콘서트!
브런치를 제공해주어 더욱 맘에 드는 콘서트!^^
제리에게 모처럼 여유를 갖게 해줄 [가족과 함께하는 영화음악] 광명오페라단의 브런치콘서트가 열린다고 해요.
제리는 시작 시간인 11시보다 30분 일찍 도착하려는 계획으로 집을 나섰는데~
너무 느긋하게 느린 걸음으로 가보니... 아뿔싸! 벌써 동이 난 팜플렛에 꽉 찬 객석의자.
에휴~ 여유 부리지 말고 그냥 빨리 올껄
콘서트 관계자분께 광명시민 필진임을 당당히 밝히고 표를 한 장 구할 수 없는지 여쭈어보니 친절하게도 본인의 표를 선뜻 내주셨어요.ㅜ고맙습니다~
오늘 콘서트에서 팜플렛 구하기 소동이 일어났는데요. 그 이유는?
학교 숙제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와서 그렇다네요.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중 80%가 학생들인 것 같죠?
지금 군에 가 있는 제 아들도 초, 중학교 시절에 방학숙제로 음악회에 다녀오고 그 증거로 팜플렛을 가져가야 했던 일이 잠시 떠올랐어요.^^;
사진찍기 좋은 자리가 어딜까... 위아래층을 오르내렸지만 휴...역시 자리는 없네요.
송영주 지휘자님과 연주자들께서 객석을 향해 인사합니다.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음악, 1년에 한 번은 꼭 들으셔야 합니다." 라는 지휘자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다시 한 번 제 선택의 탁월함에 마음이 뿌듯.
음악회에 올 때마다 연주도 좋지만 지휘하시는 분의 뒷모습에서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곤 합니다.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사뭇 엄숙하게 떠드는 아이들을 휙~ 돌아보며 "떠들 시간을 따로 드릴 테니 연주 중에는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크게 치면서 그 때 마음껏 떠드세요~"라며 약간 꼬인 발음으로 말씀하시는 모습에서는 친근감도 느껴지더라구요.
음악회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 연주와 함께 보는 영화음악 1 (스타워즈, 슈퍼맨 리턴즈, 러브스토리, 시카고)
♪ 3인의 성악가 초청 무대 (테너 강훈, 바리톤 김종우, 테너 김달진)
♪ 연주와 함께 보는 영화음악 2 (케러비안의 해적, 반지의 제왕, 타아타닉, 록키)로 진행됩니다.
영화음악이 연주될 때에 영화장면도 함께 감상할 수 있었어요.
지휘자님은 "영화음악이기에 영화에 키스 장면도 나와요. 간혹아이들에게 19금 영화 보여줬다고 항의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영화니까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얘들도 크면 다 합니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빵 터졌어요.ㅎㅎ
연주된 음악은 다 좋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러브스토리>의 연주와 영화가 기억에 남아요.
우리를 아련한 젊은 시절로 데려가 준 <러브스토리>연주! 누구나 한번 쯤 해 봤을 가슴 아린 사랑이야기가 떠오를 만한 사랑이야기! 우우~♬~우~우우우우우~~♪
<Snow Frolic> 눈밭을 뒹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연인, 스케이트를 타며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는데 그만...너무 심취하다 놓쳐버렸어요.ㅋㅋ
그 밖에도 목각인형으로 분한 배우들의 연기와 눈동자의 움직임이 돋보였던 <시카고>와, 스펙타클한 SF영화 <스타워즈>와 함께 듣는 영화 음악들은 이 더운 여름날의 높은 습도를 물리쳐주기에 충분했어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 연주가 끝나고 박은정 단장님이 나오셨어요.
"오늘 객석에는 어림잡아 600여 분이 오신 것 같네요. 특히 학생들이 많은데 이 중에는 앞으로 광명의 음악을 이끌어 갈 인재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우리 광명에도 문화회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제 이런 음악회를 자주 오시니 문화예절도 잘 지켜 주리라 믿습니다.
지금부터는 성악가들의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만 칠 게 아니라 브라보(남자에게), 브라바(여자에게), 브라비(남녀 모두에게)를 외치며 환호하셔도 좋습니다."라며 함께 즐길 수 있는 팁을 알려주셨어요.
브라비~!^^ 환호에 더 흥이 납니다.
아름다운 선율의 연주에 이어 성악을 듣는 순서에서 테너 '강훈'님이 무대에 나오셨어요.
그리 크지 않게 보이는 체격이지만 오페라 <Rigoletto> 중 <여자의 마음>을 부르는 목소리는 오~~~공연장을 압도할 만큼 우렁찼차네요.
이어 바리톤 '김종우'님이 '지킬 앤 하이드' OST <지금 이 순간>은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에 얹혀 들려오는 음악에서 지킬과 하이드의 모습이 교차하기도 했답니다.
현장의 특성상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에 조심조심 관객들을 살짝 담았어요.
모두들 성악가들의 멋진 노래에 흠뻑 빠져 있네요.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테너 '김달진'님의 오페라<Turandot>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아름다운 저 바다와 ~~~빛나는 저 햇빛~~"가사가 확 들어옵니다. 청량한 테너의 목소리여서일까요? 가사가 가슴에 와 닿더군요.
이어 세 분이 함께하는 순서.
<푸니쿨리 푸니쿨라>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지휘자님이 중간중간 강약, 강약 강강강~~~ 박자를 맞추는 박수를 유도해 주셨는데 숨소리도 멈추는 듯 조용히 경청하던 객석에서 갑자기 박수가 출렁이며 흘러넘치네요. 이에 따라 경직되어 있던 제 몸도 잠깐 풀리며 출렁이는 리듬을 탔지요.
통로에 앉은 제 옆의 귀여운 9살짜리 아이가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어 살짝 이름을 살짝 물었더니 부끄러워하면서 엄마 따라 오게 되었다며 그저 웃기만 하네요.
테너와 바리톤이 함께 부르는 <향수>(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인)와 조화를 이루어 부르는 나폴리 민요 <오! 밝은 태양>은 가슴을 뻥~~ 뚫리게 해 주었습니다.
성악가들의 시원한 노래에 이어 다시 영화음악 순서.
앞자리에 앉아 뒤로 고개를 젖히고 힘들게 보았던 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그 외에도 <반지의 제왕>과 호화유람선이 침몰하는 과정을 안타깝게 보았던 <타이타닉>의 장면이 화면에 흐르고 영화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모두들 숨을 죽이고 들었답니다.
특히 <반지의 제왕>이 연주될 때 무대 뒤편에서 성악가의 목소리가 함께 들려 왔는데요. 오~ 연주에 노래를 입히니 더욱 웅장하게 들려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브런치 콘서트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또 다른 선물이 기다리고 있네요.
빵과 물을 준비해준 브런치 콘서트!
한 여학생(하안중 2학년)은 "음악회는 처음이에요. 학교숙제 때문에 왔는데 영화도 보며 음악을 들으니 더 재미있었어요. 친구들한테 이런 프로그램을 알려 주고 싶고 또 오고 싶어요."
학교 숙제 때문에 온 청소년,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 등 이유는 다르지만 오늘 브런치 콘서트 음악회에 온 경험이 계기가 되어 먼 훗날 공연장의 무대에서 연주나 노래를 하는 광명을 빛내는 음악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죠.^^
이번 음악회를 놓치신 분들은 다음에는 꼭 참여해 보시길 강추합니다.
영혼이 포만감을 느끼고 마음이 맑아지는 시간! 이만하면 제리의 여유 있는 휴식이 맞죠?
글·사진 | 제리(이현희)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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