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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저 드디어 한살 됐어요(2) - 광블이 진짜 부모는 시민

 

 

 

 

 


우리 집에는 시민 필진 말고도 도우미가 한 분 계신답니다. 일명 ‘운영자’라고 불리는 분이죠. 이분은 주로 필진들이 조금 서툴게 요리한 포스트들을 제 입맛에 맞게 다시 조리해주고, 제 외모를 보기 좋게 꾸며주기도 해요. 또 저를 찾아오신 손님들을 반갑게 맞아주기도 하죠. 한마디로 우리 집 심부름꾼이라고나 할까요?

 

처음 우리 집안일을 맡아준 도우미는 ‘광블’이 같은 애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아주 유능한 분이었어요. 하지만 저희 필진들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더라고요. 하긴 저 ‘광블’이를 가장 잘 키울 수 있는 분은 도우미가 아니라 제 부모님인 바로 ‘시민 필진’인데 그 앞에서 큰 소리를 낸다는 건 말도 안 되죠. 더군다나 제게 고단백, 고칼슘 영양제와도 같은 ‘협업 포스팅’은 운영자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따라올 수 없는 것이라서, 그 분마저도 혀를 내둘렀다니까요. 이런 건 아무리 책 뒤지고, 인터넷 뒤져도 나오지 않는 ‘광블’이를 키우는 노하우거든요.

 

 

 

 

 

올해 초에는 도우미가 남자에서 여자, 그것도 ‘애 엄마’로 바뀌었어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광블’이 분위기도 아기자기하게 변했어요.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 도우미 아줌마가 바로 그동안 저를 키워준 시민 필진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에요. 이것은 ‘광블’이를 키우고 보살피는 일이 이제 진짜로, 순전히 시민에 의해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광블’이는 이제 더욱 온전히 시민의 눈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입으로 말하게 됐어요.

 

새 도우미는 제 스타일을 조금씩 바꾸더라고요. 솔직히 능숙한 솜씨는 아니에요. 그런데 빈틈이 있는 듯 어설픈 느낌이 우리 필진들과도 뭔가 통하는 느낌이어서, 뭐 나름 괜찮아요. 그 분은 제 이름표도 알록달록하게 꾸며 다시 달아주기도 했고, 귀여운 포스트 댓글, 추천 캐릭터도 디자인 해 주셨어요. 또 광명시 곳곳에 뿌려진 포스트 재료들을 금방 알 수 있게 한 곳에 모아 ‘광명시 정보’와 같은 카테고리로 만들었고요.

 

 

 

 

 

 

카페 역시 시민필진들의 의견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돼 꾸려지고 있답니다. 자기 소개란을 만들고, 카테고리도 알아보기 쉽게 정비하고, 카페 대문에 광명시 행사 일정 캘린더도 등장하고……. 다른 필진들의 요구에다가 도우미 자신이 필진이었을 때 생각해봤던 아이디어들을 보태 하나하나 행동에 옮기더라고요. 이런 시도를 통해 도우미 아줌마도 날마다 성장하고 있답니다. 필진들이 되던 안 되던 포스팅에 자꾸 도전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점점 키워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새 도우미 아줌마 덕분에 바뀐 우리 집 분위기가 어느새 입소문을 탔는지, 필진 카페에는 끼워 달라는 분들도 많아요. 새롭게 가입 인사를 하는 분들도 한 둘이 아니라니까요. 우리 시민 필진들은 이런 새로운 분들을 절대로 마다하지 않는답니다. 두 팔 벌려 환영하며, 함께 힘을 모아 저 ‘광블’이를 보란 듯이 잘 키우자고, 등을 토닥여 주죠. 앞으로 시민 필진들은 한 달에 한번은 꼭 얼굴을 보고, ‘광블’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하니, 제가 얼마나 더 변화무쌍해 질지는 짐작조차 어렵답니다.

 

 

 

 

 

 

제가 잘 자란 덕분에 덩달아 이름을 알린 필진들도 많아요. 기형도 시인과 화영운수를 소재로 추리소설을 연재했던 ‘닭큐’님은 올해 초 광명시 평생학습원에서 열린 ‘소설가 초청 강연회’에 사회자로 섭외됐어요. 게다가 ‘광블’을 통해 필명이 널리 퍼지면서 맛집을 소개한 개인 블로그까지 조회 수가 늘었대요. 여러 음식점에서 와달라는 부탁을 받을 정도랍니다. 동영상 포스트를 여러 번 올려주신 ‘젤미남’님은 요즘 심심찮게 동영상 촬영을 요청받고 있고요. 현재 운영자로 활동 중인 ‘광블’이네 도우미 아줌마 ‘광명시민S’와 막강한 정보력을 과시하는 열성 맘 ‘윰님’은 광명시 관내 복지관이나 도서관, 체육센터, 시민단체 등 곳곳에서 포스팅 해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아요. 어느 미술 작품전을 포스팅 한 ‘수미정’님은 작가로부터 감사 인사는 물론, 작가의 또 다른 개인전에 와달라고 초청을 받기도 했어요. 이처럼 시민 필진들이 한번 다녀가 저 ‘광블’이의 포스트가 된 기쁨과 재미를 맛 본 사람들은 다시 우리 시민 필진을 찾고, 이는 저를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답니다.

 

 

 

 

 

 

요즘은 광명시에서도 나섰답니다. ‘광블’ 시민 필진이란 숲이 더 우거질 수 있도록 평생학습원에서 ‘소셜 시민학교’를 운영 중이거든요. 제 예비 부모님들을 시민 필진이 될 수 있게 교육하는 학교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되시나요? 여길 통해서 앞으로도 쭉 많은 분들이 우리 시민 필진에 정식으로 합류한대요. 그럼 그때는 또 얼마나 새롭고 신기한 세계가 제 눈앞에 펼쳐질지 상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시민 필진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협업을 하고, 끊임없이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느라 정신이 없답니다. 심지어 시에서 처음 펼쳐놓은 일에 대한 감시도 서슴없이 하고 있으니, 진짜 무서운 분들이죠?

 

‘수요일 야간 민원보기’ 포스팅. 새로운 정책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낱낱이 파헤친 작품이죠. 시민의 입장에서 검증한 정책이니, 다른 시민에게도 보증수표와도 같은 믿음과 신뢰를 주는 건 당연하고요.

 

 

 

‘4월 광명 봄꽃 축제’ 포스팅은 작년부터 활동한 초창기 멤버와 올해 신입 멤버 모두가 힘을 모아 만들어낸 작품이에요.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필진과 필진이 하나가 되는 그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어 낸 것 같아 저는 정말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이런 연결고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들어질 거예요. 봉사활동, 모금, 스터디 모임, 플래시몹, 광블송 제작 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이 지금 필진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거든요. 혼자서는 절대로 하지 못할 일들이지만, 같은 곳을, 같은 이유로 바라보며 걸어가는 시민 필진들이라면 해내고도 남을 거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이제 저는 이런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포털사이트에서 ‘광명’을 검색하면 제 이름 ‘광블’과 함께 저의 포스트들로 도배되는 화면을요. 그 어떤 사이트도 따라올 수 없는, 광명에 대해서만큼은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최강 정보들로 가득한 ‘광블’이 되는 일. 저와 시민 필진, 운영자, 광명시 모두의 목표이자, 꿈이랍니다.

 

 

 

 

 

 

 

저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보호자. 시민 필진들이 저를 어떻게 키워 가는지 한번 지켜봐 주세요. 2살생일 때는 더 의젓하고 성숙한 ‘상상 이상의 모습’으로 찾아올 거니까 기대하시라고요!

 

 

 

  

 

 

| 온라인 시민필진 1기. 홍선희

그림 |  광명시민S

편집 | 한량 아빠(김도형)